'김영섭號' 출범 앞둔 KT, 긴 경영 공백 딛고 재도약할까
KT 새 대표후보에 정통 LG맨 김영섭 전 LG CNS사장 확정
이달중 주총 통과시 정식 선임…전문성과 경영능력 겸비
경영공백 수습 1차 과제…신경영전략과 구조조정 숙제
조봉환 기자
ceo@sateconomy.co.kr | 2023-08-07 12:33:24
장기 경영공백 상태인 통신 대기업 KT의 차기 대표에 김영섭 전 LG CNS사장이 최종 후보로 확정됐다. KT 이사회는 지난 4일 박윤영 전 KT 사장, 차상균 서울대 교수 등과의 경쟁을 뚫고 올라온 김 전사장을 차기 대표이사 후보로 선임했다고 밝혔다.
김 대표이사 후보는 이달말에 열리는 임시 주주총회에서 의결 참여 주식의 60% 이상의 찬성표를 받으면 KT의 차기 대표이사이자 KT그룹의 총수로서 공식 업무에 착수한다.
마지막 관문인 주총 통과절차가 남아있지만, 현재로선 김 후보가 KT의 임총을 무난히 통과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김 후보가 외부 인사로서 KT출신 위주의 소위 이권카르텔 논란에서 자유로운데다가 그룹의 근간인 ICT산업 이해도가 매우 높은 재무통이기 때문이다.
■ KT, 경영공백 종식…노조 "통 큰 리더십" 기대감 표출
KT노조도 7일 오전 성명서를 내고 김 내정자에 대해 ‘전문성과 경영능력, 리더십을 겸비했다’고 환영의 뜻을 표명했다. 노조측은 "이사회의 대표후보 선정 결과를 존중한다"며 "KT가 국민기업으로서 지속적인 성장을 이끌어낼 대표로서 적임자임을 믿고 지지한다"고 강조했다.
'김영섭號'가 이달말 공식 출범하면 KT는 작년 11월 이후 9개월간 지속돼온 경영공백 상태를 종식하고, 재도약을 위한 본격적인 담금질에 들어갈 것으로 보인다.
우여곡절 끝에 출발선에 선 만큼 김영섭호는 초반부터 여러가지 난제들이 도사리고 있다. 우선 CEO 공백상태에 임시방편으로 운영돼온 비상경영체제를 조기에 정상화하고 위축된 내부 분위기를 추스리는 일이 급선무다.
KT는 지난 3월 윤경림 전 사장이 새 대표 후보로 내정됐다가 정치권의 비판에 밀려 자진 사퇴한데다가, 일감 몰아주기 의혹에서 출발한 검찰 수사가 본격화되며 조직 내부가 몹시 어수선하다.
KT노조가 7일 입장문을 통해 “새 CEO가 소통하는 경영 마인드를 갖는 한편 넓은 포용력과 통 큰 리더십으로 KT 구성원의 협력을 이끌 커뮤니케이션 역량을 발휘하길 기대한다"고 밝힌 것도 이 같은 내부 상황을 감안한 주문이다.
당장에 실적부진을 만회할 묘안을 찾아내야 한다. KT는 올해 1분기 영업이익이 22.4% 급감하며 이통3사 중 가장 부진한 성적표를 받았다. 몇몇 계열사가 경기침체에 따른 광고·커머스 등 시장 위축의 영향을 받았다..
조직개편과 구조조정도 김영섭호가 앞으로 풀어내야할 숙제다. 외부 출신인 만큼 기존 조직 질서에 구애받지 않고 과감한 혁신을 시도할 수 있겠지만, 자칫 과도한 인사와 조직개편이 움추러든 조직 분위기를 더욱 악화시킬 수 있다.
KT안팎에선 김영섭호가 과거 공직자 출신 이석채 회장과 삼성맨인 황창규회장이 KT 수장을 맡은 이후 수 천명을 정리해고했던 때와 지금은 상황이 다르다는 점에서 대대적인 구조조정과 인원감축에 나설 가능성은 낮다고 보고 있다.
■ 기업경영 경험, ICT산업 전문성을 겸비한 적임자
그러나 KT 이사후보추천위가 김영섭 후보를 낙점한 이유에 대해 경영비전과 변화·혁신 방향 제시, 지속 가능한 성장기반 마련 등을 중시했다고 밝힌 사실에 비춰 기존 순혈주의를 타파하는 중폭 이상의 인사개편이 단행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KT는 현재 경영 공백기를 맞아 상무급 이상 주요 임원은 9월 이후 새 CEO가 거취를 결정하도록 사실상 '백지신탁' 계약을 체결한 것으로 전해졌다. 또 최소 고위 임원진 역시 이미 사표를 받아놓은 것과 다름없는 만큼 적지않은 물갈이가 예고된다.
날로 급변하는 통신시장에서 KT의 미래에 대한 청사진을 제시하고, 이를 구체화하는 일도 김영섭호에겐 매우 시급하면서도 중요한 숙제거리다. 특히 기본적인 미래 경영전략의 밑그림은 적어도 임총 전까지 남은 20일안에 준비해야한다.
업계에선 김 후보자가 인공지능(AI)·클라우드 기반의 스마트팩토리, 스마트시티 등에 남다른 관심을 보여왔다는 점에서, KT의 5G이동통신, 기가인터넷 등 초연결 인프라와 접목한 디지털혁신(DX) 전략이 포함될 것으로 관측한다.
이처럼 김영섭호는 KT그룹의 경영혁신을 통해 새로운 미래를 열어가는 중책을 맡은 만큼 여러가지 난관을 슬기롭게 극복해야할 과제를 안고 출발대에 서게된다.
일단 KT 안팎에서 김영섭호에 거는 기대가 크다. 김 대표후보가 KT를 위기에서 건져내 재도약을 이끌만한 적임자란 평가가 지배적이다.
윤종수 KT 이사회 의장은 “김 후보가 그간의 기업경영 경험 및 정보통신산업(ICT) 전문성을 바탕으로 급변하는 시장 환경에서 KT가 글로벌 디지털플랫폼 기업으로 성장하기 위한 미래 비전과 중장기 기업가치 제고를 위한 구체적인 실행 전략을 명확히 제시했다”고 밝혔다.
새로운 KT의 경영 비전 하에서 지속 가능한 성장 기반을 마련하고 임직원들의 변화와 혁신을 이끌며 대내외 이해 관계자들과의 협력적 관계를 구축할 수 있는 최고의 적임자라는 평가가 주류를 이룬다.
■ 김 후보, 차분히 임총 준비…업계, KT 재도약 이끌지 주목
김 후보는 LG그룹에서 38년간 근무하며 다양한 경험을 쌓은 재무통이자 구조조정 전문가로 불린다. 럭키금성상사(옛 LG상사·현 LX인터내셔널)에 입사한 이래 LG 회장실 감사팀 부장, LG상사 미국법인 관리부장, LG 구조조정본부 재무개선팀 부장 및 상무를 역임했다.
2003년 LG CNS와 연을 맺으면서부터 약 20년간 IT분야에서 일하며 산업적 이해도도 비교적 높은 편이다. 그는 2008년 LG CNS 하이테크사업본부 부장, 솔루션 사업본부장을 거친며 현장 경험을 쌓았다.
2014년엔 LG유플러스로 자리를 옮겨 경영관리실을 총괄하다 1년 뒤 LG CNS 대표이사로 복귀했다. LG CNS 대표이사 당시엔 부실한 사업의 구조조정을 통해 수익성을 강화하고 체질을 개선하는 데 주력하며 경영자로서 능력을 인정받은 바 있다.
KT 안팎의 높은 평가와 기대에도 불구, 정작 당사자인 김영섭 대표내정자는 말을 극도로 아끼고 있다. 최종 후보로 지명됐지만 소감도 밝히지 않는 등 대외적인 메시지를 자제하는 모습이다.
감 후보는 신중하게 업무 파악과 미래 전략 구상에 주력하는 등 차분히 최종관문인 임총을 준비하고 있다는 후문이다. 정부 압력에 의해 최종후보가 주총 문턱조차 밟지 못한 전례가 있는데다, 검찰 수사로 회사 안팎이 어수선한 현 상황을 두루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
김 후보측 입장에선 이달 말로 예정된 주총을 무난히 통과하기 까지 불필요한 잡음을 최소화하는 동시에 KT의 미래가 걸린 신사업계획과 이를 위한 조직개편 구상에 보다 주력하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이석채, 황창규 회장에 이어 세번째 외부출신 KT그룹 수장 자리를 예약한 김영섭 대표후보가 과연 재계 서열 12위인 통신 대그룹 KT앞에 산적해있는 난제들을 하나 하나 풀어내며 제 2의 도약을 이끌어 낼 수 있을 지 그의 행보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토요경제 / 조봉환 기자 ceo@sateconom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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