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건설 10조 선두, 포스코이앤씨 한 건에 4위로…도시정비 ‘대어 쏠림’ 커져
상위 10개사 수주 38.6조, 전년 수준
상위 3사 비중은 55.8%→59.6%
공사비 상승·선별수주에 조 단위 사업장 영향력 확대
이슬기 기자
sgpress@sateconomy.co.kr | 2026-10-06 12:29:04
현대건설이 10조원 넘는 수주로 선두를 굳힌 가운데 포스코이앤씨는 6000억원에 가까운 사업 한 건을 추가하며 순위를 다시 끌어올렸다. 공사비 상승과 선별수주가 맞물리면서 조 단위 ‘대어’ 확보 여부가 연간 성적표를 좌우하는 구조가 뚜렷해지고 있다.
6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올해 9월 말 시공능력평가 상위 10개 건설사의 도시정비사업 누적 수주액은 38조6194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같은 기간 38조7156억원보다 0.25% 줄어 시장 전체로는 사실상 제자리다.
그러나 상위 업체의 집중도는 높아졌다. 현대건설과 삼성물산 건설부문, GS건설 등 상위 3사의 수주액은 23조27억원으로 전체의 59.6%를 차지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 55.8%보다 3.8%포인트 상승했다. 시장 파이가 커졌다기보다 대형 건설사가 굵직한 사업을 가져가며 수주액을 끌어올린 셈이다.
현대건설의 흐름이 가장 두드러진다. 현대건설은 9월 말 기준 10조1180억원을 수주해 지난해 같은 기간 8조6878억원보다 16.5% 늘었다. 압구정3구역과 압구정5구역 등 대형 사업에 이어 여의도 광장아파트 38-1, 울산 남구 B-01구역, 대구 명륜지구 등을 확보하면서 2년 연속 10조원을 넘어섰다.
삼성물산은 7조3370억원으로 2위, GS건설은 5조5477억원으로 3위를 기록했다. 대우건설은 4조3530억원으로 지난해 8위에서 4위까지 올라왔다. 공사비 1조4367억원 규모 상도15구역 재개발을 확보한 효과가 컸다.
반대로 포스코이앤씨는 3분기 말 3조8691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7.8% 줄며 6위로 내려섰다. 하지만 포스코이앤씨는 지난 3일 5874억원 규모 서울 은평구 역촌역세권 재개발 시공권을 확보하면서 누적 수주액을 4조4565억원으로 높였다. 불과 한 건을 더한 뒤 3분기 말 4위였던 대우건설과 5위 롯데건설을 다시 넘어서 4위에 올랐다.
도시정비 수주 순위가 이처럼 크게 움직이는 것은 사업 단위가 갈수록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압구정3구역 공사비는 5조원을 넘고 성수·목동·여의도에서도 1조~2조원대 사업장이 잇따라 나오고 있다. 대형 사업 한두 곳만 확보해도 중위권 건설사의 연간 수주액 상당 부분을 한꺼번에 채울 수 있는 구조다.
건설사들의 선별수주도 이런 흐름을 강화하고 있다.
올해 서울에서 시공능력평가 상위 10개사가 시공권을 확보한 정비사업 25곳 가운데 복수 건설사가 실제 입찰 경쟁을 벌인 곳은 3곳에 불과했다. 나머지는 단독 응찰에 따른 수의계약으로 시공사를 선정했거나 관련 절차를 밟았다.
사업성이 불확실한 곳까지 공격적으로 뛰어들기보다 수익성과 사업추진 가능성이 높은 곳을 골라 수주하는 전략이 강해진 영향이다. 한국건설산업연구원에 따르면 지난 6월 건설공사비지수는 138.22로 전년 동월보다 5.5% 상승했다. 여기에 대형 정비사업은 입찰보증금과 설계비 등 초기 수주비용도 상당하다. 수주 실패에 따른 비용까지 고려하면 건설사로서는 사업장을 선별할 유인이 커진다.
올해 도시정비 시장의 승부는 수주 건수보다 어떤 사업을 가져오느냐에 가까워지고 있다.
4분기에는 이런 흐름이 더 뚜렷해질 전망이다. 목동과 여의도 등에서 조 단위 정비사업이 시공사 선정을 앞두고 있어서다. 시장 전체가 크게 늘지 않더라도 남은 ‘대어’의 향방에 따라 올해 건설사 도시정비 순위는 다시 한번 크게 바뀔 가능성이 있다.
토요경제 / 이슬기 기자 sgpress@sateconom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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