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설]삼성·대우 VS 현대重...조선업계 '인력유출' 놓고 대립각

삼성 등 조선4사 현대重 '부당채용' 이유로 공정위에 신고서 제출...현대重측 "정당절차" 항변

이중배 기자

dialee09@naver.com | 2022-08-30 12:26:47

▲ 조선업계가 인력유출 문제로 내홍을 겪고 있다. 사진은 대우조선해양 옥포조선소 전경. <사진=연합뉴스제공>

 

반도체 못지않게 조선업계의 전문 인력난이 심각한 가운데, 조선업계가 인력 유출을 놓고 대립각을 세우고 있어 주목된다.


특히 최근들어 조선업이 고부가 선박을 중심으로 수주가 크게 호조를 띠면서 국내 조선업계가 중국을 제치고 세계 1위를 탈환한 상황에 내부 갈등에 불거져 업계 안팎에서 곱지않은 시선을 보내고 있다.


사태의 주 내용은 조선업계 1위인 현대중공업그룹 계열 조선3사가 경쟁업체들로부터 핵심 인력을 부당한 방식으로 뺴내겠다는 것이다.


30일 삼성중공업, 대우조선해양[, 대한조선, 케이조선 등 조선 4사는 부당 인력 유인 및 채용을 이유로 현대중공업, 현대삼호중공업, 현대미포조선 등 현대중공업그룹의 조선 계열3사를 공정거래위원회에 신고했다.


이들 조선4사는 공정위에 제출한 신고서에서 "현대중공업그룹 3사가 당사의 핵심 인력 다수에 접촉해 이직을 제안하고, 통상적인 보수 이상의 과다한 이익을 제공, 부당하게 스카웃했다"고 적시했다.


특히 일부 핵심 인력들은 채용 절차상 특혜를 제공하는 등 정당하지 않은 방식으로 인력 유출을 유인, 해당 업체에 적지않은 손실을 끼쳤다는게 이들 조선4사측의 주장이다.

 

조선4사측은 이러한 불공정 행위로 인해 당사 프로젝트의 공정과 품질 관리에 차질을 야기해 경영활동에 매우 심각한 위협을 초래했다고 덧붙였다. 이는 공정거래법에서 금지하는 사업활동방해 행위에 해당한다는게 이들 업체의 주장이다.


조선4사측에 따르면 현대중공업그룹사로 이직한 인력 대부분이 고도의 기술력을 요하는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과 부유식 액화천연가스 생산 설비(FLNG), 부유식 원유 해상 생산설비(FPSO) 전문가 들이다. 특정 업체의 경우 올해만 70여명의 직원이 현대중공업그룹 3사로 자리를 옮겨갔다.


업계에 따르면 현대중공업그룹측은 통상적인 수준 이상의 과다한 보수 제공 외에도 일부 핵심 인력은 서류전형까지 면제하는 등 채용 절차상 특혜까지 주는 등 부당한 방법으로 인력을 대거 유인했다.


실제 최근 이들 조선4사에서 현대중공업그룹 계열 3사로 유출된 인력이 무려 300여 명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단순 이직으로 보기 어렵다는 것이다.


조선4사측의 한 관계자는 "현대중공업이 수주가 크게 늘어나는데다가 대우조선해양의 인수합병이 무산된 시점에 맞춰 시장점유율을 단시간에 대폭 끌어올릴 목적으로 올들어 경쟁사들로부터 경력직을 대거 유인·채용한 것같다"고 말했다.


현대중공업그룹측은 이에 대해 즉각 반발하고 나섰다. 최근 조선업이 호황 국면에 재진입, 해당 조선업체들도 대규모 채용을 진행하고 있으며 자사도 정당한 절차로 공개 채용을 한 것일 뿐이라고 항변했다.


특히 타사에서 부당하게 인력을 채용한 바 없고, 경력직 채용은 통상적인 공개 채용 절차에 따라 모든 지원자가 동등한 조건으로 진행했다고 부연했다.


현대중공어측은 "공정위의 조사가 시작되면 절차에 따라 적극적으로 대응할 계획"이라며 신고자측인 조선4사의 주장이 터무니없는 억측이라고 강조했다.


업계에선 이번 조선4사의 공정위 신고가 승소가 목표가 아니라 업계 1위 현대중공업그룹에 대한 경고메시지가 강하다고 보고 있다. 

 

공정위 판단을 지켜봐야 알겠지만, 전례를 봐도 승소 가능성이 희박하지만, 이를 계기로 현대중공업을 견제하고, 내부 직원의 유출을 사전에 차단하기 위한 경고성 조치라는 해석이다.


어쨋든 조선업계가 인력 유출을 놓고 이렇게 내홍이 일고 있는 것은 2014년 이후 장기간 수주 절벽을 겪으며 인력 구조조정에 나섰던 조선업체들이 작년부터 LNG운반선 중심으로 수주가 늘어나자 인력 확보에 경쟁적으로 나선 때문으로 풀이된다.


전문가들은 “원자재 가격 협상이나 해외 수주 등에서 국내 조선사들이 공동전선을 구축해야할 상황에 되레 갈등의 골이 깊어진다면 조선업계 전체 이익에도 마이너스가 될 것"이라며 "이런 사태가 발생한 것이 결국 전문인력 부족에서 비롯된 만큼 정부차원의 조선인력 집중 양성 정책이 조속이 마련돼야한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토요경제 / 이중배 기자 dialee09@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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