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 ICT수출 넉달째↓...휴대폰·시스템 반도체만 '선전'

10월ICT 수출액 178억달러 전년동기대비 10% '뚝"...메모리 부진 탓에 무역흑자

이중배 기자

dialee09@naver.com | 2022-11-14 12:23:15

▲ICT수출이 넉달째 하락하며 부진한 행보를 보여주고 있다. 사진은 부산항에 쌓여있는 컨테어너들. <사진=연합뉴스제공> 

 

대한민국은 ICT(정보통신기술) 강국이자 무역강국이다. 전체 수출에서 ICT가 차지하는 비중은 30%를 웃돈다. 글로벌 복합위기 탓에 무역적자가 지속되고 있지만, ICT분야 만큼은 흑자 기조를 유지하고 있다.


그러나 최근 우리 경제의 버팀목인 ICT 수출이 흔들리고 있어 걱정이다. ICT 수출 전선에 이상 기류가 흐르고 있다. 예사롭지 않은 조짐이다. 글로벌 경기침체 속에서도 꿋꿋이 버텨왔던 ICT 수출이 지난달을 기점으로 꺾인 듯하다.


지난 3월 232억8천만달러를 정점으로 복합위기가 본격화하기 시작하면서 부진한 횡보를 계속하던 ICT수출이 지난달에는 전년 동기 대비 10% 이상 감소했다. 넉달째 감소세다.


수출은 뚜렷한 하락세를 보이고 있는데, 오히려 수입은 늘고 있다. 최고 효자산업답게 ICT는 여전히 무역 흑자를 내고 있다. 다만, 흑자폭이 눈에 띄게 줄고 있다는게문제다.


ICT는 그동안 우리나라의 전체 무역적자 폭을 줄이는 '지지대' 역할을 해왔다. 이런 점에서 만약 ICT분야 마저 무역적자 대열에 합류한다면 큰일이다.

 

수요 위축에 올들어 첫 '180억달러선' 붕괴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잠정 집계해 14일 발표한 10월 ICT 수출액은 178억7천만 달러다. 지난해 10월보다 10.3% 감소한 수치이다. 전년 대비로는 7월부터 4개월 연속 하락세다.


ICT 수출액이 4개월 이상 연속으로 줄어든 것은 15개월 연속 줄어든 2020년 1월 이후 2년 9개월 만이다. 월간 수출액이 180억 달러 이하로 떨어진 것도 올 들어 처음이다.


지난 7월 200억 달러 선이 무너졌던 ICT 수출액은 9월 208억6천만 달러로 잠시 회복했다가 지난달에 29억9천만달러 급감하며 180억달러 벽이 무너진 것이다.


ICT 수출은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전자기기 수요가 급증하며 상승세를 이어가다 '엔데믹' 전환 이후인 올해 하반기부터 전 세계적으로 소비 위축과 경기침체가 겹치며 우리 수출이 부진한 행보를 보여주고 있다.


여기에 ICT 수출에 절대적인 기여를 해온 메모리 반도체가 전반적인 수요 감소와 평균판매가격(ASP) 하락이 겹치며 수출 부진에 큰 영향을 주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그나마 다행스러운 것은 전반적인 ICT 수출 부진 속에서 휴대폰과 시스템 반도체만이 증가세를 나타내며 ICT수출 감소폭을 줄이는데 큰 역할을 했다는 점이다. 이는 메모리에 편중된 국내 ICT수출 구조 개선 차원에서도 의미가 작지 않아 보인다.


10월 ICT 수출을 품목별로 보면 휴대폰이 선전했다. 휴대폰은 특히 삼성전자의 폴더블폰 신제품인 Z플립4, Z폴더4 듀오가 해외시장에서 호평을 받으며 수출이 전년동기 대비 13.0%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주력품목인 메모리 16%급감이 부진의 주요인


반도체는 전체적으로는 94억1천만 달러의 수출실적을 내며 전년 대비 16.2% 쪼그라든 가운데 시스템반도체 수출이 19개월 연속 호조를 보이며 두 자릿수 증가세를 기록했다. 메모리는 4개월째 내리막세다.


이에 따라 반도체 수출에서 30%대를 점유하던 시스템 반도체 비중이 지난달엔 46.5%까지 치솟았다. 이제 메모리(47.5%)와의 격차는 단 1%포인트에 불과하다. 메모리 시장의 부진이 상당 기간 지속될 것으로 보여 역전은 시간문제란 전망이 나온다.


중국에 1위 자리를 내주며 끝없이 추락하고 있는 디스플레이는 지난달에도 전년대비 9.6% 줄어들었다. 경기침체로 직접적 타격이 가장 컸던 컴퓨터·주변기기 수출은 무려 30.9% 급감했다.


국가별 ICT수출을 보면 중국이 16.0% 줄어들며 대한민국 ICT수출 부진의 주원인이 중국 수출 감소에 있음을 입증했다. 미국(-13.9%), 유럽연합(-4.6%), 일본(-5.3%) 등 주요 지역도 감소세를 면치 못했다.


이처럼 ICT 수출은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는 가운데 수입은 사상 최고치를 찍는 등 크게 늘어나 ICT 무역수지에 큰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10월 ICT수입액은 총 137억6천만 달러로 1996년 ICT 수출입 통계 집계를 시작한 이래 최대치를 기록했다.


1400원대를 뚫은 고환율과 각종 원자재 가격 상승, 그리고 시스템 반도체 생산 증가에 따른 관련 반도체 수입 증가가 복합적으로 영향을 끼친 것으로 분석된다.

 

메모리시장 반전이 ICT수출의 변곡점 될 듯


지난달 ICT 수입액은 전년 동기 대비 13.6% 증가하며 2020년 6월부터 29개월 연속 증가세를 이어갔다. 특히 두 자릿수대의 수입 증가율이 24개월째 계속중이다.


이처럼 수입이 계속 큰 폭으로 늘면서 지난달 ICT분야의 무역수지는 41억1천만 달러 흑자로 79억4천만달러 흑자였던 지난 9월보다 대폭 줄었다. 전년동기(78억달러 흑자)와 비교해도 크게 줄어들었다. 

 

ICT를 포괄한 전체 무역수지는 67억 달러 적자란 점을 감안하면, ICT 무역흑자 폭이 줄어드는 것은 무역수지를 악화시키는 또다른 원인으로 분석된다.


전문가들은 "글로벌 수요위축 여파로 당분간 ICT수출의 의미있는 반전을 기대하긴 힘들 것"이라고 전제하며 "그 반전의 변곡점은 메모리 시장이 바닥을 찍는 시점이 될 것"이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토요경제 / 이중배 기자 dialee09@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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