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급진단] 삼성 VS 현대차, 3Q 실적 '희비교차'...4Q 이후는 안갯속?
'반도체 부진' 삼성과 달리 현대차 '친환경차 효과' 대조적
'인플레법 여파' 등 4분기후 전망은 불투명
양지욱 기자
yjw@sateconomy.co.kr | 2022-09-27 12:22:06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두 간판기업, 삼성전자와 현대자동차의 3분기 실적이 크게 엇갈릴 전망이다.
글로벌 복합 위기 속에서 2분기까지 '어닝 서프라이즈'에 가까운 양호한 실적을 내며 나름대로 선전을 거듭해온 두 기업의 실적 행보가 크게 달라지고 있다.
삼성전자가 3분기 들어 눈에 띄는 반도체 수요 감소와 예상치를 웃도는 평균판매가격(ASP) 하락으로 실적이 크게 하락 반전할 것으로 예상된다.
반면, 현대차는 전체적인 판매 부진에도 불구, 친환경차 등 고가 자동차 중심으로 주력 차종을 재편한 덕에 3분기에도 상승 분위기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된다.
삼성 3Q '어닝쇼크' 현실화?
최근 증권가에선 삼성의 3분기 실적에 대한 부정적 전망이 쏟아지고 있다. 세계적인 경기침체에 수요가 줄어든 것은 예상 범위 내에 있지만, ASP의 하락폭은 당초 예상치를 크게 웃돈다는 분석이다.
그간 삼성의 실적을 좌지우지해온 아이템이 반도체란 점에서 반도체의 부진은 곧 전체 매출, 영업이익 등 실적 부진으로 이어질 것이란 의미이다.
증권 애널리스트들이 예상하는 삼성의 3분기 영업이익은 대체로 11조원대다. 무엇보다 매출은 다소 성장하겠지만 영업이익의 감소세가 두드러질 것이란 분석이 지배적이다.
IBK투자증권은 27일 삼성전자 3분기 매출액을 2분기보다 4.9% 증가한 80조9700억원으로 추정하면서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무려 17.6% 감소한 11조6240억원에 그칠 것으로 내다봤다.
사실 11조원대의 영업이익만 놓고 보면 꽤 우량한 실적이다. 하지만, 삼성이 글로벌 경기침체와 공급망 재편 등으로 인해 세계 경제가 휘청거리는 상황을 딛고 지난 1분기와 2분기에 각각 14조원대의 영업이익을 거뒀다는 점과 비교하면, 예상 밖의 부진한 성적표다.
DB금융투자도 "삼성의 3분기 영업이익이 11조3천억원으로 다소 부진할 것"으로 예상했다. DB금융 측은 메모리 가격 급락세가 이어져 내년 2분기까지 실적 부진이 불가피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유진투자증권도 삼성전자의 3분기 영업이익이 전 분기 대비 17% 줄어든 11조7천억원에 그칠 것으로 추정했다.
현대차, 외부요인 덕에 실적개선?
이처럼 반도체 애널리스트들이 삼성의 영업이익의 둔화를 예상하는 것은 메모리 반도체의 출하 부진과 ASP 급락에서 비롯된 결과다. 실제 반도체 ASP는 수 개월 전 반도체 시장 조사기관들이 내놓은 예상치보다 더 크게 떨어진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의 3분기 실적 부진은 올해 연간 실적에도 적잖이 부정적 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증권가에선 삼성의 올해 영업이익 추정치를 50조원에 좀 못 미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는 종전보다 10% 가량 하락한 수준이다.
삼성과 달리 현대차는 3분기에도 고공비행을 계속할 것으로 예상된다. 전세계로 확산된 경기침체와 원가상승에도 불구, 작년부터 이어온 차량용 반도체 품귀 현상에서 비롯된 공급자 우위의 영업 환경 조성에 힘입어 판매가격이 상승, 반대급부를 톡톡히 누리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인한 원윳값 폭등, 에너지 파동을 계기로 친환경차가 크게 주목을 받은 것이 현대차의 친환경차 위주의 사업 전략과 절묘하게 맞아 떨어져 수익성이 눈에 띄게 호전되고 있는 상황이다.
정용진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27일 현대차가 친환경차 부문의 약진을 등에 업고 3분기 연결 기준으로 영업이익 3조3360억 원을 낼 것으로 예상했다. 이는 작년 3분기보다 2배 이상 늘어난 것이다.
현대차는 특히 내수시장에선 기아에 밀려 2위로 전락했지만, 수출에서 선전을 거듭하고 있는데, 최근 환율이 급등해 적잖은 환차익 효과까지 거둘 것으로 보인다. 그간 채산성 악화에 발목이 잡혔던 현대차가 내부 요인보다는 환율 등 외부요인에 의해 수익성을 개선하고 있는 셈이다.
시장지배력 등 향후 추세 바꿀 변수 많아
3분기 실적 전망에서 드러난 삼성과 현대차의 엇갈린 실적 흐름은 앞으로 어떻게 전개될까.
현재로선 4분기 이후 실적 전망에 대해선 예측 불허의 즉 안갯속이다. 그만큼 두 기업의 실적 추세를 순식간에 바꿀만한 큰 변수가 워낙 많기 때문이다.
일단 삼성 보다는 현대차의 예상 실적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반도체 수요 위축과 ASP 하락이 이미 반영된 삼성과 달리, 현대차는 4분기 이후부터 미국 전기차 시장 판매에 결정적 타격을 줄 인플레이션방지법(IRA)의 여파을 본격적으로 맞이해야 한다.
지난 8월부터 시행에 들어간 IRA는 미국에서 조립된 친환경차만 보조금을 지급, 전량 국내 조립, 수출해온 현대차가 직격탄을 맞게 됐다. 현대차가 3분기까지는 기존에 출고한 재고로 타격을 피하겠지만, 4분기 이후엔 상황이 달라질 수 있다.
삼성과 현대차의 시장 지배력의 차이도 눈여겨볼 대목이다. 삼성은 독보적인 세계 1위인 메모리 반도체를 필두로 스마트폰, 가전 등에서 세계 정상을 달리고 있다. 시장 재배적 사업자 이기에 상황에 따라 언제든 분위기가 바뀔 소지가 다분하다.
이에 비해 현대차는 글로벌 경쟁력은 삼성에 크게 못 미친다. 현대차가 비록 상반기 기준 세계 3위까지 순위를 끌어올렸다고는 하나, 반도체 파동과 경기침체로 경쟁업체들의 판매가 더 줄어든 데 힘입은 바가 오히려 크다.
현대차가 올인한 친환경차 역시 부동의 1위 테슬라 외에도 중국, 북미, 유럽의 완성차업체들이 본격적인 경쟁에 뛰어들며 현대차를 강하게 압박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여러 분야로 주력 사업이 분산돼 있는 삼성과 달리, 자동차를 주력 생산 중인 현대차의 사업 포트폴리오상의 극명한 차이도 4분기 이후 두 기업의 실적 흐름을 바꿀 또 다른 변수가 될 수 있다"고 강조한다.
토요경제 / 양지욱 기자 yjw@sateconom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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