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S건설 방배13구역, 공사비 70% 인상 협의
2017년 입찰 상한 485만원에서 800만원대 중반으로 조율
설계 변경에 원가 상승 겹쳐…조합원 부담·연내 착공 변수
이슬기 기자
sgpress@sateconomy.co.kr | 2026-10-29 12:31:56
GS건설이 서울 방배13구역 재건축사업의 공사비 인상 협상에서 합의에 접근했다. 그러나 공사비를 올리는 것만으로 사업 지연 문제가 모두 해결되는 것은 아니다. 9년 전 제시된 단가를 현재 사업 조건에 맞게 조정하는 동시에 추가 비용의 부담 주체와 착공 일정을 확정해야 하기 때문이다.
29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GS건설(대표이사 허윤홍·김태진)과 방배13구역 재건축조합은 3.3㎡당 공사비를 기존 485만원에서 800만원대 중반으로 올리는 방안을 협의하고 있다. 지난해부터 이어진 갈등이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었지만 최종 변경계약이나 조합 의결이 확정된 것은 아니다.
이번 협상에서 주목할 대목은 인상률의 기준 시점이다. 485만원은 최근 1년 사이 책정된 단가가 아니다. 2017년 6월 조합이 시공사 입찰을 진행하면서 제시한 3.3㎡당 공사비 상한가다. GS건설은 같은 해 9월 롯데건설과의 경쟁 끝에 약 5752억원 규모의 사업 시공사로 선정됐다.
당시 계획은 최고 16층, 2296가구였다. 그러나 올해 8월 서초구가 공개한 감리자 모집 공고에는 지하 6층~지상 22층, 32개 동, 2228가구로 사업 규모가 명시돼 있다. 연면적은 약 47만5731㎡다.
9년 동안 공사 원가뿐 아니라 설계와 사업 범위도 달라진 셈이다. 따라서 이번 인상률을 최근 1년간의 원가 상승률로 해석하면 안된다.
실제 사업비 규모도 상당하다. 서초구가 지난 8월 공고한 감리대상 건축공사비는 약 9701억원이다. 다만 이는 감리자 선정에 활용하는 산정금액으로, GS건설과 조합이 협의 중인 최종 도급금액과는 다르다. 2017년 전체 공사 예정금액과도 산정 범위가 같지 않아 단순 비교할 수 없다.
공사비 조정은 GS건설과 조합에 서로 다른 재무적 영향을 미친다.
GS건설은 공사비를 현실화하면 원가 상승에 따른 손익 부담을 줄일 여지가 있다. 하지만 도급금액이 늘어난다고 영업이익이 같은 비율로 증가하는 것은 아니다. 추가 공사 범위와 실제 투입원가, 공사기간에 따라 수익성이 달라지기 때문이다.
조합은 공사비 인상에 따른 총사업비 증가를 관리해야 한다. 일반분양 수입 등 다른 재원이 충분하지 않으면 조합원 추가분담금이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 반면 협상이 길어질수록 금융비용과 사업 지연 부담도 커질 수 있다. 공사비 인상 폭만 줄이는 것이 반드시 조합원에게 유리한 결과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라는 의미다.
서울시의 연내 주택공급 목표도 변수다.
서울시는 지난 13일 방배13구역을 포함한 11개 정비사업장, 1만6117가구를 연내 착공 집중관리 대상으로 지정했다. 조합과 시공사, 자치구가 참여하는 협력체계를 마련하고 공사비 갈등과 인허가 지연을 조정하기로 했다. 방배13구역은 이 가운데 2228가구를 차지한다.
그러나 서울시의 행정 지원과 공사비 협상 진전이 곧바로 착공을 보장하지는 않는다. 변경계약 체결과 조합의 의사결정, 남은 착공 절차가 실제로 이행돼야 한다.
방배13구역 공사비 협상의 성패는 인상률보다 사업비 재배분에 달려 있다. GS건설이 적정한 공사 수익성을 확보하면서도 조합이 추가 부담을 감당할 수 있는 구조를 마련해야 착공 일정도 구체화할 수 있다.
이번 협상은 장기간 지연된 재건축사업에서 과거 계약단가와 현재 공사 원가의 차이를 어떻게 해소할 것인지 보여주는 사례다. 공사비 합의가 실제 착공으로 이어지는지가 다음 판단 기준이다.
토요경제 / 이슬기 기자 sgpress@sateconom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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