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행인 칼럼] 전산망 장애는 국가재난...문제점 파악하고 대안 만들어야

조봉환 기자

ceo@sateconomy.co.kr | 2023-11-24 12:17:09

▲ 조봉환 토요경제신문 발행인 겸 대표이사

 

국가 ‘행정전산망’이 일순간 멈춰 섰다. 이 때문에 공공기관 민원서류 발급도 그야말로 ‘올스톱’ 상태가 됐다. 사태는 지난 17일 오전 발생했다. 전국 시군구 지방자치단체 공무원들이 업무에 이용하는 ‘행정전산망’이 장애를 입었다. 오후엔 정부 민원 서비스인 ‘정부24’마저 엔진을 멈췄다. 모든 민원 창구는 사흘간 ‘개점휴업’ 상태였다.

이 여파는 신분증을 확인해야 하는 금융기관까지 번졌다. 인터넷 행정 인프라를 수출하는 나라로서 보기 힘든 참사였다. 초(超)연결사회의 취약성이 그대로 노출됐다. 할 수 있는 게 없었다.

이런 사태는 올해만 세 번째다. 지난 3월엔 법원 전산망, 6월엔 교육행정 정보 시스템, 약 1년 전엔 국세청 통합 전산망이 멈췄다. 이외에도 그간 전산망 장애 사태는 시기를 가리지 않고 반복하고 있다.

모든 사고는 아무리 철저히 관리해도 발생하기 마련이다. 그렇더라도 빠른 복구는 문제를 키우지 않는다. 하지만 이번 사태는 사흘간 해결되지 않았다. 빠른 복구 매뉴얼에 문제가 있던 것이다.

가끔 우리는 인터넷 행정이 뒤처진 일본을 우습게 본다. 물론 일본의 과거지향적인 방식은 개선해야 한다. 하지만 이렇게 우리의 초연결 인터넷 망이 멈춰 선다면 ‘구닥다리’라고 불리는 일본보다 나을 게 없다.

이번 사태는 그간 문제로 지적되던 해킹과는 관련이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하지만 이런 상황이 날로 지능화되는 북한의 해킹과 연관된다면 더 큰 참사를 야기할 수 있다. 행정망이나 전력망·통신망 등 국가 기간망의 작동 불능은 국가 재난으로 판단해야 한다. 우리 경제·사회 시스템 자체를 뒤흔드는 대혼란이 빚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발전은 ‘통제’를 전제로 한다. 최첨단 통신, 자율주행차, 인공지능 같은 문명의 이기가 아무리 발전한다 해도 ‘통제를 할 수 없거나 문제 발생 시 즉시 복구할 수 없다’면 시한폭탄을 안고 사는 것과 마찬가지다.

무엇보다도 철저한 원인 규명을 통해 향후 유사 사고 재발을 방지해야 하는 이유다. 초연결사회 재난에 대한 다양한 쟁점과 복구 매뉴얼을 다시 한번 점검해야 할 시기다. 혹여 부족한 점이 있다면 과감히 인정하고 대안을 마련하기를 바란다. 늦었다고 생각할 때가 가장 빠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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