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부동산 거래절벽 벗어나나...수도권 아파트 거래량 급증
1월 수도권 아파트 매매량 전월 대비 36%↑...4개월 연속 늘어
중저가 아파트가 60% 이상...아직 '바닥론' 거론하긴 '시기상조'
조은미
amy1122@sateconomy.co.kr | 2023-02-16 12:13:22
정부의 잇따른 규제완화 정책의 효과가 서서히 나타나는 것일까. 수도권을 시작으로 최근 아파트 거래량이 크게 늘어나며 부동산 시장이 '거래절벽'에서 벗어나는 게 아니냐는 진단이 나오고 있다.
국토교통부가 '풀 수 있는 것은 다 푼다'는 방침 아래 다양한 규제들을 걷어내며 '규제완화 선물 보따리'에 비유되는 1·3부동산종합대책 발표 이후 서울 아파트 거래량이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통상적으로 주택 시장은 서울과 수도권 지역이 먼저 움직인다는 점에서, 서울 아파트 거래량 회복이 전국적으로 확대될 지 향후 추이에 귀추가 주목된다.
거래량이 늘고 매매수급지수가 호전되고 있으나 아직 '집값 바닥론'을 논하기엔 이른 감이 있다. 가격 변동률, 분양 가구, 미분양 가구 등 각종 부동산 통계를 종합할 때 여전히 부동산의 침체기는 현재진행형이다. 하지만, 꽁꽁 얼어붙어있던 아파트 시장이 점차 활기를 되찾는 것은 분명해 보인다.
서울과 인천 7개월만에 거래량 1천건 돌파
16일 부동산R114가 국토부 실거래가 자료를 분석한 결과, 지난달 수도권 아파트 매매계약 체결 건수는 총 6647건으로 작년 12월 4882건에 대비 무려 36% 증가한 것으로 조사됐다.
서울(1220건)과 인천(1163건)이 작년 6월 이후 7개월 만에 매매량이 1천건을 넘어섰으며, 경기(4264건)는 작년 12월(3150건)보다 35% 가량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부동산R114측은 지난달 계약분에 대한 신고기한이 아직 남아 있어 거래 건수는 더 늘어날 전망이라고 설명했다. 부동산 시장 연착륙을 위한 정부의 과감한 규제완화 정책이 쏟아지고, 집값 폭락이 이어지며 급매물을 중심으로 거래량이 4개월 연속 증가세를 보인 것이다.
지난달 수도권 아파트 거래량 급증은 중저가 아파트가 견인했다. 거래 5건 중 3건, 즉 60% 이상이 3억원 초과~9억원 이하의 중저가 아파트인 것으로 조사됐다.
이는 2021년 집값 급상승기에 10억원을 웃돌았던 단지들이 9억원 아래로 떨어지면서 대기 수요층을 중심으로 거래가 활기를 되찾은 결과로 풀이된다. 특히 서울은 노원, 도봉, 성북 등 중저가 아파트 밀집 지역을 중심으로 9억원 이하 매수세가 집중됐다.
9억원 이하 중저가 아파트의 거래량은 앞으로 더욱 늘어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정부가 DSR규제에 예외를 두고 대출한도를 6억원까지 높인 파격적인 주담대 상품 '특례보금자리론'을 출시하면서 그 적용대상을 9억원 미만으로 못박았기 때문이다.
고가 아파트가 밀집된 강남·서초·송파 등 강남3구는 정비사업 단지와 대단지 위주로 거래가 늘며 15억원 초과 아파트 거래 비중도 소폭 상승했다.
9억원 이후 중저가 아파트가 거래 주도
다만 작년 1월 기준 24억원대(전용면적 76㎡)였던 강남구 대치동 은마아파트가 18억원대에 거래되고, 송파구 대단지의 경우 평균 21억~23억원(84㎡ 기준)에 거래됐던 단지들이 17억~18억원대에 거래되는 등 강남 아파트의 가격 내림폭이 컸다.
경기와 인천은 3억원 초과~6억원 이하 거래가 절반이 넘었다. 경기는 2021년 최고가 대비 낙폭이 컸던 동탄신도시와 수원 영통에서 3억원 초과~6억원 이하 거래가 두드러졌다. 인천은 청라국제도시, 송도신도시의 아파트가격이 급락한 여파로 거래가 눈에띄게 늘어났다.
이처럼 지난달 서울과 경기, 인천을 중심으로 아파트 거래량이 전달 대비 크게 늘어났다고 해서 아파트값이 바닥을 반등하는 신호탄으로 보기엔 무리가 있다는게 중론이다.
수도권 아파트 거래량이 4개월 연속 늘었지만, 예년과 비교하면 미미한 수준이다. 실제로 최근 3년간 수도권의 1월 평균 거래량(2만2182건)과 비교하면 여전히 30%수준에 불과하다. 아파트 시장이 바닥을 찍고 다시 살아나기엔 최근의 거래량 증가에 큰 의미를 부여하기 어렵다는 의미이다.
지난달 전국 주택 매매 가격이 7개월 만에 낙폭이 둔화된 것도 향후 거래량 증가의 변수가 될 가능성이 높다. 그도 그럴 것이 지난 4개월간의 거래량 증가의 주요인이 급급매물을 중심으로 이루어졌다는 점에서 아파트값 하락세가 둔화되는 것은 수요 위축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부동산R114는 이와 관련, "현 시점에서 1월 거래량 수치를 통해 거래 회복세를 판단하는 것은 시기상조일 수 있다"며 "다만 추이를 고려하면 거래 절벽, 거래 실종 등 작년 하반기와 같은 추가 감소 가능성은 다소 낮은 것으로 판단된다"고 분석했다.
금리인하와 특례보금자리론이 시장회복 변수
부동산업계 한 관계자는 "여전히 평균적인 전년 대비 거래량이 미진한 상황이고, 매도자와 매수자의 희망가격 격차도 크다"고 전제하며 "초급매물들이 소화되는 과정에서 낙폭이 줄지만 당분간 상황을 지켜봐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최근 전셋값이 급락하면서 전세를 끼고 투자한 이른바 갭투자 매물이 얼마나 쏟아질 지도 향후 주택 시장의 새로운 뇌관이 될 수 있다는게 업계의 진단이다.
다만 주담대 금리가 계속 떨어지는 추세이고 천정부지로 치솟던 지난해와 달리 금리가 예측 가능해진 것은 아파트시장의 변곡점을 형성하는 데 중요한 변수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정부가 은행들의 이자장사에 대한 압박강도를 높임에 따라 은행들의 대출금리가 적지않이 하락할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결정적으로 이달초부터 신청을 받기 시작한 특례보금자리론이 풀리기 시작할 경우 주택시장 회복의 전환점을 이룰 개연성이 충분해 보인다.
전문가들은 "현재 아파트시장이 급매 위주의 하향 거래가 지속되 이자 상환 부담, 경기 불황 등을 고려하면 단기간에 매수 심리가 반전되기보다 점진적으로 거래가 증가하는 양상을 보일 가능성이 높다"면서 "특례보금자리론과 오는 3월 규제지역 다주택자 및 임대·매매사업자에 대한 주택담보대출이 허용되면 거래제약이 컸던 수요자들의 부담이 해소돼 주택거래가 더욱 용이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토요경제 / 조은미 기자 amy1122@sateconom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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