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중분석] 작년 해외 직구 역대 최대...'아세안·남성' 비중 커져
관세청, '2022직구동향' 발표...전년대비 1.4% 증가 사상 첫 6조 돌파
중국 비중이 60% 육박...'아세안 국가' 2배 이상 급증, 수입선 다변화
지난 5년간 직구 관련 소비자 민원 10만건 넘어...관련 대책 마련돼야
조은미
amy1122@sateconomy.co.kr | 2023-02-28 12:10:27
우리나라 소비자들이 해외로부터 상품을 직접 구매하는 '해외 직구'가 지난해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중국으로부터의 직구가 60% 육박한 가운데, 아세안 지역의 직구 증가율이 두드러진 것으로 나타나 주목된다.
해외 직구가 늘어나면서 환불, 배송 등 관련 민원도 급증하고 있어 관련 당국의 대책 마련이 요구된다. 전문가들은 지난해 국내 해외 직구 이용자 수는 1557만명으로 2018년(519만3천명)에 비해 무려 3배 이상 늘어나 소비자 피해 예방과 사후관리를 위한 법제도 정비가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해외 직구 건수와 금액 모두 사상 최대 기록
관세청은 28일 '2022년 해외직구 동향'을 통해 작년 해외 직구 규모가 1년 전보다 1.4% 늘어난 47억2500만달러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건수는 8.8% 증가한 9612만건이었다. 건수와 금액 모두 사상 최대 기록이다.
금액 증가율은 환율 상승(원화 가치 하락) 등의 영향으로 2021년 24.1%에서 크게 둔화했다. 건수 증가율도 2021년 39.0%에서 낮아졌다. 지난해 고환율, 고물가, 고금리 등 3고와 경기침체의 악조건 속에서도 직구의 성장세는 유지됐다는 점에서 시사하는 바가 크다.
해외직구는 2018년 27억5494만달러에서 2019년 31억4346만달러, 2020년 37억5376만달러, 2021년 46억5836만달러로 매년 꾸준히 증가세를 이어가고 있다. 직구 이용자 수도 크게 늘어나는 추세다.
직구를 국가별로 보면 중국으로부터의 직구 금액이 17억1200만달러로 전체의 36.2%를 차지했다. 건수로는 5541만7천건으로 전체 해외 직구의 57.7%를 차지했다. 중국 직구는 금액 대비 건수 비중이 높아 저가 제품 구입 비중이 높음을 반영했다.
중국발 해외직구 점유율이 금액 기준으론 전체 1위에 오른 것은 지난해가 처음이다. 경기침체로 값싼 중국선 선호도가 높아졌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중국은 건수 기준으로는 2020년부터 1위 자리를 지켜오고 있다.
지난해 국가별 직구 현황에서 가장 눈에 띄는 것은 아세안(동남아국가연합) 지역의 약진이다. 2020년 대비 2년간 아세안으로부터의 해외직구 건수와 금액은 각각 118%, 148%로 두배 이상 급증했다. 관세청은 해외직구가 점차 국가별로 다변화하는 양상이라고 설명했다.
건강식품·의류·가전이 해외 직구 성장세 견인
품목별로는 건강식품(1만7460건·16.3%), 가전제품(1만3962건·13.0%), 의류(1만2790건·11.9%) 등이 높은 비중을 차지하며 빅3를 형성했다. 금액으로는 건강식품이 8억6200만달러, 의류 8억2200만달러, 가전제품 4억6700만달러, 신발류 4억200만달러 등의 순이었다.
이같은 추세는 지난 5년간 통계를 봐도 그대로 이어지고 있다. 2018년부터 5년간 건강식품 35억 7100만달러, 의류 33억 3800만달러, 가전제품 20억 7700만달러 등으로 직구의 증가세를 견인했다.
건강식품, 기타 식품 및 화장품·향수 등은 미국에서 가장 많이 구매됐다. 그 외 품목은 모두 중국에서 가장 많이 구매한 것으로 나타났다. 비교적 고가 제품은 미국, 저가제품은 중국에서 주로 구매한 것으로 보인다.
성별로는 남성의 구매가 4만8403건으로 52.1%를 차지했다. 집계 이후 처음으로 남성 구매가 여성 구매 건수(4만4천535건)를 앞질렀다. 연령대별로는 40대 구매가 2만9725건(32.0%)으로 가장 많았다. 30대(2만7486건·29.6%), 50대 이상(2만128건·22.6%), 20대(1만3545건·14.6%) 등이 뒤를 이었다.
특히 40대 남성들의 비중이 17%를 돌파하며 눈에 띄게 늘어나 주목된다. 이들은 주로 가전제품과 건강식품을 직구한 것으로 나타났다. 구매력이 높은 40대 남성들이 해외 직구를 주도하는 집단으로 떠오른 것이다.
관세청은 "해외직구는 원달러 환율의 상승 시기에 감소하고 안정화 시기에는 늘어나는 경향을 보인다"며 "올해도 증가세를 이어가 사상 처음 직구 건수가 1억건, 금액으론 50억달러를 각각 넘어설 것"이라고 예상했다.
5년간 해외 직구민원 10만건...소비자 피해 눈덩이
환율이 비교적 안정적이던 상반기는 해외직구 건수가 전년 동기보다 13%가량 증가했으나, 환율이 상승했던 하반기에는 약 5% 증가에 그친 것이 이를 방증한다는게 관세청의 분석이다.
2020∼2022년 환율에 따른 해외직구 변화를 보면 원달러 환율이 1% 오를 때 해외 직구 건수는 0.79% 감소했다는 것이다. 실제 중국·미국·유럽·일본 가운데 환율이 가장 많이 오른 미국발 해외 직구가 건수 기준 1년 전보다 3.5% 줄었지만, 유일하게 환율이 하락한 일본으로부터의 직구는 25% 증했다.
이처럼 해외 직구가 늘어나면서 관련 소비자 민원도 크게 늘어나 대책마련이 요구된다. 2018년부터 지난해 11월까지 한국소비자원에 접수된 해외 직구 소비자 민원은 총 10만2109건에 달한다. 직구 열풍으로 인해 소비자 피해도 눈덩이처럼 불어난 셈이다.
유형별로는 취소와 환급, 교환의 지연 및 거부 관련 민원이 4만3298건으로 가장 많았다. 위약금과 수수료 부당청구, 가격 관련 민원이 1만5840건이었고 배송 관련 민원도 1만2496건으로 나타났다.
양경숙 의원(민주당)은 "해외 직구는 국내 거래와 달리 교환·환불·사후서비스(A/S) 등이 어렵다는 특성을 가지기 때문에 주요 세부 정보 등을 잘 살핀 후 구매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관계 당국 또한 소비자 피해 예방을 위한 방안 마련과 적극적인 조치에 힘써주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토요경제 / 조은미 기자 amy1122@sateconom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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