널뛰는 유가에 유류세 한계치 인하 검토, 효과볼까?

최대 30% 인하해도 리터탕 82원 인하 효과...큰 효과 내기는 어려울 듯
일정 세수 감소는 불가피, 동원 가능한 모든 조치 단행할 듯,

장학진 기자

wwrjang@sateconomy.co.kr | 2022-03-08 12:10:13

국제 유가가 또 다시 널뛰기 장세다. 하루가 다르게 상승하고 있다. 경유는 더 심각하다. 급기야 정부가 다시 유류세 인하를 '만지작' 거리기 시작했다. 정부 입장에선 치솟은 국제유가를 물리적으로 제어할 수 없는 상황에 가장 효율적인 방법이 유류세 인하를 통한 유가 조정 뿐이다. 유가는 물가 상승에 미치는 파장이 매우 크다. 유류세 인하율을 한계치까지 낮춰 어떻게든 유가 상승분은 보전하겠다는 게 정부의 판단이다.

 

▲정부가 급등하는 유류값을 잡기 위해 유류세를 30% 정도 적용할 것으로 보인다. 사진은 지난해 12월 19일 서울 시내 한 주유소 유가 정보 <사진=연합뉴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등으로 유가 상승세는 멈출 줄을 모른다. 나토 회원국들 필두로 반러시아 국가들이 연쇄적으로 러시아산 원유와 가스 수입을 중단, 글로벌 유류 수급시스템이 붕괴된 것이 국제유가 상승을 부채질 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산유국들의 증산 소식은 깜깜 무소식이다.
 

현재로선 어디까지 오를 지 예측불허다. 일각에선 올해 안으로 배럴당 150달러까지 돌파할 것이란 우울한 전망까지 나온다. 그야말로 오일쇼크에 버금가는 상황이 도래할 지 모른다. 석유, 가스, 석탄 등 대부분의 에너지를 수입에 의존하는 우리나라 입장에선 매우 심각한 얘기다.
 

정부가 할 수 있는 대응 방법은 그리 많지 않다는 게 더 큰 걱정이다. 치솟는 유가를 제어하는 정책은 유류세 인하와 보조금 지급 외에는 뾰족한 수가 없다. 정부는 이에 따라 현재 20%인 유류세 인하율의 확대 적용을 적극 검토한다는 방침이다. 현행법상 최대치인 30%까지 인하율을 올려 국민들 부담을 다소나마 줄여준다는 계산이다.

일정 세수 감소는 불가피
문재인정부는 현재 역대 최대 폭인 20%의 유류세 인하 조치를 시행하고 있다. 법적으로는 최대 30%까지 인하가 가능하다. 휘발유 1L를 구매할 때 원래 529원의 교통·에너지·환경세(교통세)와 138원의 주행세(교통세의 26%), 79원의 교육세(교통세의 15%) 등 746원의 유류세와 유류세의 10%에 해당하는 부가가치세까지 총 820원의 세금(기타 부가세는 제외)이 붙는다.
 

20%를 인하하면 세금 164원이 떨어지고, 30%를 인하하면 246원이 낮아진다. 유류세를 인하를 종전 20%에서 30%를 상향 조정할 경우 발생하는 유류세 인하 금액은 총 82원인 셈이다. 유류세를 30%로 낮추면 휘발유의 경우 1ℓ당 세금은 574원으로 내려간다. 유류세 인하 전보다는 246원 더 떨어지는 셈이다. 이로 인한 정부의 세수 감소효과는 약 7천억원 정도로 추산된다.
 

앞서 정부가 유류세 20% 인하 조치를 7월 말까지 연장하기로 하면서 세수 감소 규모가 이미 1조40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되는 점을 감안하면, 약 2조원이 넘는 세수의 감소는 불가피하다. 국제유가가 하향세로 반전 하지 않는다면 유류세 30% 인하조치와 함께 최소한 연말까지 연장될 가능성이 높아 세수 감소는 계속 불어날 전망이다.
 

정부가 유류세 인하율 확대를 최종적으로 결정하려면 국제유가 상승세와 고유가 지속 기간, 세수 감소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한다. 특히 차기 정부와의 조율은 민감한 문제다. 세수 감소에 대한 직접적인 영향은 차기 정부의 부담인 탓이다. 이에 따라 대선 당선인과 새 정부의 의지 등 여러 복합적인 조건이 맞아 떨어져야 가능하다. 따라서 정부가 만약 유류세를 추가 인하한다면 시점은 4월이 될 가능성이 높다. 이미 정부는 30%로 추가 인하를 검토하겠다고 한 만큼 4월 중 시행령 개정 등 필요한 조치를 하겠다는 구상이다. 국민의힘 쪽으로 정권이 교체된다고 해도 유가 급등에 따른 물가 불안이 시급한 현안 문제여서 4월 중 30% 인하조치가 시행될 것으로 예상된다.

동원 가능한 모든 조치 단행할 듯
문제는 유류세 인하 만으로는 최근의 국제 유가 급등세를 방어하기엔 한계가 있다는 점이다. 이미 국제유가는 배럴당 100달러를 넘어서 유류세 인하 조치 효과는 상당히 희석된 상황이다. 최근 국제 유가의 흐름은 예사롭지 않다. 우크라이나 사태에 따른 국제유가 급등세가 국내에 시차를 두고 반영될 것을 고려하면, 휘발유 가격 오름세는 당분간 계속될 것이 불 보듯 뻔한 일이다. 유가의 고점이 어디인지 가늠조차하기 어렵다.
 

전문가들 사이에선 유가가 배럴당 120달러를 넘어 150달러까지 오를 수 있다가 우려한다. 이 쯤되면 오일쇼크 수준이며, 고삐 풀린 망아지처럼 제어가 어려운 물가관리에 초비상이 걸릴 수 있다. 경제에도 음으로 양으로 막대한 타격이 불가피할 것이다. 결국 국제유가를 잡는 길은 산유국들이 대대적인 증산에 나서거나, 우크라이나 전쟁이 휴전 내지는 종전이 되는 것 뿐이다. 그러나 산유국들의 증산 움직임은 전혀 감지되지 않고 있다. 우크라이나전쟁은 서방 세력의 전폭적 군수물자 지원으로 이미 장기전에 돌입했다.
 

정부는 이에 따라 상황이 더욱 악화되면, 유류세 추가인하와 함께 유가 환급금, 보조금 등을 추가 지급할 가능성이 높다. 실제 금융위기 당시 국제유가가 배럴당 150달러 벽을 위협했던 시기에 당시 정부가 유가환급금과 보조금을 풀었던 전례가 있다.
 

일각에서 국제 유가가 배럴당 130달러를 넘어간다면 유류세의 탄력 세율을 적용해 인하 폭을 최대 37%까지 추가로 확대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들린다. 하지만 탄력 세율을 적용해도 인하분이 모두 판매가에 반영됐을 때 추가 효과는 휘발유가 ℓ당 57원, 경유는 ℓ당 38원 낮추는데 불과하다. 유류세 인하로 유가상승분을 상쇄하는 것은 이미 한계를 넘었다는 의미다. 아예 법적인 유류세 인하 폭 자체를 최대 30%가 아니라 100%까지 가능하도록 하는 관련법을 개정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고개를 드는 이유다.
 

전문가들은 "물가상승률이 4%를 웃도는 상황에 국제유가의 급등은 가계는 물론 정부에게도 큰 부담으로 작용할 것"이라며 "세금인하나 보조금지급 외에 범정부 차원에서 다양한 솔루션을 찾아내야 할 시점"이라고 입을 모았다.

 

토요경제 / 장학진 기자 wwrjang@sateconom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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