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오켐’ 매각 대금 베트남 가나…비나케미칼 1.1조원 적자 늪에 빠진 ‘효성화학’

네오켐 매각 대금 9200억원 완납에도 ‘자본잠식 탈출’ 착시
베트남 법인 누적 손실 1.1조 원… 현지 감사인 “존속 능력 불확실”경고
오는 30일 360억원 규모 스왑 만기… 고환율 속 이자보상배율 ‘1 미만’ 지속

양지욱 기자

yjw@sateconomy.co.kr | 2026-04-08 12:07:44

효성화학이 ‘네오켐(특수가스)’을 매각하며 자본 잠식에서 벗어났지만 베트남 법인의 자산 가치 하락과 손실 누적으로 재무건전성이 다시 악화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 효성/사진=효성
베트남 현지 언론에서도 베트남 법인 ‘효성 비나케미칼(Hyosung Vina Chemicals)’을 ‘밑 빠진 독’에 비유하며 구조적 손실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 이에 따라 알짜 자산 매각으로 버틴 재무 개선 효과가 단기 처방에 그칠 수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9일 효성화학의 제8기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회사는 지난해 연결 기준 자본총계 6330억원을 기록하며 전년도(-679억원)의 자본잠식 상태를 해소했다. 당기순이익 역시 3260억원으로 흑자 전환했다. 

 

반면 종속회사 실적을 제외한 별도 기준 자본총계는 4912억원에 불과하며 이익잉여금은 적자 3500억원으로 결손 폭은 오히려 늘었다.

특히 이번 흑자 전환은 2025년 2월 말 완료된 네오켐 매각 대금 총 9200억원 중 ‘중단영업이익’ 5550억원이 반영된 결과다. 이를 제외한 계속영업 기준으로는 2290억 원의 순손실을 기록했다.

결국 회사의 유일한 캐시카우인 ‘네오켐’을 매각해 장부상 흑자를 만들었지만, 주력인 폴리프로필렌(PP) 사업은 3년 연속 대규모 적자 행진을 이어가고 있는 셈이다.

 

효성 비나케미칼 누적 손실 1조1000억원…PwC 베트남, ‘존속 불확실성’ 경고


효성화학의 재무리스크는 남베트남 차이 렙 산업단지에 본사를 둔 핵심 종속회사 ‘효성 비나케미컬’이다.

베트남 현지 언론과 공시에 따르면, 이 법인은 2025년 약 4조2100만 동(약 2311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했다. 2018년 설립 이후 단 한 차례 약 2억원 흑자를 제외하곤 적자를 이어가며 누적 손실 규모만 무려 21조5700만 동(약 8억2000만 달러, 한화 약 1조1000억원)에 달한다.

모회사로부터 대규모 자본 투입(약 11억7700만 달러)이 이뤄지며 부채 비율은 1.82배로 낮아졌으나, 유동성 위기는 여전히 심각한 수준이다.

PwC 베트남은 감사 보고서를 통해 “단기 부채가 단기 자산을 약 8조5500만 동(약 3억2000만 달러) 초과하고 있다”며 기업의 지속 가능성에 대해 ‘중대한 불확실성’을 제기했다.

현지 언론도 “그룹 차원의 막대한 자본 투입에도 불구하고 손실이 계속되고 있다”며 경영 정상화 지연에 비판을 쏟아내고 있다.


◆ 오는 30일 360억원 규모 스왑 만기…네오켐 매각자금은 베트남의 ‘적자 메우기’


중동 리스크와 같은 글로벌 불확실성도 효성화학을 어렵게 하고 있다. 대규모 외화 차입금을 보유한 상황에서 고환율은 이자 비용 상승과 원재료 도입 비용 가중으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효성화학의 지난해 영업활동 현금흐름은 373억원에 불과했으나, 지급한 이자 비용은 1175억원으로 3배가 넘었다. 사실상 번 돈으로 이자도 못 갚는 상황이다.

당장 이달 말 유동성 압박도 거세다. 오는 4월 30일 약 2000만 달러와 10억 엔 규모의 통화스왑 계약 만기가 돌아온다. 약정 환율로 계산해도 약 362억원 규모로, 이는 효성화학이 일 년 내내 장사해서 번 현금(373억원)과 맞먹는 수준이다.

비날케미칼의 재무 리스크가 심각해지자 효성화학은 효성 비나케미칼에 약12~ 15개월간 지속적인 자금 지원을 제공하겠다는 ‘재정 지원 서한(Letter of Financial Support)'을 발행하기도 했다.

영업에서 벌어들인 현금(373억원)보다 이자 비용(1175억원)이 3배 이상 많은 상황에서, 네오켐 매각으로 확보한 소중한 유동성이 베트남의 ‘적자 메우기’에 우선 투입될 가능성이 커졌다.

 

토요경제 / 양지욱 기자 yjw@sateconom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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