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경제성장률 1.4%, 3년만에 최저...소비위축에 발목
GDP·GDI 성장률 모두 1.4%…팬더믹 첫해인 2020년후 최저
2022년의 절반 수준...수출 2.6% 증가, 소비 0.2% 증가 그쳐
4분기 성장률은 0.6%...투자도 3% 늘며 경기 회복세 뚜렷
장연정 기자
toyo@sateconomy.co.kr | 2024-01-25 12:02:32
수출은 회복됐으나 결국 소비가 발목을 잡았다. 지난해 한국 경제가 소비위축 여파로 1.4% 성장에 그쳤다. 한국은행과 정부의 당초 전망대로였다.
작년 상반기까지 부진했던 수출이 빠르게 회복됐으나, 민간과 정부 소비가 기대에 못미친 결과다. 1.4%의 성장률은 코로나 팬데믹 첫해인 2020년 이후 최저치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여파로 글로벌 복합위기가 본격화한 2022년(2.6%)의 성장률과 비교해도 거의 절반 수준이다.
◇ 저성장 늪에 빠진 일본보다도 성장률 0.4%p 낮아
한국은행은 2023년 4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속보치)이 전분기 대비 0.6%로 집계됐다고 25일 발표했다.
작년 2분기 이후 3분기 연속 0.6% 성장했다. 글로벌 경기침체 여파로 수출이 급감하며 마이너스 성장(-0.3%)했던 2022년 4분기 쇼크에서 완전히 벗어나며 상승 국면을 지속했다.
4분기 연속 플러스 성장에도 불구, 지난해 연간 GDP 성장률은 1.4%로 집계됐다. 한은·정부의 수정 전망치와 같지만, 정부 최초 전망치(2.5%)보다는 1%포인트(p) 이상 낮은 수준이다.
경제성장률 1.4%는 팬데믹 공포가 엄습한 2020년 이후 최저 기록이다. 장기 저성장의 늪에 빠진 일본(1.8%)보다도 0.4%p 낮다. 우리나라 경제성장률이 일본에 밀린 것은 1998년 외환위기 이후 처음이다.
성장률이 뒷걸음친 이유는 작년 상반기에 극도의 수출 부진과 민간 소비 위축이 맞물리며 경기침체가 이어진 때문이다. 특히 하반기들어 빠른 회복세를 보인 수출과 달리 소비는 좀처럼 살아나지 않으며 경제 성장의 폭을 넓히는 데 최대 걸림돌로 작용했다.
지난해 정부소비 성장률은 1.3%다. 이는 2000년(0.7%) 이후 23년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다. 팬데믹 이후 급격히 늘어난 정부지출이 긴축재정으로 바뀌며 정부소비가 크게 위축된 것이다.
2022년 성장세를 주도했던 민간소비도 크게 줄었다. 2023년 민간소비 성장률은 1.8%에 그쳤다. 보복소비 효과를 냈던 2022년(4.1%)의 절반에도 못미쳤다. 고물가·고금리로 여파로 실질임금이 줄어들고 국제 정세마저 불안해지면서 내수침체가 심화됐다.
수출이 4분기 이후 빠르게 회복됐으나 연간 기준으로는 2022년 3.4%에서 2.8%로 감소했다. 수입 역시 3.5%에서 3.0%로 감소하며 교역량 자체가 전반적으로 부진했다.
경제활동별로는 건설업은 증가폭이 확대됐으나, 제조업과 서비스업은 증가폭이 축소했다. 실질 국내총소득(GDI) 증가율(1.4%)은 교역조건이 전년 수준을 유지해 실질 GDP 성장률(1.4%)과 같았다.
◇ 수출증가에 소비 살아나며 4분기 성장률은 호조
연간 성장률은 부진했으나, 4분기만 놓고보면 수출 회복세가 뚜렷하고 내수도 점차 회복조짐을 보이며 0.6%의 견고한 성장세를 이어갔다. 정부의 올해 성장률 목표(2.4%) 달성 가능성을 키운 것이다..
4분기 성장률을 부문별로 보면 우선 민간소비의 경우 재화소비 감소에도 불구하고 거주자 국외 소비지출을 중심으로 0.2% 늘었다.
긴축재정 기조로 인해 위축됐던 정부소비도 건강보험급여 등 사회보장 현물 수혜와 물건비 위주로 0.4% 증가했다. 설비투자는 운송장비 등의 호조로 3.0% 성장했다.
고성능 메모리를 중심으로 반도체의 빠른 회복세에 힘입어 수출은 2.6% 급증했다. 반면 수입은 석유제품 등을 중심으로 1.0% 늘어나는데 그쳤다. 건설투자의 경우 건물·토목 건설이 모두 줄면서 4.2% 감소했다.
4분기 성장률에 가장 크게 기여한 항목은 순수출(수출-수입·0.8%p)이다. 수출이 급증한 반면 수입은 감소세에서 벗어나지 못한 때문이다.
설비투자(0.3%p)와 민간소비(0.1%p), 정부소비(0.1%p)도 모두 플러스(+)를 기록했다. 각 0.8%p, 0.3%p, 0.1%p, 0.1%p 증가하며 4분기 성장률을 끌어올렸다.
성장률을 깎아내린 것은 건설투자다. PF(프로젝트 파이낸싱)시장이 극도로 위축되며 건설시장이 꽁꽁 얼어붙으면서 건설투자는 경제성장률을 0.7%p 낮추는 효과로 이어졌다.
업종별 성장률은 원가상승분이 공급가에 일부 반영된 전기·가스·수도업이 11.1%의 고성장세를 보였다. 제조업(1.1%)과 서비스업(0.6%)도 성장세를 나타냈지만, 농림어업(-6.1%)과 건설업(-3.6%)은 역성장했다.
한편 지난해 연간 실질 GDI 증가율(1.4%)의 경우 교역조건이 2022년과 비슷한 수준을 유지하면서 실질 GDP 성장률(1.4%)과 같았다.
토요경제 / 장연정 기자 toyo@sateconomy.co.kr
[ⓒ 토요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