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美반도체법 '흥행' 예고...장고중인 삼성과 SK의 선택은

美상무부, 접수 2주만에 200여건 신청 쇄도...업체명은 미공개
장고중인 K반도체 고민 커져...대중 관계 고려 선택 늦어질듯

조봉환 기자

ceo@sateconomy.co.kr | 2023-04-18 11:50:06

▲미국이 글로벌 반도체공급망 재편을 위해 시행에 들어간 반도체지원법상 생산지원금을 받기위해 의향서를 제출한 프로젝트가 200여건에 달하며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다. <사진=연합뉴스제공>

 

미국이 글로벌 반도체 공급망 재편을 내세워 본격 시행에 들어간 반도체지원법(CHIPS Act)이 일단 흥행에 성공하는 분위기다. 글로벌 반도체기업들이 미국의 반도체법 상 지원금을 받기위해 몰려들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의 반도체법은 글로벌 기술패권을 놓고 치열하게 전개되고 있는 중국을 견제할 목적이 다분하다. 그런만큼 지원금을 받기 위해서 매우 까다로운 조항을 충족시켜야함에도 미국의 파격적인 지원금에 글로벌 반도체기업들의 관심이 고조되고 있는 것이다.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 K반도체 기업들의 고민의 강도가 커질 수 밖에 없다. 미국의 생산보조금을 포기할 수도, 그렇다고 최대 시장인 중국과의 관계상 이를 덥썩 수용하기도 어려운 상황이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장고를 거듭하고 있는 삼성과 SK는 최종 선택을 최대한 늦출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 접수 2주일만에 200여건 접수...반도체 전분야 분포

미국이 지난 2월 28일 반도체 생산보조금 신청 절차를 공개하고 면서 반도체법(CHIPS Act) 지원금에 다수의 기업이 관심을 표명하며 흥행을 예고하고 있다.


미국 상무부 산하 반도체법 프로그램사무국은 지원금을 신청할 가능성이 있는 기업들 가운데, 지난 14일(현지시간)까지 모두 200개 넘는 의향서가 접수됐다고 밝혔다.


상무부는 지난달 31일부터 첨단 반도체 공장을 건설하고자 하는 기업으로부터 반도체지원법상 생산보조금 신청서를 받고 있는데, 단 2주만에 200여건이 몰려든 것이다.


다만 의향서는 각 반도체업체들이 프로젝트별로 여러건을 제출할 수 있어 이날까지 접수된 200여건의 의향서가 200여업체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상무부는 반도체 생산보조금을 받기 위해선 정식 신청서를 제출하기 최소 21일 전에 의향서를 제출하도록 돼 있어 이들 200여프로젝트가 우선 지원금을 신청할 것으로 보인다. 상무부는 의향서를 제출한 기업명은 공개하지 않았다.


반도체법 지원금을 받기 위해선 시설 규모, 위치와 생산능력, 생산 제품, 투자시기와 금액, 예상 고객 등 모든 정보를 공개해야함에도 불구, 기업들의 관심이 뜨거운 것은 막대한 시설투자 부담을 크게 해소할 수 있기 때문이다.


상무부는 200개 이상의 의향서를 분석한 결과 기업들이 추진하는 사업이 미국내 35개주(州)에 폭넓게 분포됐고, 생산품목도 반도체, 패키징, 소재, 장비, R&D시설 등 반도체 생태계 전체를 아우른다고 설명했다.


반도체는 생산 설비 투자에 적게는 수 억달러에서 많게는 수 십억 달러가 소요되는 대규모 장치산업이다. 미국은 반도체지원법을 만들면서 미국 투자를 장려하기 위해 반도체 생산보조금(390억 달러)과 연구개발지원금(132억 달러) 등에 5년간 총 527억 달러의 예산을 확보했다. 한화로 70조원에 육박하는 규모다.

 

▲반도체 기업 방문한 바이든 미국 대통령. <사진=연합뉴스제공>

 

■ 업계 "삼성과 SK도 고민 끝에 결국 신청할 것"

상무부가 의향서 제출 기업에 대한 구체적 정보를 일절 공개되지 않은 가운데,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의향서 제출했느냐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상무부 측은 이에 대해 “확인해줄 수 없다”는 원론적 입장을 고수했다.


일각에선 삼성이 현재 공장이 신축중인 공장부터 우선 신청했을 것이란 추측이 나오고 있지만, 업계는 두 회사가 지원금 신청을 놓고 장고를 계속하고 있다는게 중론이다.


그도 그럴 것이 미 반도체법의 화살이 중국을 정면으로 겨냥하고 있는 상황에 중국 내 반도체 생산과 수출규모가 막대한 삼성과 SK로선 쉽게 결정할 사안이 아니기 때문이다. 국내 반도체업계의 대 중국 수출 비중은 40%를 크게 웃돈다.


삼성은 반도체법과 관련, “면밀히 상황을 검토해서 대응 방향을 수립할 계획”이라는 입장을 밝히고 20년간 테일러 신공장 9곳에 1676억달러(227조원)를, 오스틴 신공장 2곳에 245억달러(3조2000억원)를 각각 투자한다는 뜻을 내비친 바 있다.


설비투자가 이미 진행중인 삼성과 달리 SK는 아직 구체적인 부지를 선정한 것이 아닌데다, 패키징(후공정) 공장 건립과 관련된 신청 기간이 아직 남아 있어 의향서 제출 자체가 검토 단계일 것이라는게 업계의 대체적인 시각이다. 상무부는 반도체 공장과 패키징 등 후공정 시설은 6월 26일부터 신청을 받는다.


전문가들은 "미 반도체지원법 신청여부는 경제적 유불리를 떠나 외교적으로도 매우 민감한 사안인만큼 삼성과 SK가 우리 정부와 긴밀이 소통하며 최종 방향을 잡을 것"이라며 "막대한 보조금에 미국 주도의 글로벌 반도체공급망 재편 전략과도 맞물려 결국 신청을 할 수밖에 없을 것"으로 관측한다.


한편 바이든 정부는 IRA(인플레이션감축법)과 반도체법 제정 이후 작년 미국 내 반도체와 친환경 기술에 대한 투자가 전년보다 2배 이상 늘어난 2천억달러(한화 약 262조원)에 달했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보도했다. 이는 2019년과 비교하면 약 20배 늘어난 수준이다.

 

토요경제 / 조봉환 기자 ceo@sateconom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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