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아연, 국내외 5곳 자문사 의결권 양분화…국민연금 향방만 남아
고려아연 측 집중투표제 찬성… 서스틴베스트, ESG평가원, 글래스루이스
이사 선임안은 ESG기준원·서스틴베스트·ISS 3곳‘MBK·영풍’에 찬성
국민연금, 17일 오후 의결권 방향 발표 예정
양지욱 기자
yjw@sateconomy.co.kr | 2025-01-17 11:40:27
[토요경제 = 양지욱 기자] 고려아연의 주인이 바뀔 수 있는 23일 임시주주총회를 앞두고 국내외 의결권 자문사들이 각기 다른 평가를 내놓으면서, 최윤범 회장이 고려아연을 사수할지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현재 고려아연의 지분율은 고려아연 경영권을 가지려는 ‘영풍·MBK파트너스 연합’이 우세하다.
1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고려아연 지분은 영풍·MBK파트너스가 40.97%, 고려아연 현 경영진 최 회장 측과 우호지분이 33~34% 정도, 의결권이 없는 자사주는 12.27%로 추산된다.
의결권의 캐스팅 보드가 될 ‘국민연금공단’은 지난해 10월 63만 여주를 매각해 7.49%에서 4.51%로 낮아졌다. 외국계 기관도 약 7%를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가운데 국내 의결권 자문사 서스틴베스트, 한국ESG평가원, 한국ESG기준원 등 3곳과 국제 의결 자문사 ISS, 글래스루이스 2곳이 일제히 고려아연에 대한 의안 분석 보고서를 내놨다.
◆ 고려아연 측 집중투표제 찬성… 서스틴베스트, ESG평가원, 글래스루이스
의안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고려아연 임시주총의 최대 쟁점인 ‘집중투표제 도입’ 안건에 대해 서스틴베스트, ESG평가원, 글래스루이스 등 3곳은 찬성을, ESG기준원과 ISS는 반대할 것을 권고했다.
찬성을 권고한 자문사 ‘서스틴베스트’는 “소수주주의 이익을 보호하고 경영 투명성을 강화할 수 있다는 점에서 집중투표제가 긍정적으로 판단된다”고 평가했다.
글래스루이스는 “일반적으로 집중투표제는 소수주주들이 원하는 후보를 이사회에 진출시킬 수 있도록 보장함으로써 주주들을 위한 안전장치 기능을 하고 있다”라며 찬성을 권고했다.
글래스루이스는 집중투표제가 이사회 대표성의 불균형을 초래할 순 있지만, 궁극적으로는 주주 대표성과 책임성을 강화하는 이점이 더 크다고 봤다.
집중투표제 도입을 반대한 ESG기준원은 현재 고려아연 경영진인 최 회장 측의 경영권을 보호하는 수단으로 집중투표제가 변질할 수 있다며 도입의 타당성이 부족하다고 설명했다.
ESG기준원은 애초 정관에서 배제한 집중투표제를 갑자기 도입하는 것이 이례적이며, 소수주주권 보호라는 취지와 맞지 않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ISS도 “이번 집중투표제가 소수주주 혜택보다는 MBK·영풍 측이 추진하는 개혁안을 희석시키는 의도치 않은 결과를 만들어낼 수 있다"고 밝혔다.
임시주총 주요 안건에 고려아연은 13명으로 구성된 이사회를 최대 19명까지로 정하는 ‘고려아연 이사 수 상한 설정 정관 변경 안도 상정했다.
◆ 이사 선임… ESG기준원·서스틴베스트·ISS ‘영풍·MBK’에 찬성
이사 수 상한 안건은 5곳의 자문사들이 모두 찬성했다. 다만 이사 선임에 대해 글래스루이스는 고려아연 현 경영진 측 후보에만 집중 투표할 것을, ESG기준원, 서스틴베스트, ISS는 MBK·영풍 측 후보에만 투표할 것으로 권고했다.
ESG평가원은 고려아연 측 후보 4명, 영풍·MBK 측 후보 3명을 추천했다.
고려아연 현 경영진은 지난해 9월부터 고려아연 1대 주주인 영풍·MBK 연합과 고려아연 이사회의 지배권을 두고 다투고 있다.
고려아연 지분에서 밀리고 있는 현 경영진은 집중투표제 도입에 사활을 걸고 있다.
집중투표제는 소수 의결권을 강화하는 제도로 알려져 있으나, 이 방안이 통과되면 주총 표 대결에서 최 회장에게 더 유리한 상황이 된다. 최 회장 측은 영풍·MBK보다 지분이 적고 여러 우호 세력과 특수관계자에게 주식이 잘게 나뉘어 있어, 의결권이 커지는 효과가 나타난다.
이번 자문사의 의안 분석이 외국계 지분과 국민연금의 주주권 행사 방향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가 최대 관심사다.
국민연금은 이날 오후 고려아연 임시주총 관련, 의결권 방향을 발표할 예정이다.
토요경제 / 양지욱 기자 yjw@sateconomy.co.kr
[ⓒ 토요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