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무위 금융위 국감, 단일종목 레버리지 책임 공방…HFT·환율효과까지 번졌다
54조원은 공식 손실 아닌 시장 추정…10개 종투사 실현손실 2조3242억원
HFT 급증에 거래소 감시 책임 도마…금융위, 시장위기 상품조정 권한 확대 검토
위아람 기자
moon@sateconomy.co.kr | 2026-10-08 11:40:13
국회 정무위원회의 8일 금융위원회 국정감사에서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품 논란이 도입 책임에서 시장감시 책임으로 번졌다. 투자자 손실과 정책 효과에 이어 고빈도매매(HFT), 한국거래소 감시체계까지 검증 대상에 올랐다.
박성훈 국민의힘 의원은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품 도입 과정을 확인하기 위해 김용범 전 대통령실 정책실장을 국감 증인으로 채택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박 의원은 상품 도입에 따른 국민 피해가 54조원에 달한다고 주장하며 정책 결정 과정을 공개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다만 54조원은 금융당국이 집계한 확정 손실액이 아니다. 씨티글로벌마켓증권이 한국 자산을 기초로 한 레버리지 ETF의 시가총액 변화 등을 토대로 국내 개인투자자 손실을 387억달러, 당시 환율 기준 약 54조6400억원으로 추정한 수치다.
금융감독원 자료로 확인된 손실은 이보다 범위가 좁다. 단일종목 레버리지·인버스 ETP가 상장된 5월27일부터 8월14일까지 10개 종합금융투자사업자를 통해 거래한 개인투자자의 매매 확정손실은 2조3242억원이다. 아직 매도하지 않은 상품의 평가손실과 일부 증권사 거래는 포함되지 않았다.
이억원 금융위원장은 대통령실이 상품 도입을 지시했다는 주장에는 선을 그었다. 이 위원장은 해외에서 허용된 상품을 국내에서만 제한하는 문제에 대한 개선 요구가 이전부터 있었고 금융위가 의견수렴과 관계부처 협의를 거쳐 도입을 결정했다는 취지로 답했다.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장 이후 늘어난 HFT도 쟁점이 됐다.
김현정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제시한 자료에 따르면 올해 1~5월 월평균 HFT 거래대금은 2700조원 수준이었으나 6~8월에는 4200조원으로 52% 증가했다. 올해 1~8월 주식·파생상품시장의 HFT 거래대금은 2경6500조원으로 전체 거래대금의 40%를 차지했고 관련 외국인 계좌 비중은 85%였다.
김 의원은 외국계 HFT 업체들이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품의 종가 리밸런싱 과정에서 수익 기회를 얻었다며 거래소의 시장감시 기능을 문제 삼았다. 해당 거래가 자본시장법상 시세조종이나 시장질서 교란행위에 해당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다만 금융당국이 위법성을 확정한 것은 아니다.
이 위원장은 거래소가 불공정거래 여부를 상시 모니터링하고 있으며 위법행위가 확인되면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거래소가 시장감시라는 공적 기능과 거래 수수료를 통한 수익성을 동시에 추구하는 구조에 대해서도 해외 사례를 살펴보겠다고 했다.
상품 도입 당시 제시된 해외투자 자금 유출 완화 효과도 검증대에 올랐다.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이 신동욱 국민의힘 의원실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KIEP는 현 단계에서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품이 외환수급 개선이나 환율 안정에 기여했다고 판단하기 어렵다고 평가했다.
한국은행 통계를 보면 거주자의 해외주식 순투자는 5월 76억달러에서 6월 75억3000만달러로 소폭 감소했다가 7월 123억3000만달러로 증가했다. KIEP는 환율에는 통화정책과 글로벌 달러 흐름 등 여러 변수가 작용하고 상품 도입 이후 관찰 기간도 짧아 정책 효과를 단정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금융위는 시장 안정 장치도 손질한다. 이날 국감 업무현황에서 금융위는 시장 안정과 투자자 보호가 필요한 경우 금융투자상품의 내용을 변경할 수 있도록 자본시장법 개정을 검토한다고 밝혔다.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품에 대한 추가 보완책도 마련할 계획이다.
이번 국감에서는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품의 정책 결정 과정뿐 아니라 투자자 손실 산정, HFT 감시, 환율 안정 효과까지 검증 범위가 넓어졌다.
토요경제 / 위아람 기자 moon@sateconomy.co.kr
[ⓒ 토요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