렌탈업계, 안전성·프리미엄 주거·M&A로 재편 속도
코웨이, 정수수 미세플라스틱 불검출 확인
SK인텔릭스, 고급주거단지로 공급 채널 확대
청호나이스, 칼라일 품으로…오너 경영체제 변화
황세림 기자
hsr@sateconomy.co.kr | 2026-06-09 13:54:41
렌탈업계가 제품 안전성 검증과 프리미엄 주거시장 공략, 경영권 재편이라는 세 갈래 변화를 맞고 있다.
코웨이는 정수기에서 나온 물을 대상으로 미세플라스틱 검출 여부를 확인했다. SK인텔릭스는 고급주거단지를 환경가전과 로보틱스 제품의 새 공급 채널로 넓힌다. 청호나이스는 글로벌 사모펀드 칼라일그룹에 매각되며 30여년간 이어진 오너 경영체제에 변화를 맞게 됐다.
9일 업계에 따르면 코웨이는 ‘아이콘 정수기3’와 ‘얼음정수기 RO’의 정수수를 시험한 결과 1㎛ 이상 미세플라스틱이 검출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시험은 공인시험기관인 KOTITI시험연구원이 맡았다. 국제표준 분석방법인 ‘ISO 16094-2’에 따라 진행됐다. 시험 대상은 직수형 정수기인 아이콘 정수기3와 탱크형 얼음정수기 RO다. 실제 정수기를 통과한 물에서 1㎛ 이상 미세플라스틱이 검출되는지를 확인했다.
이번 결과는 해당 제품과 시험 조건을 기준으로 한 것이다. 다만 기존 필터 성능 검증을 넘어 실제 사용 과정에서 나오는 정수수를 대상으로 시험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코웨이는 앞서 나노트랩 필터와 직수형·역삼투압 정수기에 대해 미세플라스틱 제거 성능 인증을 받은 바 있다. 이번 시험으로 필터 자체의 제거 성능뿐 아니라 정수기를 통과한 물에 대한 검증까지 범위를 넓혔다. 노블 제습공기청정기 등 공기청정기 5종에도 미세플라스틱 저감 인증을 적용하고 있다.
렌탈업계의 다른 축은 공급 채널 확대다. SK인텔릭스는 아파트 관리기업 타워피엠씨와 업무협약을 맺고 고급주거시설에 인공지능(AI) 로보틱스 제품과 환경가전을 공급하기로 했다.
타워피엠씨는 타워팰리스, 한남 더힐, 아크로 서울 포레스트, 래미안 원베일리 등 100여개 고급주거시설을 관리하고 있다. SK인텔릭스는 이들 단지의 로비, 헬스장, 골프연습장, 카페 등 공용공간에 웰니스 로보틱스 제품 ‘나무엑스’를 비롯한 제품 도입을 추진한다.
SK인텔릭스는 현재 강남·서초·반포 등 약 1만가구 규모의 단지에서 체험공간을 운영하고 있다. 이번 협약을 통해 타워피엠씨가 관리하는 프리미엄 단지로 공급 대상을 넓힌다. 입주민 이용 반응은 제품과 서비스 개발에도 반영할 계획이다.
이는 렌탈업계의 판매 방식이 개별 가구 중심에서 주거단지·공용공간 중심으로 확장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정수기와 공기청정기 등 환경가전이 가정 안에 머무는 제품이었다면, 최근에는 로비와 커뮤니티 시설, 헬스장 등 생활공간 전체로 적용 범위가 넓어지고 있다.
경영권 재편도 진행되고 있다. 청호나이스는 글로벌 투자회사 칼라일그룹과 청호그룹 인수를 위한 주식매매계약을 체결했다. 인수 대상에는 청호나이스와 정수기 필터 제조사 마이크로필터, 정수 여과 부품 제조사 엠씨엠 등이 포함된다.
거래 규모는 약 1조원대로 알려졌다. 양측은 규제 당국 승인과 거래 종결 조건 충족을 거쳐 올해 3분기 안에 인수 절차를 마무리할 예정이다. 칼라일은 아시아 지역 투자펀드를 통해 청호그룹을 인수하고, 브랜드와 제품 혁신 역량에 추가 투자를 진행한다는 방침이다.
청호나이스는 1993년 설립돼 정수기와 공기청정기 등 환경가전 렌탈사업을 운영해 왔다. 지난해 창업주 정휘동 회장이 별세한 뒤 오너 일가가 보유 지분 매각을 추진해왔다. 이번 계약이 마무리되면 30여년간 이어진 오너 경영체제도 막을 내리게 된다.
업계에서는 이번 매각이 청호나이스의 사업 구조에도 변화를 가져올지 주목하고 있다. 청호나이스는 정수기 브랜드 인지도와 필터·부품 계열사를 갖춘 수직계열화 구조가 강점으로 꼽힌다. 칼라일이 인수 이후 브랜드 투자, 제품군 확대, 운영 효율화에 나설 경우 국내 렌탈시장 경쟁 구도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
렌탈업계는 성숙기에 접어들었다. 정수기와 공기청정기 등 기존 주력 제품만으로는 성장률을 높이기 쉽지 않다. 이에 따라 기업들은 안전성 검증으로 소비자 신뢰를 높이고, 프리미엄 주거시설과 로봇 등 새 수요처를 찾고 있다. 동시에 대형 사모펀드의 인수까지 더해지며 업계 재편 가능성도 커지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렌탈시장은 제품 판매보다 장기 고객 관리와 신뢰가 중요한 산업”이라며 “앞으로는 제품 안전성, 서비스 품질, 공급 채널, 자본력에 따라 업체 간 격차가 더 벌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토요경제 / 황세림 기자 hsr@sateconomy.co.kr
[ⓒ 토요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