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투자증권, 연금고객관리팀 신설…퇴직연금 경쟁 ‘사후관리’로
가입 3일내 웰컴콜·PB 1대1 매칭…계좌 유치 뒤 운용관리 강화
증권권 퇴직연금 점유율 26.2%로 확대…실물이전 후 4조원대 순유입
위아람 기자
moon@sateconomy.co.kr | 2026-10-06 11:36:54
신한투자증권(대표 이선훈)이 퇴직연금 고객만 전담하는 조직을 신설하면서 증권사의 연금 경쟁이 계좌 유치에서 가입 이후 운용관리로 옮겨가고 있다.
퇴직연금 실물이전 제도 이후 증권사로 자금이 빠르게 이동했지만 확정기여형(DC)과 개인형퇴직연금(IRP)은 가입자가 직접 상품을 선택하고 관리해야 한다. 단순히 계좌를 확보하는 것을 넘어 고객이 실제 자산을 운용하도록 만드는 사후관리가 새로운 경쟁 요소로 부상한 배경이다.
신한투자증권은 6일 올해 신설한 연금고객관리팀을 중심으로 고객 생애주기별 연금관리 서비스를 확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신규 DC·IRP 고객에게는 계좌 개설 후 3일 이내 '웰컴콜'을 제공한다. 퇴직연금 제도와 계좌 활용법, 모바일 자산관리 서비스 등을 안내하고 우수 연금PB인 '연금스타'와 고객을 1대1로 연결해 투자 성향과 보유자산에 맞는 연금 투자 정보를 제공한다.
퇴직소득세 절세 전략과 연금 수령계획 등을 다루는 '신한 Premier 연금컨설팅'도 운영한다. 올해 전담팀 신설 이후 컨설팅 건수는 약 200건이다. 지난 8월에는 고객이 영업점을 찾지 않고 모바일로 상담을 신청할 수 있는 기능도 추가했다.
이 같은 사후관리 확대는 퇴직연금 시장에서 증권사의 점유율이 빠르게 높아지는 시점과 맞물린다.
지난해 말 국내 퇴직연금 적립금은 501조4000억원으로 전년보다 16.8% 증가했다. 이 가운데 증권사 적립금은 131조5000억원으로 전체의 26.2%를 차지했다. 증권사 점유율은 2023년 22.7%, 2024년 24.1%에서 지난해 26.2%까지 매년 높아졌다.
실물이전 제도도 증권사 쪽으로의 자금 이동을 가속하고 있다.
퇴직연금 실물이전이 시작된 2024년 10월31일부터 올해 6월 말까지 금융회사 사이를 이동한 퇴직연금은 누적 15조9000억원이다. 순유출입 기준으로 증권권에는 4조1513억원이 들어온 반면 은행권에서는 3조9714억원이 빠져나갔다. 은행에서 증권사로 이동한 금액만 5조2000억원으로 전체 이전액의 33%를 차지했다.
신한투자증권도 자금 유입을 경험했다. 올해 1분기 퇴직연금 적립금은 전분기보다 약 1조원 늘어 8조원에 도달했다. 회사는 당시 DC 원리금비보장형 수익률과 IRP 중장기 수익률이 증권업권 상위권을 기록한 점과 맞춤형 컨설팅 체계를 적립금 증가 배경으로 제시했다.
문제는 돈을 옮기는 것과 실제로 운용하는 것이 별개라는 점이다.
DC와 IRP는 가입자가 자신의 적립금을 직접 운용하는 구조다. 가입자가 상품을 고르지 않거나 적극적으로 관리하지 않으면 증권사로 계좌를 옮기더라도 기대했던 운용효과를 얻지 못할 수 있다.
지난해 전체 퇴직연금 적립금 중 실적배당형 상품 비중은 24.6%였다. DC에서는 33.2%, 개인형 IRP에서는 44.3%가 실적배당형으로 운용됐다. 반면 DC 적립금의 14.8%, 개인형 IRP의 13.0%는 대기성 자금으로 남았다.
고용노동부와 금융감독원이 가입자 수익률을 분석한 결과도 운용 여부에 따른 차이를 보여준다.
지난해 수익률 상위 10% 가입자의 평균 수익률은 19.5%였다. 이들은 적립금의 84%를 실적배당형 상품에 투자했고 적립금 증가분의 67%가 운용수익에서 나왔다. 반면 수익률 하위 10%는 평균 0.5%에 그쳤고 적립금의 74%를 원리금보장형 상품에 두고 있었다. 정부는 이 차이를 가입자의 운용 관심도와 연계해 분석했다.
상·하위 수익률 차이는 19%포인트다. 이를 특정 금융회사의 상담 여부에 따른 결과로 볼 수는 없지만 계좌 개설 이후 자산배분과 상품 선택을 지속적으로 관리할 필요성이 커졌다는 점은 보여준다.
신한투자증권이 신규 가입자에게 3일 안에 먼저 연락하고 전문 PB를 연결하는 것도 계좌 개설과 실제 운용 사이의 공백을 줄이려는 시도로 볼 수 있다. 연금사업자가 낮은 수수료나 이전 이벤트로 자금을 끌어오는 데 그치지 않고 고객이 계좌를 활용하는 단계까지 관리 범위를 넓히는 것이다.
퇴직연금 시장 자체도 이런 서비스를 필요로 하는 방향으로 변하고 있다. 지난해 DC와 IRP를 합친 비중은 전체 적립금의 54.3%로 절반을 넘어섰고, ETF 투자액은 48조7000억원으로 3년 연속 두 배 이상 증가했다. 고객이 직접 선택해야 하는 상품과 자산의 비중이 커지고 있다는 의미다.
증권사 입장에서는 사후관리가 고객 유지와도 연결된다. 실물이전 제도로 금융회사를 바꾸는 절차가 간편해진 만큼 가입자가 수익률이나 상품, 서비스에 만족하지 못하면 다른 사업자로 다시 이동할 수 있는 환경이 만들어졌기 때문이다.
신한투자증권의 이번 전담팀 신설은 퇴직연금 시장 경쟁이 자산을 얼마나 많이 유치했느냐에서 유치한 자산을 얼마나 지속적으로 운용·관리하느냐로 넓어지고 있음을 보여준다. 향후 경쟁력도 단기적인 적립금 증가뿐 아니라 신규 고객이 실제 투자를 시작하는 비율과 상담 이후 자산배분 변화, 장기 고객 유지율 등 사후관리 성과에서 확인될 전망이다.
토요경제 / 위아람 기자 moon@sateconom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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