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압구정은 현대’ 공식 깨질까…압구정2구역 삼성VS현대 ‘빅매치’
“그래도 현대지” vs “래미안이 산뜻”… 속내 감춘 압구정2구역 긴장감 최고조
현대건설, ‘압구정=현대’ 정통성 반드시 사수…상표권 출원, 계열사와 교육부지 개발 협력
삼성물산, 건설사 유일 AA+ 신용도와 강남권 최고 하이엔드 브랜드 시공 실적으로 승부
양지욱 기자
yjw@sateconomy.co.kr | 2025-06-11 11:30:01
#70대 조합원 “그래도 현대지. 40년 간 현대로 살았는데”
#50대 조합원 “원베일리처럼 브랜드 가치가 높은 래미안이 좋지”
#60대 조합원 “대통령 선거라고 보면 돼. 연령대로 나눠졌다고 봐야지.”
현대건설과 삼성물산 건설부문(삼성물산)이 치열한 수주전을 벌이고 있는 ‘압구정2구역(신현대아파트)’ 조합원들의 반응이다.
10일 오후 서울 강남구 압구정 신현대아파트는 입찰 공고가 임박한 단지 같지 않게 고요했다. 2조원이 넘는 재건축 시공권을 두고 시공 능력 평가 1위 ‘삼성물산’과 6년 연속 도시정비 1위 ‘현대건설’이 치열한 물밑 경쟁을 벌이고 있지만 겉으론 평온해 보였다.
시공사 홍보 현수막 하나 없는 단지에서 2~3명씩 짝을 지은 건설사 관계자들이 지나가는 입주민에게 공손하게 인사하는 모습만이 ‘수주전’이 진행 중임을 말해줬다. 조합 관계자도 “언론 대응을 안한다”라며 손사래를 쳤다.
이 같은 이유는 시공사 간의 홍보 경쟁이 과열 양상을 보이자 강남구청이 ‘시공사 선정 개별 홍보 금지 안내’ 공문을 통해 선제 조치에 나섰기 때문이다.
강남구청은 입찰 공고일 전부터 시공사가 ‘단지 투어용 버스 제공’이나 ‘조합원에 대한 개별 접촉’을 통해 사전 홍보를 할 수 없도록 조치했다.
‘압구정2구역’ 재건축은 압구정 신현대아파트(9·11·12차) 1924가구를 최고 65층 14개동 2571가구로 재탄생시키는 사업으로 총 공사비 규모는 2조4000억원에 달한다. 조합은 이달 18일 시공사 입찰 공고를 내고 9월 총회를 거쳐 시공사를 최종 선정한다.
특히 압구정2구역은 대한민국 부촌의 상징이 된 ‘압구정’에서 재건축 1·2·3·4·5·6구역 중 가장 먼저 시작하는 사업으로 첫 주거 브랜드가 갖는 위상은 더욱 크다. 현대건설과 삼성물산이 ‘압구정2구역’ 시공권을 포기할 수 없는 이유다.
◆ 현대건설, ‘압구정=현대’ 정통성 반드시 사수…상표권 출원, 계열사와 협력
1970년대부터 압구정에 뿌리는 둔 ‘현대건설’은 ‘압구정=현대’라는 ‘정통성’를 이어가기 위해 사활을 걸었다. ‘압구정현대’는 기업의 역사이며 본질적 가치와 궤적을 담은 ‘정신’의 일부로 이러한 정체성을 계승하고 지켜내야 하는 ‘절대 명칭’인 것이다.
현대건설은 지난달 대형 로펌을 선임해 ‘압구정 현대’ , ‘압구정 현대아파트’등 상표권 4건에 대해 출원을 준비 중이다. 상표권이 법적 권리를 얻는다면 현대건설은 압구정 일대 재건축사업에서 강력한 브랜드파워를 얻게 된다.
현대건설은 그룹 계열사인 ‘서울현대학원’과도 연대한다. 압구정2구역 사업지에 인접한 현대고등학교 유휴부지를 서울현대학원과 함께 교육시설(초등학교, 국제학교) 등으로 개발해 강남권을 대표하는 주거·교육·문화의 중심지로 변모시키겠다는 목표다.
11일 현대건설은 주거 공간의 유연성과 정서적 웰빙을 극대화 한 미래형 주거 모델 라이프케어 하우스, H 사일런트 솔루션, 네오프레임, 제로에너지 등 ‘4대 혁신 솔루션’을 발표했다.
현대건설 관계자는 “압구정2구역은 주거패러다임 전환의 선도적 단지가 될 것”이라며 “압구정현대의 정체성을 반드시 지키겠다”라고 밝혔다.
◆ 삼성물산, 건설사 유일 AA+ 신용도와 강남권 최고 하이엔드 브랜드 실적으로 승부
‘압구정현대’에 도전장을 낸 ‘삼성물산’은 서울 한강변 초고가 랜드마크인 래미안 원베일리·원펜타스·첼리투스 등을 보유하고 있지만 강남의 심장 ‘압구정’에는 아직 진입하지 못했다. 이번에 시공권을 획득하지 못하고 ‘압구정현대’라는 상표권까지 특허청이 인정한다면 추후 압구정 재건축 수주전에서는 더 어려운 입지에 놓이게 된다.
삼성물산은 ‘압구정현대’라는 고착화된 무언의 벽을 재무건전성과 세계 최고층 건설 기술력으로 승부를 보겠다는 전략이다.
삼성물산은 건설사 유일의 최고 신용등급(AA+)과 재무 건전성을 갖췄다. 압구정2구역은 조합원 자산 추정액만 10조원이 넘는 초대형 프로젝트로, 사업비 조달 관련 금리, 이주지원비 등 최상의 금융 조건을 제시할 계획이다.
삼성물산 관계자는 서울 강남권 초고가 하이엔드 재건축 성공 실적과 ‘부르즈 할리파’(828m),메르데카 118빌딩’(679m) 등 세계 최고층 빌딩의 기술력을 예로 들며 “압구정2구역을 강남 최고의 랜드마크로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한편 인근 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신현대아파트 60평대가 100억원에 육박한다”라며 “브랜드 선호는 비슷하지만 결국 분담금과 금융 조건이 승패의 키가 될 것이다”라고 말했다.
토요경제 / 양지욱 기자 yjw@sateconomy.co.kr
[ⓒ 토요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