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조롭게 출발한' 새해 한국 경제...“커지는 대내외 불확실성에 대비해야”

1월 수출 전년 比 18% 증가...중국의 한국상품 수입 비중 높여 나가야
1월 소비자물가 상승률 2,8% 기록..2월 이후 3%대 재 진입 가능성 커
유가·미국 대선, 고금리·부동산PF 위기 등...국내외 변수 많아 불안

이승섭 기자

sslee7@sateconomy.co.kr | 2024-02-04 11:22:27

한국 경제의 핵심 축인 수출이 뚜렷한 회복세를 보이고, 소비자물가 상승률도 2%대로 낮아지는 등 새해 들어 우리 경제가 순조롭게 출발하는 모습이다.

1월 수출은 작년 동기 대비 18% 늘었다. 4개월 연속 증가한 것으로, 20개월 만에 두 자릿수 증가율를 회복했다. 덩달아 지난달 무역수지도 흑자를 기록했는데, 작년 6월 이후 8개월 연속 흑자 기조를 이어갔다. 수출이 20% 가까이 늘어난 반면 수입은 에너지를 중심으로 전년 동월보다 7.8% 감소했기 때문이다. 1월 소비자물가 상승률도 2.8%로 나타나 6개월만에 다시 2%대로 들어섰다.

새해 초 우리 경제 상황을 보여주는 지표들이 호조를 보이고 있지만, 그렇다고 안심할 형편이 못 된다.

중국 경제성장이 둔화되는 속에 우리의 최대 수출국인 중국 내 한국상품 수입 비중이 낮아지고 있는 것은 대중국 수출 전망을 어둡게 한다. 게다가 보호주의 심화 속에 올해도 세계 경제 전망이 밝지 못할 것으로 보이는 데다 오는 11월 미국 대선 결과에 따라 대미 수출도 영향을 받을 가능성이 높다는 점에서디.

 

 

▲1월 수출이 작년 동기 대비 18% 늘어 20개월 만에 두 자릿수 증가율를 회복했다. 반면 중국의 한국상품 수입비중 감소는 부담이다. <사진=연합뉴스>
◇수출 두자릿수 회복 반갑지만 변수 많아 불안

지난 1월 수출이 20% 가까이 증가해 4개월 연속 플러스 기조를 유지했다. 주력 상품인 반도체 수출이 작년에 비해 56% 이상 늘어나고, 감소세였던 대중국 수출이 20개월 만에 증가세로 돌아선 덕분이다. 수출 회복세가 전반적으로 뚜렷해지는 추세를 보인다.

산업통상자원부가 엊그제 발표한 1월 수출입 동향에 따르면 1월 수출액은 546억9천만달러로 작년 동기 대비 18% 늘어났다. 월간 수출로는 작년 10월 플러스로 전환한 이후 4개월 연속 증가세다.

수출 주력상품인 반도체 수출은 3개월 연속 증가세고, 자동차 수춮도 글로벌 전기차 수요 위축 우려 속에서도 19개월 연속 수출 증가 흐름을 이어갔다.

특히 최대 수출국인 대중국 수출이 작년보다 16.1% 증가했다. 이는 2022년 5월 이후 20개월 만에 플러스로 전환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적지 않다.

그럼에도 중국 전체 수입에서 한국제품이 차지하는 비중이 2017년 9.9%에서 2019년 8.4%, 2022년 7.4%에 이어 작년에는 6.3%로 줄었다..

때문에 중국의 국가별 수입국 순위에서 한국은 2위에서 3위로 하락했다. 중국의 경기 둔화로 지난해 전체 수입이 5.5% 줄어든 반면, 한국제품 수입이 18.7%나 크게 감소한 탓이다. 이는 중국 시장에서 한국 중간재 등 수출 주력상품의 경쟁력이 힘을 잃고 있다는 대목이다. 이렇게 보면 지난달 대중국 수출이 증가세로 반전하는 청신호를 보였지만 일시적일지, 추세적이 될지는 불분명하다.

뿐만 아니다. 작년 미국이 21년만에 중국을 제치고 한국의 최대 무역수지 흑자국이 됐디, 하지만 오는 11월 미국 대선에서 트럼프의 재선 여부 여부에 따라 대미 수출환경이 영향을 받을 가능성이 높다는 점에서 우려를 키운다.

결국 중국과 미국 등 특정국가에 지나치게 편향돼 있는 수출 지역·품목 다변화가 시급한 과제라는 지적이 나온다.

 

▲1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2.8%를 기록해 6개월만에 다시 2%대로 들어섰다. 반면 생활물가는 여전히 높고, 3%대 재진입 가능성이 높아 불안하다.


◇2%대 물가도 안심 못 해...3%대 재진입 시간문제

1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6개월 만에 2%대로 낮아지며 둔화 흐름을 나타냈다. 다만 과일 가격 상승과 농산물 물가는 여전히 고공행진이다.

그제 통계청이 발표한 '1월 소비자물가 동향'을 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는 113.15로 작년 같은 달보다 2.8% 올랐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지난해 7월 2.4%에서 8월 3.4%로 반등한 데 이어 9월 3.7%, 10월 3.8%, 11월 3.3%, 12월 3.2% 등 5개월 연속 3%대를 기록했다. 그러다 6개월 만에 2%대로 내려왔다. 작년 11월 이후 물가 상승세 둔화가 계속되고 있다.

또 물가의 기조적 흐름을 보여주는 근원물가(농산물 및 석유류 제외 지수)도 작년 동기 대비 2.6% 올랐다. 이는 2021년 11월 2.4% 이후 26개월 만에 최저 상승률이다.

하지만 최근 국제유가가 중동지역 불안으로 배럴당 80달러 대로 다시 상승하는 등 불확실성이 계속돼 2월 이후 물가가 다시 오를 것으로는 전망돼 불안하다. 기획재정부가 최근 국제유가 상승에다 겨울철 이상 기후 등으로 물가 불확실성이 상존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분석하는 것도 이를 뒷받침한다. 특히 2월에는 석유류 가격이 올라 물가 상승률이 다시 오름세로 전환하면서 상반기까지 3% 안팎의 상승률이 이어질 것이라는 예측이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정부의 목표치인 2% 언저리까지는 내려와야 한다. 그래야 소비 부진을 막을 수 있다. 여전히 고금리 상황에서 고물가 현상이 계속된다면 소비 회복은 어려워질 수밖에 없다.


더욱이 1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기저효과 탓도 있다. 앞으로 2%대 안착을 기대하기는 버겁다. 특히 가계의 체감물가인 생활물가 상승률은 3%대로 여전히 높기 때문이다. 2%대 안탁을 위해 정부의 적극적인 대책 마련에 나서야 할 필요가 있다.


◇우려되는 1%대 저성장 늪...성장동력 키워야


작년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한국은행의 전망치 대로 1.4%에 머물렀다. 2차 오일쇼크(1980년)와 외환위기(1998년), 글로벌 금융위기(2008년), 코로나19 사태(2020년) 등 경제 위기를 맞았던 때를 제외하면 경제성장률이 1%대를 기록한 것은 67년 만이다. 지난 2022년 2.6% 성장률과 와 비교하면 거의 절반 수준에 가깝다.

. 정부는 올해 우리 경제가 완만한 회복세를 보여 2%에 이를 것으로 전망한다. 하지만 대내외 변수가 많아 조심스러울 수밖에 없다..

새해 들어 기업들의 체감 경기도 부진하다. 1월 전 산업 기업경기실사지수(BSI)는 전월보다도 오히려 1포인트 떨어진 69에 머물렀다. 경기 판단의 기준이 되는 100을 한참 밑돈다. 기업들의 올해 설비투자도 이런 상황을 감안해 작년과 비슷하게 보수적으로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나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와 중동 분쟁 등 불안한 국제 정세에다 중국 경기 둔화, 고금리·고물가 장기화, 부동산PF위기에 따른 부동산 경기 부진 등 악재들이 산적하다. 불확실성이 너무 크다.

작년 1.4% 성장률은 2% 정도의 잠재성장률 보다 낮다.. 그만큼 우리 경제가 활력을 잃고 있음을 보여준다.

이대로 가다가는 1%대 저성장이 고착화될 가능성마저 배제하기 어렵다. 저성장 늪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는 경제 펀더멘탈을 강화하고, 성장동력을 키워야 한다. 아울러 기업 투자와 소비를 늘려 침체된 경제에 활력을 불어넣을 필요가 있다.


소비와 투자를 활성화하기 위해서는 고금리 인하가 시급하다. 하지만 미국 연준의 정책금리 인하 시기가 예상보다 늦춰질 것으로 전망되면서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하 시기도 지연될 수밖에 없게 된 것은 부담이다.

한국 경제가 고령화와 저출산 상황에서 생산성 부진까지 겹쳐져 활기를 잃고 있는 것은 보통 문제가 아니다. 사회 전반의 구조개혁 및 혁신을 이끌어 내고, 민관 모두 역량을 총동원해 대처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저성장 늪에서 벗어나기는 요원하다.

토요경제. 이승섭 대기자 sslee7@sateconom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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