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텔롯데, 면세가 매출 키우고 호텔이 이익 키웠다…영업익 3배
상반기 매출 2조6560억·영업익 1356억…22.6%·205.7% 증가
매출 증가분 80% 면세서 나왔지만 영업익 증가분 53% 호텔이 담당
면세 641억·호텔 576억·월드 139억…3개 사업 모두 상반기 흑자
조민규 기자
jo1427955@gmail.com | 2026-09-04 11:22:30
호텔롯데(대표이사 권오상·정호석·김동하)가 면세점 회복에 호텔 수익성 개선까지 더해지면서 이익 체력을 한 단계 끌어올렸다. 상반기 늘어난 매출의 약 80%는 면세사업에서 발생했지만 영업이익 증가분의 53%는 호텔사업이 만들었다. 면세가 외형을 끌어올리고 호텔이 수익성을 높인 것이다. 여기에 월드사업도 흑자를 유지하면서 상반기 영업이익은 1356억원으로 1년 만에 3배 넘게 증가했다.
4일 토요경제 재무분석실이 호텔롯데의 2026년 반기 실적과 사업부별 손익을 분석한 결과 상반기 연결 매출은 2조6560억원으로 전년 동기 2조1659억원보다 22.6% 증가했다. 영업이익은 444억원에서 1356억원으로 205.7% 늘었다. 영업이익률은 약 2.0%에서 5.1%로 높아졌다. 지난해 상반기 572억원 순손실을 냈던 당기손익도 853억원 흑자로 돌아섰다.
외형 회복의 중심은 면세였다. 상반기 면세 매출은 1조3054억원에서 1조6965억원으로 3911억원 증가했다. 호텔롯데 전체 매출 증가액 4901억원의 79.8%다. 영업이익도 218억원에서 641억원으로 193.5% 늘었다. 매출이 커지는 동시에 계산상 영업이익률도 1.7%에서 3.8%로 올라갔다. 과거처럼 매출 확대가 곧바로 수익성 악화로 이어지는 흐름과는 달라졌다.
2분기에는 4월 재개장한 인천국제공항 면세점 효과까지 반영됐다. 면세사업 매출은 9043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35% 늘었고 영업이익은 319억원으로 385% 증가했다. 지난해 1분기부터 6개 분기 연속 영업흑자도 이어갔다. 해외 면세점 매출 역시 공항점을 중심으로 14% 증가했고 영업손익은 흑자를 유지했다. 국내 시내면세점과 인천공항, 해외 공항점을 함께 운영하면서 판매채널이 다시 넓어지고 있다는 점도 긍정적이다.
그러나 상반기 이익 증가를 실제로 가장 많이 만든 곳은 호텔이다. 호텔사업 매출은 6779억원에서 7657억원으로 12.9% 늘었지만 영업이익은 91억원에서 576억원으로 533% 증가했다. 호텔롯데 전체 영업이익 증가액 912억원 가운데 호텔사업 증가분이 485억원으로 53.2%를 차지했다. 면세사업의 증가 기여도 46.4%보다 높다. 외형 증가보다 수익성 개선 속도가 훨씬 빨랐다는 의미다.
2분기 호텔사업의 매출은 4172억원, 영업이익은 320억원으로 각각 11.9%, 183.8% 증가해 2분기 기준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상반기 외국인 투숙객이 13.1% 늘면서 객실 매출도 13.5% 증가했고 베트남과 미국 등을 중심으로 해외 체인호텔 매출은 10.4% 늘었다. 국내 관광 회복에만 의존하지 않고 해외 호텔까지 동시에 성장한 점이 수익성 개선의 폭을 키웠다.
호텔의 이익 기여도는 면세와 비교하면 더 선명하다. 면세사업은 상반기 전체 매출의 63.9%를 차지했지만 영업이익 비중은 47.3%였다. 반면 호텔사업은 매출 비중이 28.8%에 그쳤지만 영업이익의 42.5%를 만들었다. 월드까지 합친 비면세사업 영업이익은 715억원으로 면세 641억원을 웃돌았다. 면세가 외형을 책임지고 호텔과 월드가 이익을 분담하는 구조가 형성된 것이다.
월드사업도 상반기 기준으로는 안정적인 이익을 보탰다. 매출은 1939억원으로 전년보다 6.2% 늘었고 영업이익은 139억원으로 3.5% 증가했다. 다만 분기별로 보면 1분기 영업이익이 166억원에 달했던 반면 2분기에는 약 27억원의 영업손실을 냈다. 상반기 전체로는 흑자를 유지했지만 계절성과 콘텐츠 투자에 따른 분기별 변동성은 남아 있다.
재무지표에서도 영업실적 회복의 효과가 나타나기 시작했다. 한국신용평가가 집계한 개별 기준 상반기 EBITDA는 2378억원으로 전년 동기 1525억원보다 55.9% 증가했다. EBITDA 대비 이자비용 배수는 1.2배에서 1.9배로 올라갔고 순차입금/EBITDA도 15.8배에서 10.7배로 낮아졌다. 빚 자체가 크게 줄었다기보다 이익창출력이 커지면서 차입금을 감당하는 능력이 개선된 것이다.
아직 차입 부담을 가볍게 볼 단계는 아니다. 같은 기준 총차입금은 지난해 6월 말 5조2128억원에서 올해 6월 말 5조5073억원으로 늘었고 순차입금도 4조8249억원에서 5조750억원으로 증가했다. 한국신용평가는 호텔롯데의 선순위 회사채 신용등급을 AA-, 전망은 '안정적', 기업어음과 단기사채는 A1으로 평가하고 있다. 영업이익 회복만으로 재무구조 개선이 끝났다고 보기 어려운 이유다.
그래서 최근 자산 유동화가 중요하다. 호텔롯데는 올해 1월 L7 홍대 부동산을 롯데리츠에 2650억원에 매각했다. 호텔 운영은 임차 방식으로 계속한다. 영업자산을 모두 직접 보유하기보다 부동산에 묶인 자금을 회수하는 자산 경량화 방식이다. 임차료 부담이 새로 생긴다는 점은 고려해야 하지만 확보한 현금을 차입금 상환과 투자재원으로 돌릴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여기에 지난달 롯데렌탈 매각계약이 다시 성사됐다. 호텔롯데와 부산롯데호텔은 보유한 롯데렌탈 지분 61.2% 전량을 TPG에 1조3105억원에 매각하기로 했다. 이 가운데 호텔롯데 지분은 38.1%로 거래가 종결되면 약 8170억원을 받게 된다. 회사는 매각 자금을 재무건전성 개선과 호텔사업 투자에 활용할 계획이다. 아직 기업결합 심사와 거래 종결 절차가 남았다는 점에서 현금 유입을 확정된 것으로 볼 수는 없다.
호텔롯데 상반기 재무의 핵심은 영업이익 1356억원이라는 숫자 하나가 아니다. 면세사업은 인천공항 재진입 이후에도 흑자를 유지하며 외형을 키웠고 호텔사업은 13%의 매출 증가로 영업이익을 6배 넘게 늘렸다. 월드까지 세 사업 모두 상반기 흑자를 냈다. 동시에 L7 홍대에 이어 롯데렌탈 지분까지 현금화하면서 높은 차입 부담을 낮출 수단도 확보하고 있다.
아직 순차입금이 많고 월드의 2분기 적자처럼 확인해야 할 부분은 남아 있다. 그럼에도 지난해까지 호텔롯데의 과제가 본업 정상화였다면 올해 상반기에는 국면이 달라졌다. 면세가 매출을 키우고 호텔이 이익을 끌어올리는 사이 자산 유동화까지 병행할 수 있게 됐다. 영업 회복과 재무구조 개선이 같은 방향으로 움직이기 시작했다는 점이 이번 반기 재무제표에서 읽히는 가장 긍정적인 변화다.
토요경제 / 조민규 기자 jo1427955@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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