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 안전 외면하나”…국토부 갈지자 정책 ‘빈축’

최영준 기자

cyj@sateconomy.co.kr | 2023-09-14 11:18:52

▲ 화재현장. 본 기사와 관련 없음 <사진=연합뉴스>

 

국토교통부가 화재에 취약한 건축 자재 샌드위치패널의 성능을 강화하기 위해 시행한 ‘건축자재 품질인정제도’의 세부 규정을 다시 완화하려는 움직임을 보이자,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외면한 갈지자 정책 행보라는 비난이 쏟아지고 있다.

 

샌드위치패널은 외부 강판 사이에 스티로폼, 우레탄, 그라스울 등 심재를 넣어 만든 건축자재다. 시공이 빠르고 건축비가 저렴해 물류 공장, 창고 등의 건축에 주로 사용된다. 하지만 일부 심재는 화재 취약하고 유독 가스도 발생시켜 대형 인명 피해를 낳는 원인이 되기도 한다.

 

문제는 최근 국토부가 샌드위치패널 업계에서 제기한 민원을 수용해 관련 자재의 화재 안전성능 기준을 다시 낮추는 논의를 진행하기 시작한 것이다. 실제 국토부와 연구기관, 시험기관 등이 참여한 내부 회의를 수차례 진행하는 등 규제 완화의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이에 시민단체들은 즉각 반발하고 나섰다. 범정부 TF 및 국회 입법을 통해 마련된 법적 안전장치를 소관부처가 나서서 무력화한 것으로, 이는 화재 안전 불감증을 조장하는 행태라고 비판했다. 

 

지금까지 국토부는 대형 화재 참사가 발생할 때마다 샌드위치패널의 성능과 관리‧감독을 강화하겠다는 대책을 발표해왔다.

 

한 예로, 올해 2월부터는 지난 2021년 국회서 여야 합의로 처리한 건축법 개정안의 후속입법안인 ‘건축물의 피난‧방화구조 등의 기준에 관한 규칙’을 개정해 시행해 왔다. 샌드위치패널 같은 마감재의 성능을 강화하기 위해 유사모형 시험인 실대형 성능시험을 도입하고 심재 등의 재료에 대해서는 별도의 성능평가를 실시한다는 게 핵심이다.

 

국토부의 규제 완화 시도는 어느 정도 예상됐던 행보다. 시행령이 통과할 당시에도 국토부는 하위법령의 입안을 미루고, 법 취지에 맞지 않는 표준모델이라는 새로운 방식을 도입해 논란이 일기도 했다. 

 

이번에는 법 시행 1년 만에 다시 각종 민원과 규제개혁을 이유로 내세워 화재 안전 대책에 가장 본질적이고 필수적인 건축자재 시험 방법과 판정 기준에 대한 완화를 논의하고 있어 파장이 클 것으로 예상된다.

 

오희택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위원장은 “정부가 정책을 추진하면서 다양한 목소리에 귀 기울이는 것은 중요하나, 국민의 생명과 안전, 재산을 지키는 노력에는 어떠한 타협도 있을 수 없다”며 “국토부는 반복되는 대형화재 참사 앞에 그동안 뭘 했는지 반성하고 지금 진행하고 있는 무책임한 논의를 당장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토요경제 / 최영준 기자 cyj@sateconom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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