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F는 커지는데 자율규제 신뢰는 흔들…금투협에 쏠리는 공적 책임
ETF·AI 확산에 자산운용업계 내부통제 강화 요구 커져
금감원·금투협, 준법감시인 워크숍 열고 관리체계 점검
지난해 회장 보수·전임회장 예우 논란까지 재조명
위아람 기자
moon@sateconomy.co.kr | 2026-06-08 11:16:58
상장지수펀드(ETF) 시장이 빠르게 커지고 인공지능(AI) 활용이 금융투자업계 전반으로 확산되면서 금융투자협회의 자율규제 책임이 다시 주목받고 있다. 금융투자협회는 증권사와 자산운용사 등 금융투자업계를 대표하는 법정 협회이자 자율규제 기능을 맡은 기관이다. 시장이 복잡해질수록 협회의 공적 책임도 커질 수밖에 없다.
최근 쟁점은 자산운용업계 내부통제다. 금융감독원은 지난달 금융투자협회와 함께 ‘2026년 자산운용사 준법감시인 워크숍’을 열고 ETF 운용과 관련한 내부통제 강화를 당부했다. 행사에는 자산운용사 준법감시인과 업무 담당 임직원 등 약 350명이 참석했다.
금감원이 강조한 대목은 ETF 운용 과정의 리스크 관리다. ETF 시장이 급성장하면서 대차거래, 자전거래 방지, 유동성공급자와 지정참가회사 운영, 괴리율 관리 등 세부 영역의 통제 필요성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ETF는 개인투자자 접근성이 높은 상품인 만큼 운용 과정의 작은 오류나 이해상충도 투자자 피해로 이어질 수 있다.
AI 활용 확대도 새로운 관리 과제로 떠올랐다. 자산운용사들이 투자광고 심의, 운용 제한사항 점검, 준법감시 업무 등에 AI를 활용하려는 움직임이 커지고 있지만, 자동화가 곧 책임 면제를 뜻하지는 않는다. AI가 판단을 보조하더라도 최종 책임은 금융회사와 내부통제 체계에 남는다. 금융투자협회가 업계의 기술 활용을 지원하는 동시에 투자자 보호 기준을 정교하게 세워야 하는 이유다.
책무구조도 도입도 협회의 역할을 키우는 요인이다. 금융권에서는 내부통제 책임을 임원별로 명확히 하는 제도 도입이 확대되고 있다. 자산운용업계 역시 형식적 내부통제가 아니라 실제 작동하는 준법감시 체계를 요구받고 있다. 이 과정에서 금융투자협회는 회원사의 의견을 모으는 역할을 넘어 업계가 지켜야 할 기준과 질서를 세우는 위치에 서 있다.
문제는 협회 스스로의 투명성과 책임성도 함께 시험대에 올라 있다는 점이다. 금융투자협회는 민간 이익단체 성격을 갖지만, 자본시장법에 근거한 법정 협회이기도 하다. 회원사 회비로 운영되면서 자율규제 권한까지 갖고 있다. 업계 이익을 대변하는 단체인 동시에 시장 신뢰를 지켜야 하는 기관이라는 이중적 지위를 갖는다.
이 때문에 지난해 국정감사 국면에서 불거진 회장 보수와 전임회장 예우 논란은 여전히 부담으로 남아 있다. 당시 국회에서는 금융투자협회장이 2024년 기준 7억원대 보수를 받은 점이 도마에 올랐다. 기본급과 성과급이 각각 3억원대를 넘는 구조로 알려지면서, 회원사 회비로 운영되는 협회의 보수 체계가 과도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제기됐다.
퇴임 후 예우 논란은 더 컸다. 금융투자협회가 전임 회장에게 2년간 사무실, 차량, 운전기사, 개인비서, 고문료 등을 제공해왔다는 지적이 나왔다. 보도에 따르면 전임 회장은 고문으로 위촉돼 1년 차에는 월 1900만원대, 2년 차에는 월 1300만원대 고문료를 받는 것으로 알려졌다. 기존 1년이던 예우 기간이 2년으로 늘어난 점을 두고도 ‘셀프 예우’ 논란이 제기됐다.
협회장 보수나 전임회장 예우 자체가 곧바로 위법을 뜻하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금융투자협회가 단순한 사적 단체가 아니라 자율규제와 시장질서 유지 기능을 맡고 있다는 점에서 논란의 무게는 가볍지 않다. 투자자 보호와 내부통제를 강조해야 할 기관이 정작 내부 운영의 투명성 논란에서 자유롭지 못하다면 자율규제의 신뢰도 흔들릴 수밖에 없다.
특히 ETF 시장 확대와 AI 활용, 책무구조도 도입은 앞으로 금융투자업계의 핵심 현안이 될 가능성이 크다. 협회가 회원사 부담을 줄이는 데만 집중할 것이 아니라 시장 신뢰와 투자자 보호를 함께 책임져야 한다는 요구도 커질 수밖에 없다.
금융투자협회는 업계의 목소리를 정부와 국회에 전달하는 창구다. 동시에 업계 스스로 질서를 지키도록 관리해야 하는 자율규제기관이다. 지금 필요한 것은 업계 대변 기능만이 아니다. 커진 시장에 맞는 내부통제 기준, 투자자 보호 장치, 그리고 협회 운영의 투명성이다.
ETF 시장이 커질수록 금융투자협회의 역할도 커진다. 그러나 역할이 커진 만큼 책임도 커진다. 지난해 회장 보수와 전임회장 예우 논란이 남긴 질문은 여전히 유효하다. 금융투자협회가 자본시장 신뢰를 말하려면, 먼저 스스로의 책임성과 투명성을 증명해야 한다.
토요경제 / 위아람 기자 moon@sateconom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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