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업은 꺾였는데 배당은 두 배…서희건설 순익 방어의 착시
영업익 79% 급감에도 금융수익으로 순익 방어…오너 리스크 속 배당 확대 적절성 논란
위아람 기자
moon@sateconomy.co.kr | 2026-06-30 11:13:36
서희건설의 실적은 겉과 속이 다르다. 올해 1분기 순이익은 늘었지만 건설 본업은 급격히 꺾였다. 오너 리스크와 내부통제 논란으로 시장 신뢰가 흔들린 상황에서 회사는 배당을 두 배 이상 늘렸다. 문제는 배당 자체가 아니다. 본업 이익과 현금흐름이 약해지는 국면에서 배당 확대가 무엇을 의미하느냐다.
30일 토요경제 기업재무분석실에 따르면 서희건설의 2026년 1분기 연결 매출은 1917억원이다. 전년 동기 2870억원보다 33.2% 줄었다. 영업이익은 더 크게 감소했다. 509억원에서 105억원으로 79.4% 급감했다. 영업이익률도 17.7%에서 5.5%로 내려앉았다. 주요 지역주택조합 현장 준공과 신규 착공 지연, 고정비 부담, 대손상각비 등이 수익성을 눌렀다.
그런데 당기순이익은 오히려 늘었다. 1분기 순이익은 194억원으로 전년 동기 166억원보다 16.9% 증가했다. 본업이 좋아진 결과로 보기는 어렵다. 회사는 1분기 금융수익 314억원을 반영했고, 이 가운데 상당 부분은 보유 금융자산의 공정가치 평가이익에서 나왔다. 건설 현장에서 번 돈이 아니라 금융자산 가격 변동이 순이익을 떠받친 구조다.
이 대목이 착시다. 순이익만 보면 버틴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영업이익은 급감했고, 영업활동현금흐름도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공사미수금 증가도 부담이다. 지역주택조합 사업은 조합 자금 사정과 공사대금 회수 속도에 따라 시공사의 현금흐름이 흔들릴 수 있다. 장부상 이익보다 현금 회수력이 더 중요해지는 국면이다.
이런 상황에서 서희건설은 배당을 늘렸다. 2025 회계연도 결산배당은 보통주 1주당 100원으로 확정됐다. 배당금 총액은 185억3686만원이다. 전년 결산배당 85억1000만원, 주당 45원과 비교하면 두 배 이상 늘어난 규모다. 반면 연결 기준 당기순이익은 2024년 1593억원에서 2025년 1206억원으로 약 24.3% 줄었다. 이익은 줄었는데 배당은 늘어난 셈이다.
회사 측 논리는 주주 신뢰 회복이다. 서희건설은 거래정지 국면에서 주주 불안을 낮추고 회사 펀더멘털에 문제가 없다는 점을 보여주기 위해 배당을 결정했다는 취지로 설명해왔다. 낮은 부채비율과 순현금 구조도 배당 여력을 뒷받침하는 근거로 볼 수 있다. 2026년 3월 말 기준 연결 부채비율은 51.4%로 낮은 편이고, 순차입금도 마이너스 구조다.
그러나 배당 확대가 적절했는지는 별개의 문제다. 서희건설은 지난해 현직 임원 횡령·배임 혐의로 주식 매매거래가 정지됐고 상장적격성 실질심사까지 받았다. 올해 거래는 재개됐지만 내부통제 의문이 완전히 해소됐다고 보기는 어렵다. 여기에 본업 영업이익 급감, 공사미수금 증가, 금융수익 의존까지 겹쳤다. 신뢰 회복이 필요한 시점이었다면, 배당보다 본업 체력과 내부통제 개선을 먼저 증명했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서희건설의 문제는 배당을 했다는 사실 자체가 아니다. 오너 리스크가 커졌고, 내부통제는 의심받았으며, 본업 이익은 급감했다. 그 와중에 순이익은 금융수익으로 방어됐고, 현금흐름은 부담을 드러냈는데 배당은 두 배 이상 늘었다. 낮은 부채비율만으로 설명하기 어려운 대목이다.
최근 이봉관 서희건설 회장은 김건희 씨에게 청탁과 함께 고가 귀금속을 제공한 혐의로 1심에서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다. 판결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그러나 법원 리스크와 재무 착시, 배당 확대 논란이 동시에 겹치면서 서희건설을 향한 시장의 질문은 더 날카로워졌다. 지금 필요한 것은 높은 배당 신호가 아니다. 본업으로 돈을 벌고, 현금으로 증명하고, 내부통제와 지배구조로 신뢰를 회복하는 일이다.
토요경제 / 위아람 기자 moon@sateconom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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