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리보 240조 퇴장 카운트다운…은행 대출금리 체계 바뀐다

내년 4월 신규대출 원칙적 중단…금융권 익스포저 대부분 은행대출
1년 이하 만기 80%…만기 도래하며 KOFR·코픽스로 빠른 전환 예상
당국, 만기연장·대체금리 가이드라인 준비…전환 과정 소비자 영향 관건

김연수 기자

kys@sateconomy.co.kr | 2026-10-26 12:34:58

▲ [연합뉴스]

 

국내 은행 대출시장에서 오랫동안 기준금리로 쓰여온 코리보(KORIBOR)가 퇴장 수순에 들어간다.

 

금융당국이 내년 4월부터 코리보 기반 신규대출을 원칙적으로 중단하기로 하면서 지표금리 개편의 중심도 KOFR 사용 확대에서 기존 대출의 기준금리를 어떻게 안전하게 바꿀 것인가로 이동하고 있다.

26일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올해 3월 말 금융권의 코리보 관련 익스포저는 240조7000억원이다.

이 가운데 99.5%인 239조5000억원이 대출이다. 금융권별로 보면 99.7%인 239조9000억원이 은행권에 몰려 있다. 코리보 퇴장이 사실상 은행 대출금리 체계의 전환을 의미하는 이유다.

잔존 만기는 짧다. 1년 이하가 193조4000억원으로 전체의 80.4%를 차지한다. 금융당국은 내년 4월 신규 취급이 중단되면 기존 대출이 만기를 맞는 과정에서 코리보 잔액도 비교적 빠르게 감소할 것으로 보고 있다.

코리보는 은행 간 단기 자금거래에 적용되는 호가를 바탕으로 산출된다. 실제 거래를 기반으로 산출하는 한국무위험지표금리(KOFR)와는 구조가 다르다. 국제 금융시장에서 과거 리보(LIBOR)의 산출 신뢰성 문제가 불거진 뒤 주요국이 실거래 기반 무위험지표금리로 이동한 것과 같은 흐름이다.

금융당국이 KOFR 활용을 확대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지난해 7월부터 올해 6월까지 이자율스왑 시장에서 KOFR 기반 거래 비중은 12.1%로 당국 목표인 10%를 넘어섰다. 올해 3분기에는 잠정 18.5%까지 올라갔다. 은행권이 올해 1~9월 발행한 KOFR 연동 변동금리채권도 20조5000억원으로 전체 변동금리채권의 32.3%를 차지했다.

하지만 이제 더 어려운 작업은 기존 코리보 대출을 옮기는 일이다.

금감원은 지난 6월부터 은행연합회와 코리보 상품을 취급하는 금융회사들과 신규취급 중단 대응 태스크포스(TF)를 운영하고 있다. 신규대출뿐 아니라 만기연장 중단과 대체금리 전환 등에 필요한 가이드라인을 마련할 예정이다.

기존 계약의 금리를 바꾸는 과정에서는 소비자와 금융회사 간 이해관계도 발생할 수 있다. 어떤 대체금리를 적용하고 가산금리를 어떻게 정할지에 따라 차주의 실제 이자부담이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단순히 코리보를 KOFR나 다른 금리로 이름만 바꾸는 방식으로 처리하기 어려운 이유다.

코픽스의 역할도 커질 전망이다. 금융당국은 코리보와 CD금리 사용이 줄어들수록 대출시장에서 코픽스 활용이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산출체계 검증을 강화하고 있다. 지난 6월 공시분부터 별도 감사부서의 검토·승인 절차를 추가했고, 앞으로 금융거래지표법상 중요지표 지정 여부도 검토한다.

결국 이번 개편은 새로운 금리 하나를 키우는 문제가 아니다.

240조원대 코리보 거래를 단계적으로 걷어내고, 파생상품과 채권에는 KOFR를 정착시키면서 대출에서는 KOFR와 코픽스 등 신뢰도 높은 지표로 이동하는 금융시장 인프라 교체 작업에 가깝다.

당국이 내년 4월을 코리보 신규대출의 종료 시점으로 정한 만큼 이제 성패는 전환 과정에서 갈린다. 기존 차주에게 불리한 금리 변경이 발생하지 않는지, 은행마다 다른 전환 기준으로 혼선이 생기지 않는지까지 관리해야 한다.

240조원의 코리보가 사라지는 과정은 조용해 보이지만 은행 대출금리 체계에는 큰 변화다. 지표금리 개편의 진짜 시험은 KOFR 거래비중을 얼마나 높였느냐보다 기존 코리보 대출을 얼마나 매끄럽고 공정하게 옮기느냐에서 시작된다.

 

토요경제 / 김연수 기자 kys@sateconom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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