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카톡' 먹통에 온국민 '분통'...카카오발 'K빅테크'의 헛점 노출

판교 데이터센터 화제 탓 하루 지나도 정상화 안돼 전국민적 불편 호소...尹대통령까지 나서 "엄중 상황" 지적

이중배 기자

dialee09@naver.com | 2022-10-17 11:10:11

▲ 15일 오후 화재가 발생한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삼평동 SK 판교 캠퍼스 A동에서 소방관들이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제공>

 

'국민 메신저'로 불리우는 카카오톡(이하 카톡)과 계열 플랫폼의 느닺없는 먹통에 온국민이 분통이 터졌다. 카카오그룹 판교 데이터센터의 화제에서 촉발된 카톡 및 관련 서비스 장애로 인해 IT강국 대한민국을 촘촘히 연결하고 있는 소셜네트워크서비스가 통째로 마비되는 초유의 사태가 주말내내 전국을 뒤흔들었다.


카톡 없는 하룻동안 대한민국 초연결 사회는 송두리째 흔들리며 큰 혼란을 겪어야했다. 메신저에서부터 게임, 쇼핑, 결제, 대중교통, 택시호출, 대리운전, 퀵서비스 등 다양한 기능에 이르기까지 카톡과 관련플랫폼이 그동안 알게모르게 우리 생활 속에 얼마나 깊숙히 자리하고 있는 지, 얼마나 큰 영향을 끼치는 지 여실히 증명된 사건이었다.


같은 시각 같은 연유로 네이버의 검색과 뉴스, 쇼핑, 카페, 블로그, 시리즈온, 오픈톡, 스마트스토어센터 등 주요 서비스도 일부 원활히 제공되지 못했다. 그러나 카카오와 네이버의 대응 방식이 달랐고, 유독 카톡을 비롯한 주요 카카오계열 서비스가 장애가 더 심했고, 복구는 더 늦었다.


백업시스템 등 카카오그룹의 유사시에 대비한 대응 체계가 제대로 갖춰지지 않아 사태를 더 악화시켰다는 비난이 쏟아졌고 카카오그룹은 여론의 집중적인 포화를 맞아야했다.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카카오발 K빅테크의 헛점이 적나라하게 노출돼 치밀한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소상공인과 특고종사자들 생업에도 막대한 차질
'카톡 대란'은 카카오의 데이터 센터에 화제에서 촉발됐다. 15일 오후 3시19분께 SK C&C의 판교데이터센터 지하 3층 전기실에서 화제가 발생, 3분 뒤에 데이터센터 서버 전원이 차단되면서 카카오와 관련 서비스가 일제히 장애를 일으켰다. 오후 3시 30분께부터 카톡을 시작으로 카카오와 연동된 주요 서비스와 포털사이트 '다음' 등에서 심각한 오류가 발생했다.


사건 발생 8시간여 만인 15일 오후 11시46분께 데이터센터 화제는 모두 진화됐지만, 카톡과 주요 서비스의 먹통 사태는 쉽게 진화되지 않았다. 복잡한 서비스플랫폼 특성상 불을 끄고 전원을 살린다고 금방 해결될 일이 아니다. 카톡과 그 연동서비스들은 만 하루가 지나도록 정상 가동 되지 않았다.


문제는 카톡과 관련 서비스들이 안제쯤 완벽히 복구돼 화제발생 이전으로 돌아갈 지 시점을 예측하기 어렵다는 점이다. 예고없이 찾아온 화제로 인한 서비스 장애는 불가항력이다. 그러나 재난에 대비한 백업시스템을 갖추고, 미리미리 대응 매뉴얼을 만들어 조기에 수습하는 것은 플랫폼기업의 의지와 투자, 능력에 따라 얼마든지 달라진다.


더욱 심각한 것은 이번 카톡 사태가 카톡으로 메시지를 주고받거나 정보서비스를 받지 못하는 3천여만명의 이용자들에게 불편을 주는 데 그치지 않았다는 사실이다. 카톡과 연동돼 결제하고 쇼핑하고 매출을 올리는 수 많은 상공인들과 카카오택시와 대리운전기사 등 특수 고용직 종사자들도 장시간 서비스 장애에 생업에 적지않은 지장을 받았다는 점이다.


카카오대리 운전자 A씨(56)는 "카카오대리 서비스를 이용해 하루하루 먹고사는데, 15일 저녁내내 서비스가 불통돼 발만 동동 굴려야했다"고 토로했다. 카카오택시와 카카오퀵서비스로 주수익을 올리는 특고 종사자들도 상황은 마찬가지였다. 카톡 네트워크를 활용하는 수 많은 유통업체들도 적지않은 직간접 피해를 감수해야했다.


실제 국내 최대의 암호화폐 거래소인 업비트는 카톡 장애로 적지않은 피해를 봤다. 업비트 고객은 카톡이나 애플 아이디로 로그인을 한 뒤 비트코인, 이더리움 같은 가상화폐를 거래하는 데, 카톡 로그인 자체가 안돼 접속이 불가능했기 때문이다. 카톡 먹통 이후 업비트 고객센터는 쏟아지는 고객 불만 전화로 큰 곤혹을 치러야했다.

덩치에 걸맞지 않은 카카오의 위기대응력 빈축
이번 카톡 대란과 관련 소셜 커머스업계 한 관계자는 "카카오그룹의 주요 서비스를 하나로 묶은 통합시스템을 구축한 것이 되레 사태를 더 키우는 꼴이 됐다"면서 "간편 결제 서비스인 카카오페이만해도 메신저 앱과 연동돼 있어 그 파장이 더 컸다"고 강조했다.


전문가들은 "카톡이 월간 사용자가 무려 4750만명에 달할 정도로 '국민메신저'로 자리잡자 독점적 환경에 기반, 문어발식으로 서비스를 연동하며 급성장했다"며 "그러나 덩치만 커졌을뿐 재난대응체계 등 그에 걸맞은 사회적 책임에 대해선 방임했음이 이번 사태로 입증됐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카톡 먹통에 일상이 마비되고 대한민국이 멈추는 초유의 사태가 발생했음에도 카카오그룹 측은 재난에 대비한 준비소홀을 자책하기 보다는 천재지변임을 강조하고 있어 이용자들의 눈총을 사고 있다. 카카오 서비스 장애가 장기화한 것은 엄연히 실시간 데이터백업 체계와 재난 장애 대응이 미비한 탓이 크다는게 전문가들의 한결같은 지적이다.


IT전문가 B씨(44)는 "이번 사태는 SK데이터센터 화재가 1차 원인안 것은 분명하다. 하지만 단 한 곳의 데이터센터 전기실에서 난 불로 카카오 관련 대다수 서비스가 먹통이되고 만 하루가 지나도록 장애가 이어진 것은 납득이 안된다"면서 "카카오가 외형은 대그룹의 반열에 올랐지만, 갑작스런 재난에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는 시스템과 전문 인력을 제대로 갖추지 못했다는 것은 비난받아 마땅하다"고 꼬집었다.


카카오와 판교데이터센터에 함께 입주해있는 네이버가 비교적 빨리 서비스를 복구한 사실을 비교하면 카카오의 대응에 문제점이 적지 않다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통상 대규모 이용자를 둔 IT플랫폼 서비스의 경우 여러 데이터센터에 서버를 분산하는 이중화 작업을 통해 비상사태에 대비한다"면서 "한 곳이 화재나 지진, 테러 등으로 작동을 멈춰도 다른 센터에 백업된 데이터로 서비스를 즉각 재개할 수 있는 위기대응체제를 갖추지 못한 게 결국 화근이 된 셈"이라고 지적했다.

 

▲ 윤석열 대통령이 17일 오전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로 출근, 주말 카카오의 '먹통' 사태 등과 관련해 발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제공>


빅테크기업 독과점문제 비화 가능성 커져
카톡 대란이 심각한 사회혼란을 야기하면서 이번 사태가 일파만파 커지는 분위기다. 무엇보다 정부가 이번 카톡 대란 상황을 매우 엄중히 인식하고 있다. 카톡과 주요 관련서비스들이 민간기업에 의해 운영되지만, 국민 대다수가 운영하는만큼 '공공재'에 가깝고, 비상사태 발생시 국민안보와 국민혼란과 직결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급기야 윤석열 대통령은 사태 발생 직후 주무 장관이 직접 대책을 지휘하라고 지시했고, 이종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이 16일 오전 직접 사고 현장을 찾아 현황을 보고받고 대책마련에 착수했다.


윤 대통령은 17일 오전 용산 대통령실 청사 출근길에 '카톡대란과 관련, "만약 독점이나 심한 과점 상태에서 시장이 왜곡되거나 더구나 이것이 국가 기반 인프라와 같은 정도를 이루고 있을 때는 국민 이익을 위해 당연히 제도적으로 국가가 필요한 대응을 해야한다"고 밝혔다.


특히 윤 대통령은 카카오의 시장 점유율이 상당하며, 이러한 독점적 구조와 관련해 정부가 개선을 고민할 부분이 있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그렇다"고 즉답했다. 이어 "그 문제는 공정거래위원회에서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부연했다. 카카오가 쏘아올린 카톡대란이 빅테크기업의 독과점 문제에 대해 정부가 '메스'를 들이댈 가능성이 높아진 것이다.


정치권에서도 카톡대란은 핫이슈로 떠올랐다, 17일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국정감사에선 카톡 먹통 사태가 도마 위에 올라 치열한 공방이 예상된다. 특히 여야를 막론하고 카카오 먹통 사태에 대한 질타의 목소리가 쏟아질 것으로 보여 카카오그룹의 실질적인 총수인 김범수 카카오 의장 등에 대한 국감 증인 채택 여부를 둘러싸고 공방이 예상된다.


금융감독원도 17일부터 카카오뱅크, 카카오페이, 카카오증권 등 카카오 금융계열사를 대상으로 전산센터 화재에 대한 비상대응에 문제가 없었는지 대대적인 점검에 나섰다. 한 관계자는 "카카오 장애 사태에 따른 금융 계열사의 전산 거래 상황 파악에 주력할 것"이라며 "사건이 발생한 15일부터 16일까지 시간대별로 카카오 계열사들의 대응에 문제가 없었는 지 샅샅이 살필 것"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특정 플랫폼에 대다수 국민이 쏠려있는 독점적 서비스의 경우 언제든 이같은 재난이 발생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이번 카톡대란으로 얻는 것도 있을 것"이라고 전제하며, "비온뒤에 땅이 굳듯이 이번 사태가 범 정부 차원의 종합 대책과 해당 운영사들이 어떠한 재난에도 흔들리지 않는 철저한 위기대응시스템을 구축하는 결정적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토요경제 / 이중배 기자 dialee09@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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