잇따른 아파트 분양가 인상...주택 시장 회복 기대감 꺾을까
원자재값 상승 등 여파로 분양가 상승 두드러져
5월 평균 분양가 전년 동기보다 10% 이상 올라
아파트값 상승·거래 증가 등 '회복 기대감' 꺽나
이승섭 기자
sslee7@sateconomy.co.kr | 2023-06-16 11:05:33
서울을 중심으로 아파트 가격이 상승세를 보이고, 거래량도 늘어나는 등 훈풍이 불지만 급등한 분양가 인상 탓에 주택 시장 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꺾일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아파트 분양가가 작년부터 원자재 값 상승 등의 영향으로 큰 폭의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달 서울 민간 아파트 ㎡당 평균 분양가는 전월보다 1.38% 올라 3개월 연속 상승했다. 작년 같은 달과 비교하면 무려 10.11%나 올랐다. 또 수도권 아파트 3.3㎡당 평균 분양가는 전년 동월 대비 11.07%, 전국적으로는 11.77% 뛰었다.
문제는 분양가 인상이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는 데 있다. 아직 주택 시장이 침체 상태에서 벗어나지 못한 상황에서 분양가 상승은 발목을 잡을 우려가 크다고 볼 수 있다. 여기다 시멘트 가격 상승은 분양가 인상을 부채질할 가능성이 높다.
또 최근 한 부동산 플랫폼 업체 설문조사에서 응답자의 70%가 ‘올해 하반기 이후 내년 상반기까지 1년 이내 주택 구입 의향이 있다’라 고 답한 것을 감안하면 더욱 그렇다. 이런 상황에서 분양가 인상은 자칫 주택 시장 회복 분위기에 부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
특히나 분양 시장 양극화 속에 서울과 수도권과 달리 얼어붙은 지방 분양 시장을 더 냉각시킬 소지가 크다는 분석이다.
■ 회복 기대감 높아지는 주택 시장
그동안 얼어붙었던 주택 시장 분위기가 확연히 달라지고 있다. 이는 아파트 가격 상승, 거래량 및 청약 수요 증가 등 주택 관련 지표 상에서도 잘 나타난다.
어제 한국부동산원 발표에 따르면 지난 5월 서울과 인천 아파트 가격이 전달보다 0.01%, 0.04%각각 올라 16개월 만에 반등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국 집값 하락도 올해 들어 5개월 연속 둔화했다. 부동산 시장 회복에 대한 기대 심리가 반영된 영향이다.
주간 시세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6월 2주 주간 아파트 가격 동향’에서 서울이 0.03% 오르며 4주 연속 상승세를 나타냈다. 수도권은 0.02% 오르며 전주(0.01%)보다 상승했다. 지방(-0.03%)도 전주 전(-0.05%)대비 하락 폭을 줄였다.
거래량도 완연한 회복세다. 서울 아파트 거래량은 작년 10월 559건으로 역대 최저치를 기록한 이후 지난 4월 3천188건에 이어 5월 3천155건으로 3천건을 넘어섰다. 예년 월 평균 5천∼6천건에 비해 아직 저조하지만 2021년 8월(4천65건) 이후 1년 8개월 만에 최다 거래량을 기록했다.
올 들어 전국 아파트 청약 경쟁률도 작년 하반기에 비해 크게 상승했다. 한국부동산원에 의하면 올해 5월까지 전국에서 일반 공급 분 아파트 2만6천680 가구의 1순위 청약자가 18만5천691 명에 달해 평균 7.0대 1의 경쟁률을 기록한 것으로 집계됐다.
작년 하반기(7∼12월) 3.8대 1보다 두 배 가까이 올랐다. 지역 별로 보면 서울이 작년 하반기 5.8대 1에서 올해 49.8대 1로 9배 가량 상승했다. 수도권은 3.4대 1에서 5.9대 1로 ,비수도권은 4.0대 1에서 8.2대 1의 경쟁률을 보였다.
이런 청약 열기는 6월 들어서도 이어지고 있다. 서울 뉴타운 내 아파트 분양이 높은 청약 경쟁률을 보이며 완판됐다. 서울 집값이 본격 반등하면서 실 수요자 외 투자 수요자까지 몰리고 있기 때문이라는 게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 원자재값 상승이 분양가 인상 영향
아파트 분양가는 작년부터 급등세를 보였다. 원자재 가격 상승 등 영향으로 공사 단가가 오르면서다 . 이에 향후 분양가 상승세가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부동산 R114에 의하면 작년 아파트 분양가가 16.09%나 상승한 데 이어 올해 들어서도 이달 초 14.78%나 올라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달 서울 민간 아파트 분양 가격도 3개월 연속 상승세를 이어갔다. 어제 주택도시보증공사(HUG)가 밝힌 5월 민간 아파트 분양 가격 동향을 보면 서울 민간 아파트 평균 분양가는 ㎡당 941만4천원으로 전월(㎡당 928만6천원)보다 1.38% 올랐다.
작년 덩기 대비 10.11% 올랐다. 수도권 민간 아파트의 3.3㎡당 평균 분양가는 작년 같은 달 대비 11.07%, 전월 보다 0.79% 상승했다. 또 전국 민간 아파트의 경우 전년 같은 달과 작년 대비 각각 11.77%,0.96% 인상됐다.
■ 주택 시장 회복 기대 발목 잡나
이 같은 분양가 오름세가 앞으로도 계속될 것이라는 전망은 불안감을 키운다. 지난 3월 이후 분양가 상한제 주택에 적용되는 기본형 건축비에 건설 자재 가격과 노무비 인상 등 직접 공사비 상승 분이 반영된 탓이다.
또 주택산업연구원이 최근 주택사업자들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를 보면 지난달 분양가 전망지수는 전달보다 9.1포인트나 올랐다. 게다가 시멘트 가격 인상은 분양가 상승세를 부채질할 우려가 크다. 쌍용C&E와 성신양회는 다음달부터 1종 벌크시멘트 가격을 14.3%, 14.1% 각각 인상할 예정이라고 한다.
청약시장도 최근 다소 숨통이 트이는 기류지만 서울과 지방 간 1순위 청약 경쟁률 양극화가 심화돼, 분양가 상승세가 부정적 요인으로 작용할 여지가 다분하다. 또 사업장 여러 곳에서 사업 주체와 시공사 간 공사비 갈등이 커지고 있는 것도 악재로 지적된다.
원자재값 등 원가 상승에 따른 아파트 분양가 인상은 불가피하다고 볼 수 있다. 다만 이로 인해 조금씩 회복되는 주택 시장 분위기를 냉각시켜서는 곤란하다. 건설업체들이 자체 원가 절감 노력을 통해 분양가 인상률을 낮추는 게 바람직하다. 정부도 시멘트 등 원자재 가격 인상을 최소화토록 하고 미분양과 고금리 등으로 어려움에 빠진 주택전설업계에 대한 정책적 지원 방안 마련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토요경제/이승섭 대기자 sslee7@sateconomy.co.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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