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임기 후반 장인화 포스코 회장, 리더십의 한계인가 …국내외서 ESG 리스크 분출
양지욱 기자
yjw@sateconomy.co.kr | 2026-06-18 13:13:31
장인화 포스코그룹 회장이 임기 후반에 들어섰다. 내년 3월이면 새로운 수장으로 교체되거나 장 회장의 연임이 결정된다.
사주가 없는 ‘포스코그룹’ 지배구조상 회장의 첫 3년 임기는 늘 ‘연임 지렛대’로 통한다.
장 회장 역시 ‘철강 본원 경쟁력 회복’과 ‘이차전지소재 밸류체인’ 완성이라는 '2 Core(코어) 전략’을 앞세워 임기 내내 실적 반등에 속도를 내왔다.
비핵심 자산 약 73건을 정리해 구조조정을 단행했고, 적자 덩어리 중국 자산을 과감하게 정리했다. 과거에 무산됐던 ‘인도 일관제철소’ 합작 진출을 확정지었고, 아르헨티나 리튬 신사업도 성과가 나타나기 시작했다.
최근에는 전남 광양에 친환경 대형 전기로를 준공하며 그린스틸(저탄소 철강) 전환의 신호탄도 쐈다. 6000억원 규모의 자사주까지 소각해 주주환원도 병행했다.
숫자만 놓고 보면 장 회장의 연임 명분은 충분해 보인다. 하지만 그룹의 백년대계를 지탱해야 할 ‘지속가능성’은 국내 뿐 아니라 모잠비크·아르헨티나·인도 등 전 세계 공급망에서 균열을 보이고 있다. 장 회장의 리더십 한계가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에서 여실히 보여준 셈이다.
아프리카 모잠비크 테테주 석탄 광산 논란은 포스코의 공급망 ESG 실사 체계가 얼마나 안일한 지 묻는 사건이다.
최근 MBC 보도에 따르면 포스코에 공급되는 석탄을 채굴하는 현지 광산이 기준치의 7배가 넘는 미세먼지와 발파 소음 등 심각한 환경오염을 일으켜 현지 법원으로부터 조업 중단 명령까지 받았다. 그럼에도 포스코는 방송사 취재로 이 논란을 인지한 것으로 알려졌다.
포스코 측은 “최종 구매자일 뿐”이라고 해명했지만 글로벌 투자 시장은 이미 최종 구매 기업에도 공급망 전반의 환경·인권 실사를 요구하고 있다.
앞서 2015년 인도네시아 팜유 농장 훼손으로 노르웨이 국부펀드(GPFG)로부터 '투자 배제'라는 흑역사를 겪고도 포스코의 글로벌 환경 감수성은 여전히 제자리에 머물러 있었던 셈이다. 장 회장도 당시 경영진으로 근무했기 때문에 모를수 없다.
이차전지소재 밸류체인 구축을 위해 추진하고 있는 아르헨티나 옴브레 무에르토 리튬 염호 개발 역시 현지 환경 단체와 주민들과의 마찰이 커지고 있다. 리튬 채굴에 따른 대규모 용수 사용, 환경영향평가, 현지 사업장의 열악한 노동환경이 언론에 보도되며 최근 카타마르카주 의회는 포스코의 ‘살 데 오로’ 프로젝트에 대해 용수 사용 현황과 환경 보호 조치 등을 확인하겠다는 절차에 나섰다.
‘인도제철소’ 사업 재도전 역시 20년 숙원 사업 해결이라고 치켜 세울수 없다. 포스코는 과거 오디샤주 일관제철소 사업에서 토지 수용, 생계권, 환경 훼손 논란과 주민 반대에 부딪혀 결국 철수한 바 있다. 최근 JSW스틸과의 합작으로 다시 오디샤 사업이 추진되고 있지만 시민사회단체들은 인권·환경 실사의 필요성을 요구하며 반발이 커지고 있다.
국내 사업장의 안전리스크는 더 뼈아프다. 장 회장은 신년사마다 “안전 최우선 경영”을 외치고 있지만, 중대재해 사망자 수는 오히려 더 늘었다. 취임부터 현재까지 약 2년4개월간 총 9명의 노동자가 사망했다. 국내외를 가리지 않는 ESG 관리부실이라는 비판이 나오는 이유다.
장 회장은 올해 창립기념사에서 ‘창업 정신의 재해석’과 전략 실행력을 강조했다. 하지만 지금 포스코에 필요한 것은 단기 실적을 짜내기 위한 실행력 독려가 아니다.
포스코의 창업정신은 ‘제철보국’이었다. 철을 만들어 나라에 보답하겠다는 사명감, 실패하면 물러설 곳이 없다는 ‘우향우 정신’, 국민경제를 떠받치는 기업으로서의 공적 책임이 그 뿌리였다.
국가 산업의 기반인 ‘포스코’ 수장에게 요구되는 리더십은 단순한 성과 창출이 아니라 ‘공익을 위한 책임경영’ 이다.
38년 차 포스코맨인 장 회장이 진정한 포스코人이라면, 선대가 남긴 제철보국과 책임경영의 유산을 실적 쌓기의 명분으로 퇴색시켜서는 안 된다. 지금 증명해야 할 것은 더 많은 숫자가 아니라, 환경과 안전의 균열을 메울 ESG 관리 역량이다.
토요경제 / 양지욱 기자 yjw@sateconom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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