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풍·MBK, ‘집중투표제’ 소송 검토…고려아연 “주주권익 위한다면 동의해야 ”

‘집중투표제에 의한 이사 선임안’은 자본시장법 위반, 의안상정금지 가처분 소송 검토
고려아연 “절차적 하자 없고, 영풍·MBK가 지배구조 개선이 목표라면 이에 동의해야 ”

양지욱 기자

yjw@sateconomy.co.kr | 2024-12-27 11:45:18

▲ 왼쪽부터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 장형진 영풍 고문<편집=토요경제>

[토요경제 = 양지욱 기자] 영풍·MBK파트너스가 고려아연의 자기주식 처분금지 가처분 신청은 취하했지만, 최윤범 회장 측을 상대로 주총 의안상정금지 가처분 소송 신청을 고려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27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영풍·MBK는 지난 13일 고려아연을 상대로 제기한 ‘자사주 처분 금지 가처분’ 소송을 26일 취하했다.

영풍·MBK는 고려아연이 자기주식에 관해 소각 이외의 일체행위를 하지 않겠다고 여러 차례 확약했고, 재판부에서 이를 심문조서에 기재까지 했기 때문에 소를 취하했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고려아연은 보도자료를 내고 “가처분 신청의 각하·기각이 예상되자 2주 만에 발 빼기 하는 것”이라며 “애초 존재하지도 않은 허위 사실에 기반해 무리하게 가처분 신청을 하며 여론 플레이를 하다가, 면피용으로 급히 가처분을 취하했다”고 비판했다.

고려아연은 “이미 수차례에 걸쳐 공개매수로 취득한 자기주식을 적절한 시기에 합법적인 절차를 거쳐 전량 소각할 계획이라고 주주와 시장, 금융 당국에 발표한 바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런데도 영풍·MBK 연합 측은 뜬금없이 법적으로 가능하지도 않은 대차거래 가능성을 제기하며 시장에 잘못된 정보를 흘리고 고려아연이 법령을 위반하며 자기주식을 처분할 의도가 있는 것처럼 오해하도록 만들었다”고 주장했다.


영풍·MBK, ‘집중투표제’는 법 위반… 고려아연 “지배구조개선 목표면 동의해야”


한편 영풍·MBK는 유미개발(고려아연 지분 1.63%)이 제안한 ‘집중투표제’ 도입을 고려아연이 받아들여 이를 임시주총에서 결정하기로 한 것에 대해 최 회장 측을 상대로 ‘의안상정금지’ 가처분 소송을 검토 중이다.


이는 고려아연이 지난 23일 임시주주총회 의안을 확정 짓고 주총소집결의를 정정 공시한 것에 대해 고려아연의 ‘집중투표제에 의한 이사 선임안’ 안건이 법률 위반 이라는 것이다. 또 자본시장법상 주주평등원칙에도 위배 된다고 영풍·MBK는 보고 있다.

집중투표제는 이사를 선임할 때 주식 1주에 대해 선임하고자 하는 이사의 수만큼 의결권을 부여하는 투표 방식이다. 이 방식은 다수의 이사 후보가 있으면 주어진 의결권을 한 명 또는 여러 명의 후보에게 집중 또는 분배해 투표할 수 있다. 그러므로 소액 주주도 의결권을 집중해 이들이 추천한 이사를 선임할 수 있게 된다.

고려아연의 경우 이사 후보가 총 21명이기 때문에 ‘집중투표제’가 도입되면 지분 관계가 다양한 최윤범 회장 측에 유리한 선임방식이다.

또 영풍·MBK는 고려아연이 자본시장법을 위반한 정황도 있다고 보고 있다. 최 회장 측이 집중투표제 도입안을 준비하면서 계속 주식을 사 모은 것이 다른 일반주주들에게 피해를 줬다고 지적했다.

MBK 관계자는 “만약 집중투표제 도입 안건이 올라온다는 사실을 국민연금이나 개인 소액주주 등 다른 주주들이 알았다면, 이들도 원하는 후보를 이사회에 입성시키려는 시도를 했을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반면 고려아연은 ‘집중투표제를 통한 이사 선임 청구의 건’은 적법한 절차에 따라 결정됐다고 밝혔다.

고려아연 측은 정관 변경 안건이 가결되는 것을 조건으로 후속 안건을 제안하고 주총에 상정하는 것은 법리적으로나 실무적으로 이견이 없다는 게 법조계 의견이라고 덧붙였다.

또한 다른 주주에게 손해를 끼치고 있다는 주장에 대해서는 유미개발의 주주제안은 임시주총 개최 6주 전에 제출 및 통지가 이뤄졌다며, 절차적 문제가 없다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고려아연은 “영풍·MBK는 이사회 장악 후 높은 경영권 프리미엄을 붙여 지분을 처분하는 데 장애가 되는 것이라면 그것이 비록 소수 주주 보호를 위한 제도일지라도 반대하겠다는 뜻으로 읽힌다”고 비판했다.

고려아연 관계자는 “영풍·MBK는 지금까지 집행위원회와 이사 14명 선임 안건 외에는 제안한 게 없다”며 “일반 주주의 권익과 지배구조 개선이 목표라고 말한다면 소수 주주를 위한 집중투표제에 동의하고 지지를 하는 것이 맞다”고 강조했다.

 

토요경제 / 양지욱 기자 yjw@sateconom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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