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뜨거운 감자’ 11번가 운명은?…SK스퀘어, 이사회 콜옵션 ‘주목’

양지욱 기자

yjw@sateconomy.co.kr | 2023-11-28 10:56:32

▲ 11번가 CI

 

SK스퀘어가 FI(재무적 투자자)에 5000억원을 투자받으며 넘겼던 11번가 지분을 되사올지를 결정하는 이사회를 29일 개최한다. 이날 이사회의 콜옵션 행사 결정이 11번가의 존폐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어 관련업계가 주목하고 있다.

28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SK스퀘어는 29일 이사회를 열고 11번가 콜옵션(미리 정한 가격에 자산을 살 수 있는 권리) 행사 여부를 결정한다.

SK플래닛은 지난 2018년 나일홀딩스컨소시엄(PEF 운용사 H&Q 컨소시엄, 국민연금, 새마을금고로 구성)에 11번가 지분 18.18%를 넘기고, 5000억원을 투자받았다.

당시 SK플래닛과 컨소시엄은 2023년 9월 30일까지 11번가의 기업공개(IPO)를 추진하기로 합의한다. 또한 이를 완료하지 못하면 컨소시엄이 SK플래닛의 11번가 보유 지분까지 끌어다 강제 매각(드래그얼롱·Drag along)하되, 그 전에 SK플래닛이 컨소시엄의 보유 지분을 다시 되살 수 있는 권한(콜옵션)을 부여하는 드래그 앤드 콜(Drag&call) 계약을 체결했다.

이후 11번가의 대주주는 SK플래닛에서 SK그룹 중간 지주사인 SK스퀘어로 변경됐다.

문제는 경기 불황 등의 이유로 주식시장이 침체되면서 양사가 계약기간 내 11번가의 IPO가 무산된 것이다. 이후 SK스퀘어는 큐텐에 11번가를 매각하려 했지만 이 역시도 최종적으로 협상이 결렬될 상태다.

이 과정에서 투자금을 회수하려는 컨소시엄이 콜옵션을 행사했고, SK스퀘어는 이사회가 컨소시엄의 콜옵션을 받을지 여부를 결정하는 단계까지 내몰리게 됐다.

SK플래닛이 컨소시엄의 11번가 지분을 다시 구매하려면 원금 5000억원과 연 이자 3.5%를 포함해 약 5500억원이 자금이 필요하다. 반대로 콜옵션을 받지 않으면 컨소시엄은 모든 권한을 갖고 11번가 지분 전체를 매각한 후, 투자금과 이자를 제외한 돈만 SK플래닛 측에 돌려주면 된다.

SK플래닛의 진짜 고민은 지금부터 시작된다. SK스퀘어는 11번가 지분 80.3%의 가치를 1조494억원으로 평가하고 있다. 만약 SK플래닛이 컨소시엄의 콜옵션을 받지 않을 경우, 컨소시엄은 자신들의 투자금에 대한 손해를 보지 않기 위해 11번가 전체 지분을 5500억원 이상으로만 시장에 매각하면 된다.

1조원이 넘는 11번가가 5500억원대에 매각되면 SK플래닛은 컨소시엄으로부터 단 한 푼도 돌려받지 못하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 투자금을 빠르게 회수하려는 컨소시엄이 신속한 매각을 위해 굳이 제값을 받고 11번가를 매각할 이유가 없는 것이다.

반대로 SK플래닛이 나머지 지분이라도 건지기 위해서는 컨소시엄의 콜옵션을 받아야 하는데, 이 경우 적자를 이어가고 있는 11번가에 5500억원이라는 자금을 더 투입해야 하는 부담이 있다. 매각까지 추진했던 밑 빠진 기업에 돈을 쏟아붓는 격이 아닐 수 없다.

관련업계에서는 진퇴양난에 빠진 SK플래닛이 컨소시업의 콜옵션을 쉽게 수용하기 어려운 만큼 IPO 기한을 연장하는 제3의 대안을 내놓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관련업계 한 관계자는 “SK플래닛이 11번가를 매각하려 했지만 이미 실패한 만큼, 컨소시엄이 11번가를 주도적으로 매각하는 작업 역시 만만치 않을 것”이라며 “결국 IPO를 성공시켜야만 양측 모두 이익을 볼 수 있으므로 다른 타협안을 찾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토요경제 / 양지욱 기자 yjw@sateconom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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