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는 금리 동결, 日은 1% 인상…코스피 9000선 앞 ‘긴축 변수’
연준, 기준금리 3.50~3.75% 유지했지만 인상 가능성 시사…일본은행 1% 금리 진입에 엔캐리·외국인 수급 변수 부상
최은별 기자
ceb@sateconomy.co.kr | 2026-06-18 10:44:09
미국은 금리를 동결했지만 인상 가능성을 열어뒀고, 일본은 실제 금리를 1%로 올렸다. 코스피가 9000선에 바짝 다가선 가운데 글로벌 통화정책이 국내 증시의 새 변수로 떠올랐다. 반도체와 인공지능(AI) 기대가 지수를 끌어올렸지만, 미국의 매파적 동결과 일본의 금리 정상화는 외국인 수급과 환율, 성장주 밸류에이션을 동시에 흔들 수 있는 요인이다.
미국 연방준비제도는 17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기준금리 목표 범위를 3.50~3.75%로 유지했다. 표면적으로는 동결이다. 그러나 시장이 주목한 것은 결정 자체보다 향후 경로다. 연준은 경제 활동이 견조하다고 평가하면서도 물가가 여전히 2% 목표보다 높다고 밝혔다. 중동 정세에 따른 에너지 가격 부담도 물가 불확실성으로 언급했다.
점도표도 인하 기대와 거리가 멀었다. 로이터에 따르면 연준 정책위원 19명 가운데 9명은 올해 금리 인상 가능성을 예상했다. 이 가운데 6명은 한 차례가 아닌 복수 인상 가능성까지 열어둔 것으로 나타났다. 불과 몇 달 전까지 시장에 남아 있던 금리 인하 기대가 빠르게 약해진 셈이다. 미국 금리가 높은 수준에 더 오래 머물거나 추가 인상될 수 있다는 전망은 달러 강세와 위험자산 조정 압력으로 이어질 수 있다.
일본은행의 결정은 더 직접적이다. 일본은행은 16일 금융정책결정회의에서 단기 정책금리를 기존 0.75% 수준에서 1.0% 수준으로 올렸다. 일본 기준금리가 1%대에 진입한 것은 1995년 이후 처음이다. 일본은행은 물가와 경기, 금융 여건을 보며 추가로 완화 정도를 조정하겠다는 입장도 밝혔다. 시장은 이를 일회성 인상보다 일본 통화정책 정상화의 연장선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국내 증시에 부담이 되는 대목은 엔캐리 거래 청산 가능성이다. 엔캐리 거래는 낮은 금리의 엔화를 빌려 해외 고수익 자산에 투자하는 방식이다. 일본 금리가 오르면 엔화 조달 비용이 높아지고, 일부 자금은 위험자산에서 빠져나올 수 있다. 아직 미국과 일본의 금리 차가 크기 때문에 전면적인 청산을 단정하기는 어렵다. 다만 일본의 다음 인상 속도가 빨라지면 엔화, 원화, 외국인 수급은 동시에 흔들릴 수 있다.
코스피는 이미 사상 최고권에 올라 있다. 17일 코스피는 8864.24로 마감하며 9000선에 근접했다. 지수 상승의 중심에는 SK하이닉스 등 반도체주가 있다. 고대역폭메모리(HBM)와 AI 수요, 미국 증시 재평가 기대가 주가를 끌어올렸다. 그러나 지수가 많이 오른 만큼 금리 변화에는 더 민감해졌다. 높은 금리는 성장주의 현재가치를 낮추고, 외국인 투자자의 위험자산 선호를 약화시킬 수 있다.
환율도 변수다. 미국의 추가 인상 가능성은 달러 강세 요인이다. 일본의 금리 인상은 엔화 강세 요인이지만, 글로벌 자금이 위험자산을 줄이는 방향으로 움직이면 원화에는 부담이 될 수 있다. 원화 약세는 외국인 입장에서 환차손 우려를 키운다. 국내 증시가 외국인 수급에 크게 의존하는 상황에서는 금리와 환율의 동시 변화가 지수 변동성을 키울 수 있다.
당장 충격이 폭발할 가능성은 제한적이다. 연준은 금리를 올리지 않았고, 일본은행도 금융 여건이 여전히 완화적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시장의 기준점은 바뀌었다. 미국은 인하가 아니라 인상 가능성을 다시 말하기 시작했고, 일본은 1% 금리 시대에 들어섰다. 코스피 9000선의 관건은 기업 실적만이 아니다. 앞으로는 미국의 다음 점도표, 일본의 추가 인상 속도, 원화 환율이 같은 무게로 국내 증시를 흔드는 변수가 될 수 있다.
토요경제 / 최은별 기자 ceb@sateconom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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