檢, 이재명 구속영장…200억 배임·800만달러 뇌물 혐의
김남규
ngkim@sateconomy.co.kr | 2023-09-18 10:43:48
검찰이 18일 ‘백현동 개발사업 특혜 의혹’과 ‘쌍방울그룹 대북송금 의혹’을 받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에 대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이번 구속영장 청구는 올해 2월 위례·대장동 개발 특혜 의혹과 성남FC 불법 후원금 의혹 등으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가 국회 체포동의안 부결로 기각된 지 약 7개월 만이다.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1부(엄희준 부장검사)는 이날 이 대표에 대해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법상 배임, 특정범죄 가중처벌법상 뇌물, 위증교사, 외국환거래법 위반 혐의로 구속영장을 청구하고 신병확보에 나섰다.
검찰 측은 “법령상 일반적으로 피의자에게 적용되는 구속기준에 따라 범죄의 중대성과 증거인멸 등 구속 사유를 충분히 고려했다”며, 이 대표의 단식 상황에 대해서는 “형사사법이 정치적인 문제로 변질돼서는 안 된다. 피의자에게 법령상 보장되는 권리 이외에 다른 요인으로 형사사법에 장애가 초래돼서는 안 된다는 원칙하에 구속영장을 청구했다”고 밝혔다.
검찰은 이 대표가 성남시장으로 재직하던 2014년 4월부터 2017년 2월 사이 정진상 전 민주당 대표실 정무조정실장과 공모해 분당구 백현동 옛 한국식품연구원 부지에 아파트를 짓는 과정에서 민간업자에게 각종 특혜를 몰아준 것으로 보고 있다. 또한 이결과 성남도시개발공사(이하 공사)에 200억원 상당의 손해를 끼친 혐의도 적용하고 있다.
성남시 정책실장이던 정 전 실장과 이 대표는 ‘대관 로비스트’ 김인섭(구속기소) 전 한국하우징기술 대표의 청탁을 받아 공사를 사업에서 배제했다. 아시아디벨로퍼 정바울(구속기소) 회장이 운영하는 성남알앤디PFV가 단독으로 사업을 진행하게 했다는 것이다.
검찰은 사업 진행 과정에서도 아파트 건설 목적의 용도지역 상향, 기부채납 대상 변경, 임대아파트 비율 축소, 불법적인 옹벽설치 승인 등을 승인해주는 특혜가 제공됐다고 판단했다. 사업을 독차지한 정 회장은 1356억원 상당의 이익을 얻었다.
김 전 대표는 로비 대가로 정 회장으로부터 77억원을 챙겼고, 반면 공사는 최소 200억원의 손해를 봤다는 것이 검찰 판단이다.
이 대표는 2018년 12월 김병량 전 성남시장의 수행비서였던 김모씨에게 전화해 수원지법 성남지원에서 열린 자신의 ‘검사 사칭 사건’ 관련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 재판에서 허위 증언을 해달라고 요구한 혐의도 받고 있다.
김 씨는 다음해 2월 법정에서 이 대표 측 증인으로 출석해 ‘검사사칭 사건 수사 당시 김 전 시장과 KBS 간에 최철호 PD에 대한 고소는 취소하고 이 대표만 주범으로 몰기로 하는 협의가 있었다’고 증언했다. 하지만 김씨는 협의 내용을 알지 못했고 실제로 고소도 취소하지 않았다.
대북송금 의혹은 이 대표가 경기도지사였던 2019∼2020년 이화영(구속기소) 전 경기도 평화
부지사와 공모해 김성태(구속기소) 전 쌍방울그룹 회장에게 북한에 보낼 800만달러를 대납하도록 한 것이 핵심이다.
검찰은 이 대표가 2019년 1∼4월 사이 대북 제재로 경기도가 북한에 보내기로 한 500만달러 상당의 스마트팜 사업 지원대금을 보낼 수 없게 되자, 독점적 사업 기회 제공 및 기금 지원 등을 요구하는 김 전 회장의 청탁을 받아주는 조건으로 500만달러를 북한에 대납하도록 했다고 보고 있다.
2019년 7월∼2020년 1월에는 김 전 회장에게 방북 추진을 부탁하면서 북한에서 요구하는 차량 등 의전비용을 포함한 방북 비용 300만달러 대납을 요구했다. 김 전 회장은 300만달러 대납 조건으로 도지사와의 동행 방북을 요구했다.
이 대표에 대한 체포동의안은 국회 일정을 고려하면 20일 본회의에서 보고되고 21일 표결될 것으로 예상된다.
먼저 서울중앙지법이 이 대표의 체포동의의 요구서를 서울중앙지검에 보내면 대검찰청과 법무부를 거쳐 대통령 재가를 받은 뒤 국회에 제출된다. 국회의장은 요구서를 받은 후 처음 개의하는 본회의에서 이를 보고하고 24시간 이후, 72시간 이내에 본회의를 열어 표결에 부쳐야 한다.
한편, 앞서 검찰은 2월 16일 이 대표에 대해 위례·대장동 의혹과 성남FC 후원금 의혹으로 첫 번째 구속영장을 청구했지만, 국회 본회의에서 체포동의안이 부결돼 3월 2일 법원에서 구속영장이 자동 기각됐다.
토요경제 / 김남규 기자 ngkim@sateconomy.co.kr
[ⓒ 토요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