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국민·NH농협 등 5대 은행, 가계대출 줄고 기업대출 7.6조 늘어…72% 대기업

가계대출 6개월 만에 감소…주담대 증가폭 급감
기업대출 7.6조 증가…생산적 금융은 ‘배분’이 관건

김연수 기자

kys@sateconomy.co.kr | 2026-10-02 10:39:25

KB국민은행과 NH농협은행 등 5대 은행의 대출 무게중심이 9월 가계에서 기업으로 이동했다. 가계대출이 6개월 만에 감소한 반면 기업대출은 큰 폭으로 늘었다. 다만 증가분이 대기업에 집중돼 기업금융 확대가 중소기업까지 확산되는지가 다음 관전점이다.

2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의 9월 말 가계대출은 780조8340억원으로 한 달 전보다 1조2852억원 감소했다. 가계대출이 줄어든 것은 지난 3월 이후 처음이다.

주택담보대출 증가세가 크게 둔화했다. 8월 3조3319억원 늘었던 주담대는 지난달 1252억원 증가하는 데 그쳤다. 신용대출은 오히려 1조3415억원 줄었다. 금융당국의 가계부채 관리와 은행권의 대출 관리가 맞물린 결과로 풀이된다.

반대로 기업대출은 크게 늘었다. 5대 은행의 중소기업대출은 한 달 동안 2조830억원 증가했고 대기업대출은 5조4888억원 늘었다. 기업대출 증가분을 합치면 7조5718억원으로 가계대출과 방향이 뚜렷하게 갈렸다. 대기업대출 잔액은 처음으로 200조원을 넘어섰다.

특히 기업대출 증가분의 약 72%가 대기업에서 나왔다. 은행권이 가계대출 대신 기업금융을 성장축으로 키우고 있지만 자금 증가분은 아직 대기업 쪽에 더 많이 쏠려 있는 셈이다.

정부가 추진하는 생산적 금융과도 맞닿아 있다. 금융위원회는 가계·부동산에 집중된 자금을 기업과 미래 성장산업으로 돌리는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지난 3월 말 기준 주요 금융회사에서도 기업대출과 투자 잔액이 늘면서 자금 흐름 변화가 나타났다고 평가했다.

다만 기업대출 증가액 전체를 생산적 금융으로 해석해서는 안 된다. 기업대출에는 시설투자뿐 아니라 운전자금과 기존 차입금 상환·재조달 등도 포함된다. 실제 생산적 금융의 성과를 판단하려면 자금이 혁신기업이나 설비투자, 성장산업으로 얼마나 흘러갔는지를 따로 확인해야 한다.

9월 은행권 대출은 가계에서 기업으로 자금축이 이동하고 있다는 점을 숫자로 보여줬다. 앞으로는 기업대출의 증가 규모보다 어느 기업과 산업에 자금이 공급되는지가 은행권 생산적 금융의 성과를 가를 전망이다.

 

토요경제 / 김연수 기자 kys@sateconom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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