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정부 2기 시동…인선 키워드는 속도와 통제
한성숙 총리 후보자 청문회 앞두고 청와대 수석급 중폭 교체…검찰개혁·민생·안보라인 재정비
조봉환 기자
ceo@sateconomy.co.kr | 2026-06-22 10:34:21
이재명 정부가 2기 체제 전환에 들어갔다. 국무총리 후보자를 지명한 데 이어 청와대 수석급 참모진을 대거 교체하며 집권 2년 차 국정 운영의 방향을 드러냈다. 표면상 키워드는 ‘속도’와 ‘소통’이다. 그러나 인선 내용을 들여다보면 검찰개혁 후속 작업, 민생·노동 과제, 경제안보 대응까지 동시에 관리하겠다는 뜻이 담겨 있다.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 21일 홍보소통수석에 성기홍 전 연합뉴스 대표이사를, 민정수석에 한찬식 김앤장법률사무소 변호사를, 사회수석에 김경자 우석대 객원교수를 각각 임명했다. 국가안보실 1차장에는 강건작 미래국방전략위원회 위원, 3차장에는 송기호 국가안보실 경제안보비서관을 발탁했다.
청와대는 이번 인사를 국정 2년 차 비전인 ‘대체불가 대한민국’을 속도감 있게 구현하기 위한 인선이라고 설명했다. 강훈식 대통령비서실장은 인사 브리핑에서 “지난 1년간의 성과를 토대로 국정 2년 차 비전인 대체불가 대한민국을 속도감 있게 구현하는 데 중점을 뒀다”고 밝혔다.
홍보소통수석에 언론인 출신을 발탁한 것은 국정 성과를 국민에게 더 쉽게 전달하겠다는 뜻으로 읽힌다. 성기홍 수석은 연합뉴스 정치부장, 논설위원, 연합뉴스TV 보도국장, 연합뉴스·연합뉴스TV 대표이사를 지냈다. 청와대는 성 수석에 대해 “취재 현장의 감각, 보도 책임자로서의 균형감과 판단력을 겸비한 인사”라고 평가했다.
가장 논란이 큰 인선은 민정수석이다. 한찬식 수석은 법무부 인권국장과 서울동부지검장 등을 지낸 검찰 출신 법조인이다. 청와대는 공직사회 책임성 강화와 중대범죄수사청·공소청 신설 등 검찰개혁 후속 과제를 맡길 적임자로 판단했다. 검찰 조직과 수사 체계를 아는 인물을 민정라인에 배치, 제도 개편의 마무리를 맡기겠다는 계산이다.
그러나 여권 내부에서도 우려가 나왔다. 조국혁신당은 지난 21일 한 수석의 과거 서울동부지검장 재직 시절 문재인 정부 ‘환경부 블랙리스트’ 수사 이력을 문제 삼았다. 조국혁신당은 올 하반기 검사 보완수사권과 전건송치주의를 둘러싼 검찰개혁 2단계 논의를 앞두고 있는 만큼 “반개혁적 전력이 우려된다”고 했다. 대통령실은 개혁 완수를 위한 실무형 인선이라고 설명하지만, 개혁 강도를 중시하는 진영에서는 검찰 출신 민정수석 발탁 자체를 불편하게 보는 분위기다.
사회수석에 김경자 우석대 객원교수를 임명했다. 김 수석은 약사 출신으로 보건의료노조와 민주노총에서 활동한 노동·시민사회 인사다. 청와대는 김 수석이 국민이 성장의 기회와 혜택에서 소외되지 않도록 사회적 과제를 해결할 적임자라고 설명했다. 고용노동부 장관과 노동비서관에 이어 사회수석까지 노동·보건의료 현장 경험이 있는 인사가 배치되면서, 산재 예방과 사회안전망, 보건의료 정책의 추진력이 강화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안보라인 인선은 전통 안보와 경제안보를 나눠 보강한 성격이 짙다. 강건작 국가안보실 1차장은 육군 장성 출신으로 문재인 정부 청와대 국가위기관리센터장과 국방개혁비서관을 지냈다. 군 구조개혁과 자주국방 경험을 고려한 인선이다. 송기호 3차장은 경제안보비서관에서 승진했다. 미국 관세 정책 변화와 중동발 공급망 리스크가 이어지는 상황에서 경제안보 정책의 연속성을 유지하려는 선택으로 볼 수 있다.
2기 체제의 다른 축은 총리 인선이다. 이 대통령은 지난 7일 한성숙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을 새 국무총리 후보자로 지명했다. 한 후보자는 IT 기업인 출신으로, 이재명 정부 첫 중기부 장관을 지냈다. 정치권에서는 한 후보자 지명을 두고 전통 관료나 정치인 총리보다 산업·디지털 전환에 무게를 둔 인선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국정 2년 차에 경제·산업 성과를 앞세우겠다는 뜻이라는 해석도 가능하다.
한 후보자에 대한 국회 인사청문회는 오는 25일과 26일 열린다. 여야는 이미 청문회 증인·참고인 채택을 두고 맞섰다. 국민의힘 강승규 의원은 증인과 참고인을 통해 사실관계를 살펴보는 것이 인사청문회의 핵심이라며 여당의 증인 채택 거부를 비판했다. 반면 더불어민주당 김한규 의원은 야당의 증인 요구가 청문회를 신상털기와 정권 흠집내기 장으로 만들려는 의도라고 반박했다.
총리 청문회가 마무리되면 후속 개각도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한 후보자 지명으로 공석이 되는 중소벤처기업부를 비롯해 국토교통부, 보건복지부 등이 개각 대상으로 거론된다.
이번 인선의 배경에는 지난 3일 지방선거 이후 민심 재점검도 깔려 있다. 청와대와 여권은 대구·경북·경남뿐 아니라 서울에서 나타난 선거 결과를 무겁게 보고 있다. 강훈식 실장은 지난 7일 브리핑에서 “회복과 정상화를 넘어서 국가 대도약이라는 국정과제를 중심으로 필요한 것들이 무엇인지를 재점검 중”이라고 말했다. 2기 인선은 단순한 자리 교체가 아니라 지방선거 이후 국정운영 방식을 다시 짜는 작업이라는 뜻이다.
다만 야권은 이번 개편을 성과 부족을 덮기 위한 인적 재배치로 볼 가능성이 크다. 한성숙 총리 후보자 청문회에서 국정 운영 능력과 도덕성, 정책 성과를 집중 검증하겠다는 입장이다. 특히 부동산, 검찰개혁, 연금개혁, 노동정책은 여야 충돌이 불가피한 의제다.
이재명 정부 2기 인선은 안정과 쇄신을 동시에 노린 절충형이다. 경제라인을 크게 흔들지 않으면서 홍보·민정·사회·안보라인을 바꿨다. 총리는 산업·디지털 경험을 가진 인물을 앞세웠고, 민정에는 검찰 출신을, 사회에는 노동·보건의료 인사를 배치했다. 각 분야의 현안을 알고 있는 실무형 인선을 통해 국정 속도를 높이겠다는 구상이다.
관건은 인선 효과가 실제 정책 성과로 이어지느냐다. 청와대가 말한 ‘대체불가 대한민국’은 구호만으로 완성되지 않는다. 총리 인준, 후속 개각, 검찰개혁 입법, 부동산 정책, 연금개혁, 노동·안전 대책이 줄줄이 시험대에 오른다. 2기 이재명 정부는 인사를 끝낸 것이 아니라 이제 본격적인 검증의 문턱에 섰다.
토요경제 / 조봉환 기자 ceo@sateconom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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