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권, 대출 넘어 ‘생산적 금융’ 경쟁…청년·기업·에너지·취약계층으로 넓힌다

KB국민·하나·농협·신한·우리은행, 인재 양성부터 재생에너지 PF·포용금융까지 확대

김연수 기자

kys@sateconomy.co.kr | 2026-06-18 13:12:49

은행권의 경쟁이 단순 예대마진과 금리 혜택을 넘어 생산적 금융과 사회적 가치 창출로 확장되고 있다. 청년 취업 교육, 기업금융 콘텐츠, 재생에너지 프로젝트파이낸싱(PF), 장애인·고령층 자산관리, 보훈가족 지원, 자산가 대상 투자전략까지 은행의 역할이 넓어지는 모습이다.
 

▲ [KB국민은행]

 

KB국민은행은 비수도권 청년을 대상으로 금융권 취업 지원 프로그램 ‘KB-Bridge’ 교육생을 모집한다. 모집 기간은 다음 달 19일까지다. KB-Bridge는 고용노동부와 산업통상부가 주관하는 ‘K-뉴딜 아카데미’의 일환으로, 디지털 금융 인재 양성을 목표로 한다.

대상은 만 15세 이상 34세 이하 미취업 청년이다. KB국민은행은 직무 교육 기회가 상대적으로 부족한 비수도권 청년 120명을 선발할 계획이다. 교육생은 5개월간 금융·디지털 산업 이해, OA·AI 활용, Python·SQL 기초, AI 에이전트 활용, AI 기반 데이터 분석 등을 학습하고 실무 프로젝트도 수행한다.

취업 지원도 붙는다. 교육 기간 동안 최대 375만원의 훈련수당과 금융 자격증 취득 지원금이 제공된다. 모의면접, 이력서·자기소개서 첨삭, 현직자 특강, 네트워킹 캠프도 운영된다. 은행의 청년 지원이 단순 장학이나 채용 홍보를 넘어 디지털 금융 실무 교육으로 이동하고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KB국민은행은 기업금융 홍보 방식도 바꾸고 있다. 배우 김남길을 주연으로 한 기업금융 소재 드라마를 제작해 기업금융 전문가 RM의 역할을 알린다. 지난 3월 기업금융 광고에 이어 실제 영업 현장에서 기업 고객과 만나는 은행원의 역할을 드라마 형식으로 풀어내겠다는 전략이다.

▲ [하나은행]

 

하나은행은 친환경 인프라 금융과 취약계층 자산관리로 보폭을 넓혔다. 하나은행은 국내 최대 규모 친환경 인프라 프로젝트인 ‘완도금일해상풍력 발전단지’ 조성을 위한 금융주선 계약을 체결했다. 지난 2월 한국남동발전과 체결한 업무협약의 후속 조치다.

하나은행은 시행사인 완도금일해상풍력과 금융주선 계약을 맺고, PF 이전 단계부터 개발·건설·운영 전 과정의 사업 구조와 리스크를 검토한다. 또 지난 3월 하나대체투자자산운용을 통해 조성한 ‘하나모두성장인프라펀드’를 활용해 개발단계 투자도 병행한다. 금융이 단순 자금 공급자가 아니라 개발 초기부터 사업 구조를 설계하는 역할로 들어가는 셈이다.

하나은행은 사회적 취약계층 자산관리 영역도 강화했다. 지난 15일 사단법인 온율과 장애인 자산관리 신탁 및 성년후견 제도 활성화를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양측은 장애인과 고령층을 대상으로 자산관리 신탁과 성년후견 제도 활용을 확대하고, 유언대용신탁 상품 개발에도 협력할 예정이다.

▲ NH농협은행

 

농협은행은 보훈가족 지원과 농촌 일손돕기로 사회공헌을 이어갔다. 농협은행은 헥토파이낸셜과 함께 지난 17일 서울 중구 보훈회관에 우리쌀 1톤을 기부하고 유공자와 보훈가족을 위한 나눔 행사를 진행했다. 임직원 봉사단은 전복삼계탕과 녹두밥을 대접하고 금융사기 예방교육도 실시했다.

농협은행은 만 60세 이상 국민 100만명을 대상으로 보이스피싱 보상보험 무료 가입도 지원하고 있다. NH올원뱅크와 영업점에서 가입할 수 있다. 금융사기 취약계층 보호를 보훈·고령층 지원과 연결한 방식이다.

영농철 일손돕기도 진행했다. 농협은행 개인금융부문 임직원은 지난 17일 경기 포천시 딸기 농가를 찾아 모종 관리 작업을 도왔다. 작업 후에는 마을 플로깅 활동도 진행했다. 농협은행의 경우 사회공헌이 농업·농촌 지원이라는 정체성과 연결돼 있다는 점이 특징이다.

▲ [신한은행]

 

신한은행은 재생에너지 인프라 금융에 속도를 냈다. 신한은행은 한국산업은행과 공동으로 전남 영광군 90MW급 태양광 발전사업 PF 금융약정을 완료했다. 금융약정 규모는 약 2410억원이다.

이번 사업은 전남 영광군 일대에 90MW 규모 태양광 발전소를 조성하고 약 50km 길이의 154kV 지중 송전선로를 통해 광주광역시 광산구까지 전력을 공급하는 프로젝트다. 생산된 전력은 30년간 재생에너지 공급사업자인 현대건설에 전량 판매될 예정이다. 장기 직접전력구매계약(PPA)을 기반으로 해 사업 안정성을 높였다는 설명이다.

사업은 1단계 90MW를 시작으로 2단계 70MW, 3단계 140MW까지 확대될 예정이다. 최종 규모는 300MW다. 신한은행은 이번 금융 지원을 통해 재생에너지 인프라 투자와 기업의 RE100 이행 지원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 [우리은행]

 

우리은행은 자산가 고객을 대상으로 투자전략과 미래기술 트렌드를 결합한 세미나를 열었다. 우리은행은 지난 17일 서울 신라호텔에서 ‘2026년 상반기 우리W세미나’를 개최했다. 행사에는 자산가 고객 약 40명이 참석했다.

세미나 주제는 ‘피지컬 AI 시대, 삶의 변화와 대응전략’이었다. 1부에서는 박석현 우리은행 대표 애널리스트가 ‘KOSPI 10,000P 시대 투자전략’을 주제로 강연했다. 2부에서는 한재권 한양대 로봇공학과 교수가 인공지능과 로봇 기술이 산업과 일상에 가져올 변화를 설명했다.

은행권의 최근 행보는 생산적 금융의 범위가 넓어지고 있음을 보여준다. KB국민은행은 청년 인재와 기업금융 소통에, 하나은행은 해상풍력과 신탁·후견에, 농협은행은 보훈·고령층·농촌 지원에, 신한은행은 재생에너지 PF에, 우리은행은 자산관리 콘텐츠에 집중하고 있다.

은행이 돈을 빌려주는 기능에만 머무르던 시대는 지나고 있다. 청년에게는 직무 교육이 필요하고, 기업에는 현장형 금융 컨설팅이 필요하다. 재생에너지 사업에는 초기 개발 단계의 금융 설계가 필요하며, 고령층과 장애인에게는 자산을 안전하게 관리할 수 있는 제도가 필요하다.

관건은 실행력이다. 생산적 금융이라는 이름이 단순 홍보에 그치지 않으려면 실제 취업 성과, 인프라 사업 완공률, 취약계층 이용률, 금융사기 예방 효과 같은 결과 지표로 이어져야 한다. 은행권의 다음 경쟁력은 금리보다 고객과 산업의 문제를 얼마나 구체적으로 해결하느냐에 달려 있다.

 

토요경제 / 김연수 기자 kys@sateconom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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