뿔난 소비자들, 메리츠화재 창구 넘어 금감원으로 향했다
자체민원 줄었지만 대외민원 1061건…전분기보다 8.49% 증가
전체 민원 1397건 중 보험금 민원 1071건…보상 단계 불만 집중
김연수 기자
kys@sateconomy.co.kr | 2026-06-16 10:34:12
메리츠화재 소비자 민원이 회사 내부 창구를 넘어 금융감독원 등 외부기관으로 향하고 있다. 올해 1분기 자체 접수 민원은 줄었지만, 외부기관을 거친 대외민원은 오히려 늘었다. 소비자가 메리츠화재와 직접 문제를 풀지 못하고 감독당국 등 제3의 기관을 찾는 사례가 증가했다는 의미다.
16일 손해보험협회 소비자포털에 따르면 메리츠화재의 2026년 1분기 대외민원은 1061건으로 집계됐다. 전분기 978건보다 83건 늘었다. 증가율은 8.49%다. 반면 같은 기간 자체민원은 347건에서 336건으로 3.17% 줄었다.
표면적으로 보면 자체민원 감소는 긍정적이다. 그러나 대외민원 증가를 함께 보면 해석은 달라진다. 회사 내부 창구에서 접수된 민원은 줄었지만, 금감원 등 외부기관을 거쳐 들어온 민원은 늘었다. 소비자가 보험사와 직접 소통하기보다 외부기관을 통해 문제 해결을 요구하는 흐름이 커진 것이다.
대외민원은 금융감독원 등 타기관에 접수된 뒤 보험사로 이첩됐거나 사실조회가 요청된 민원을 말한다. 단순 문의나 중복·반복 민원은 공시 민원건수에서 제외된다. 따라서 이번 수치는 단순 상담 증가가 아니라 실제 불만 제기 흐름을 보여주는 지표로 볼 수 있다.
민원의 핵심은 보험금 지급 단계에 몰려 있었다. 메리츠화재의 올해 1분기 전체 민원은 1397건으로 전분기 1325건보다 5.43% 늘었다. 이 가운데 보상, 즉 보험금 관련 민원은 1071건이었다. 전체 민원의 76.7%가 보험금 지급 과정에서 발생한 셈이다.
보험금 민원은 단순히 “보험금을 청구했는데 돈을 받지 못했다”는 뜻 만은 아니다. 보험금 지급 거절뿐 아니라 감액 지급, 지급 지연, 손해사정 결과, 의료자문 절차, 지급 사유 설명 부족 등 보험금 청구 이후 보상 과정에서 생긴 소비자 불만을 포괄한다.
문제는 보험사의 신뢰가 보험을 팔 때가 아니라 보험금을 줄 때 평가된다는 점이다. 소비자는 보험료를 낼 때보다 사고가 난 뒤 보험금을 청구할 때 보험사의 태도를 체감한다. 보상 민원이 전체 민원의 4분의 3을 넘었다는 것은 메리츠화재의 소비자 불만이 판매 단계보다 지급 단계에 집중돼 있음을 보여준다.
다른 손해보험사와 비교하면 메리츠화재가 보험금 민원 원건수 1위는 아니다. 2026년 1분기 보상·보험금 민원은 삼성화재가 1801건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KB손보 1267건, DB손보 1237건, 현대해상 1225건, 메리츠화재 1071건 순이었다.
그러나 보유계약 10만건당 환산건수로 보면 메리츠화재의 부담은 작지 않다. 메리츠화재의 보상·보험금 민원 환산건수는 6.06건으로, 5대 손해보험사 가운데 KB손보 6.30건 다음으로 높았다. 삼성화재는 5.16건, 현대해상은 5.39건, DB손보는 4.88건이었다.
보험금 부지급률도 메리츠화재의 보상 민원 부담을 뒷받침한다. 부지급률은 보험금 청구 건수 중 보험사가 보험금을 지급하지 않은 건수의 비율이다. 손해보험협회의 2025년 하반기 장기보험 보험금 부지급률 공시에 따르면 메리츠화재의 부지급률은 1.39%로, 삼성화재 1.30%, 현대해상 1.28%, KB손보 1.33%, DB손보 1.33%를 모두 웃돌았다. 5대 손보 중 가장 높은 수치다.
결국 메리츠화재가 답해야 할 질문은 단순하지 않다. 민원이 왜 늘었는가보다 더 중요한 것은 왜 소비자가 회사 내부 창구를 넘어 외부기관으로 향하고 있느냐다. 보험금 지급 과정에서 소비자가 납득할 만한 설명을 들었는지, 감액·부지급 판단은 충분히 안내됐는지, 분쟁이 커지기 전에 내부에서 해결할 장치가 작동했는지 따져봐야 한다.
보험사는 보험금을 제때, 제대로 지급할 때 신뢰를 얻는다. 메리츠화재의 대외민원 증가는 그 신뢰에 균열이 생기고 있다는 경고음이다.
토요경제 / 김연수 기자 kys@sateconom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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