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마을금고·NH농협은행, 612조 지방금고 새 경쟁…관건은 ‘공공예금 조달력’
새마을금고, 자본비율 10→6%·흑자요건 3→2년 완화 제안
NH농협은행 지방금고 자금 68.7% 관리…전국 영업망 강점
제도 개편 땐 금고 숫자보다 안정적 자금 확보 경쟁 주목
김연수 기자
kys@sateconomy.co.kr | 2026-10-07 10:50:13
새마을금고가 지방 공공금고 참여 요건 완화를 제안하면서 NH농협은행 중심의 지방금고 시장에 새로운 경쟁 가능성이 열렸다. 제도 개편이 현실화할 경우 경쟁의 핵심은 금고 숫자보다 안정적인 공공예금을 누가 확보해 효율적으로 운용하느냐에 맞춰질 전망이다.
7일 금융권과 국회 등에 따르면 새마을금고중앙회는 최근 지방 공공금고 시장 진출 연구용역을 통해 상호금융의 금고 참여 요건을 완화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현행 제도에서는 지방자치단체 일반회계 금고를 은행이 맡는다. 새마을금고 등 상호금융은 자산총액 2500억원 이상, 자본총액 250억원 이상, 자산 대비 자본비율 10% 이상, 법인세비용 차감 전 순이익 3년 연속 흑자 등 일정 요건을 갖추면 특별회계와 기금 금고에 참여할 수 있다.
새마을금고중앙회 연구용역안은 자본비율 기준을 10%에서 6%로, 흑자 요건은 3년 연속에서 2년으로 낮추는 방안을 담았다. 현재 최대 2곳인 지방금고 운영기관을 늘리는 ‘제3금고’와 은행·새마을금고 컨소시엄 방식도 검토 대상으로 제시했다.
다만 이는 연구용역을 통해 제안된 방안으로 아직 정부 정책으로 확정된 것은 아니다. 실제 적용하려면 행정안전부 검토와 법령 개정 등 후속 절차가 필요하다.
시장 규모는 크다. 2025년 9월 말 기준 지방자치단체와 지방교육청 금고 자금은 약 612조원으로 집계됐고 NH농협은행이 이 가운데 68.7%를 관리했다.
NH농협은행은 최근 기준 광역자치단체 14곳과 시·군·구 173곳 등 지자체 187곳의 금고를 맡고 있으며 교육청 금고도 15곳을 운영하고 있다. 전국 영업점과 지역 네트워크, 지방금고 운영 경험이 경쟁력으로 꼽힌다.
지방금고가 중요한 것은 단순히 공공기관 거래처를 확보하는 데 그치지 않기 때문이다. 지방세와 각종 세입·세출 자금을 관리하면서 일정 규모의 예금 기반을 확보할 수 있고 지방자치단체와 공무원, 지역 기업 관련 금융거래로 접점을 넓힐 수 있다.
새마을금고 입장에서는 수신 기반 다변화라는 의미가 있다. 올해 6월 말 새마을금고 총수신은 243조2000억원으로 지난해 말보다 12조1000억원 감소했다. 상반기 순손실은 6768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49.1% 줄었다. 경영 정상화를 진행하는 과정에서 공공금고는 새로운 예금 기반을 확보할 수 있는 시장인 셈이다.
다만 공공예금 확보가 곧바로 높은 수익성을 뜻하지는 않는다. 금고 선정 과정에서는 예금금리뿐 아니라 금융기관의 재무건전성과 이용 편의성, 금고 관리 능력, 지역사회 기여도 등이 함께 평가된다. 실제 지방금고를 운영하는 금융기관은 전산과 인력, 지역 협력사업 등에도 비용을 투입한다.
NH농협은행 역시 지방금고에서 확보한 기존 네트워크와 운영 경험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해진다. 제도가 바뀌더라도 새마을금고가 곧바로 일반회계 시장에 진입하는 것은 아니어서 단기간에 시장 구도가 크게 달라질 가능성은 제한적이다.
쟁점은 참여 문턱을 어디까지 낮출 수 있느냐다. 상호금융의 참여 기회를 넓히는 것과 대규모 공공자금의 안전성을 확보하는 문제를 함께 고려해야 하기 때문이다.
결국 지방금고 시장 개편의 실질적인 경쟁력은 점유율 자체보다 자금 조달과 운영 능력에서 갈릴 가능성이 크다. 새마을금고에는 안정적인 수신 기반을 넓힐 기회이고, NH농협은행에는 전국적인 공공금융 네트워크의 경쟁력을 다시 보여줘야 하는 시장이다.
토요경제 / 김연수 기자 kys@sateconom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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