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필리조선소’는 美 조선업 재건 신호탄…상생 도모에 지역사회 ‘활력’

침체 조선소에서 기술 거점으로…한화의 반전 드라이브 시작
미국인 용접공 키우는 한국식 아카데미…현지와 함께 성장

이강민 기자

lgm@sateconomy.co.kr | 2025-07-23 10:25:27

▲ 한화그룹이 인수한 미국 필리조선소 전경 <사진=한화오션> 

[토요경제 = 이강민 기자] 미국 필라델피아의 필리조선소가 한화그룹 인수를 기점으로 미국 조선업 재건의 중심이 되고 있다. 한화오션과 한화시스템이 작년 말 1억 달러(약 1380억원)를 투입해 이 조선소를 인수한 뒤, 올해 본격적인 설비투자와 조직 혁신에 나서면서 현지 생산성과 효율이 급속히 높아지고 있다.

기존에는 골리앗 크레인이 하루에 한 번 움직일 정도로 침체됐던 현장이, 이제는 분 단위로 생산 계획이 짜여 활기를 띠고 있다. 한화 측은 필리조선소에 대한 올해 투자 규모가 지난 10년 전체 투자액을 넘어설 것이라고 밝혔다.

◆ 2030년까지 ‘연간 10척’…생산성·기술력 혁신

필리조선소는 그간 연간 1~1.5척에 불과했던 선박 건조 능력을 2030년까지 연간 10척으로 10배 확대하겠다는 구체적 목표를 내세웠다.

이를 위해 한화오션의 자동화·기계화 노하우를 접목, 블록 조립 공정 고도화와 최신 용접로봇 도입, 동선 및 공정 자동화에 대규모 투자가 이뤄지고 있다. 실제로 기존 3일 걸리던 블록 맞춤 작업을 4시간 내로 단축시키는 등, 한국식 생산 혁신이 현지에 빠르게 안착 중이다.

특히 한화오션의 거제사업장 생산공정을 일부 필라델피아 현장에 먼저 도입해, 향후에는 미 해군 함정, LNG선 등 다양한 고부가가치 선박 생산에도 속도를 낼 전망이다.

현재 한화 필리조선소는 미국 정부로부터 군함 건조 라이선스 취득을 위한 절차를 밟고 있으며, 빠르면 올해 안에 이를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이미 두세 개의 미 해군 프로젝트 입찰서도 제출한 상태다. 미 해군과의 협력 확대가 이뤄질 경우, 미국 내 군함과 지원함, 각종 선박 시장에서 대규모 신규 수주가 기대된다.

◆ 현지 조선 인력 생태계 재건도 과제…용접공 등 자체 육성

미국 조선업 부활의 또 다른 과제는 전문 인력 양성이다. 필리조선소는 자체 훈련 아카데미를 설립, 올해 120명, 내년 240명 등 5년간 1000명의 용접공 등 숙련 기술자를 양성할 계획이다. 대부분 현지 주민들을 채용해 지역사회와의 상생까지 모색한다는 방침이다.

한화오션은 미국 조선시장 확대를 계기로 국내 중소 조선기자재 업체들의 미국 동반 진출도 적극 유도하고 있다. 기술력과 생산력을 함께 이전해 미국 내 새로운 조선업 모델을 만들겠다는 계획 아래, 한미 양국 조선산업의 윈-윈 전략을 펼치고 있다.

◆ 美 조선업·방산업계 기대감…“한미 기술 동맹 새 모델”

미국 조선업은 지난 10년간 단 37척의 상선만 생산하는 등 글로벌 경쟁력이 크게 뒤처진 상태다. 미국 정부는 중국과의 해양력 경쟁 심화, 해군·상선 부족에 위기의식을 드러내며, 한미 기술 동맹을 통한 산업재건에 거는 기대가 크다. 한화 필리조선소는 단순한 미국 진출 교두보를 넘어 한미 산업협력, 방산협력의 상징이자 미국 조선업 부활의 전초기지로 평가받는다.

업계 관계자는 “한화는 그동안 수많은 선박에 대한 건조 실적을 기록하고 있으며 충분한 기술력을 보유한 기업이다”라며 “한화의 노하우가 필리조선소에 전수가 된다면 필리조선소 역시 경쟁력있는 조선소로 거듭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토요경제 / 이강민 기자 lgm@sateconom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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