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제일제당, ‘바이오’ 사업 줄이고 ‘비비고’ 글로벌 식품사업 강화

핵산 · MSG 등 식품 조미 원료 제조 ‘그린바이오’사업부문 매각 추진
유럽(헝가리)과 미국에 비비고 K푸드 신규 공장 구축에 8000억원 투자

양지욱 기자

yjw@sateconomy.co.kr | 2024-11-21 11:05:07

▲ CJ제일제당 본사 전경.<사진=CJ제일제당>

 

[토요경제 = 양지욱 기자] CJ제일제당이 글로벌 환경 변화에 맞춰 바이오산업은 줄이고 글로벌 식품 사업을 강화한다.

21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CJ제일제당은 미래 전망이 불투명한 ‘바이오사업부’ 매각을 추진 중인 가운데 식품 사업은 K푸드 해외 공장 증설에 8000억원을 투입한다.

CJ제일제당은 바이오사업 매각 주관사로 모건스탠리를 선정하고 사모펀드(PEF)와 접촉하고 있으며 이르면 다음 달 본입찰을 실시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바이오사업부는 지난해 CJ제일제당 전체 매출의 23%(4조1343억원), 영업이익 30%(2513억원)를 담당한 알짜 사업부다. 바이오사업부의 몸값은 5조∼6조원대로 추정된다. 이는 올해 인수합병(M&A) 매물 중 최대 규모다. 

 

매각 대상은 바이오사업부 매출의 90%를 차지하는 ‘그린바이오’ 부문이다. 그린바이오는 핵산이나 MSG 등 식품 조미 원료나 라이신, 트립토판 등 사료용 첨가물을 생산하는 사업 부문이다.

제약, 의약품을 담당하는 레드바이오 부문과 친환경 소재를 만드는 화이트바이오 부문은 이번 매각에서 제외된다.

업계에서는 CJ제일제당이 선택과 집중을 결정했다는 평가다. 사업 전망이 불투명한 그린바이오 사업은 축소하고 성장성이 높은 글로벌 식품 사업에 집중하려는 전략이라는 해석이다.

그린바이오 사업은 축산업의 영향을 크게 받으면서 안정적인 매출을 기대하기 어렵고, 최근 중국 기업의 라이신 생산 증가로 공급가격에 낮아졌다는 점이 악재로 꼽힌다.

이번 매각 배경에는 경영 불확실성에 대비해 재무 구조를 안정화 하려는 의도가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CJ제일제당 바이오 사업부가 빌린 돈(차입금)은 올해 3분기 기준 5조7000억 원대다. 이에 따른 이자 비용도 매년 3000억원이 넘는다. 작년 영업이익(2413억원)보다도 더 크다. 

▲ 헝가리 공장 조감도<사진=CJ제일제당>
유럽과 미국에 8000억원 투자해 신규 공장 구축… 유럽, 자체 공장 첫 구축

 

그린바이오와 달리 K푸드 인기는 나날이 확대되는 추세다. 이에 따라 CJ제일제당은 해외 식품 생산 역량을 끌어올려 글로벌 시장 확장에 나선다.

 

CJ제일제당은 8000억원을 투자해 헝가리와 미국 사우스다코타에 신규 공장을 구축한다.

헝가리 K푸드 신규공장은 부다페스트 근교 두나버르사니에 지역에 축구장 16개 크기(11만5000㎡)  부지에 1000억원을 투자한다. CJ제일제당이 유럽에 생산공장을 자체적으로 짓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이 공장에선 최첨단 자동화 생산라인을 갖추고 2026년 하반기부터 비비고 만두를 생산해 유럽 시장에 판매할 예정이다. 추후 비비고 치킨 생산라인도 증설할 계획이다.


CJ제일제당은 헝가리 공장을 통해 연간 30% 이상 성장하는 유럽 만두 시장 수요에 적극 대응하고, 향후 헝가리를 거점으로 인근 폴란드, 체코, 슬로바키아 등 중·동부 유럽과 발칸반도 지역으로 진출해 유럽 사업을 본격적으로 대형화한다는 전략이다.

미국에서는 냉동식품 자회사인 슈완스가 사우스다코타주 수폴스에 2027년 완공을 목표로 북미 아시안 푸드 신공장 건설에 돌입했다. 이 공장은 축구장 80개 넓이(57만5000㎡) 부지에 건설된다. 초기 투자 금액은 약 7000억원 규모다.

공장이 완공되면 찐만두·에그롤 생산라인과 폐수처리 시설, 물류센터 등을 갖춘 북미 최대 규모의 아시안 식품 제조시설로, 미국 중부 생산거점 역할을 할 예정이다.

CJ제일제당은 사우스다코타 공장을 앞세워 비비고의 미국 기업과 소비자 간 거래(B2C) 만두시장 1위(점유율 42%) 지위를 더욱 공고히 할 계획이다.

비비고 만두가 올해 1월부터 9월까지 미국 B2C 만두 시장 전체의 성장률(15%)보다 두배 이상 높은 33%의 매출 증가율을 기록한 만큼 생산력 증대를 통해 초격차 경쟁력을 달성한다는 전략이다.

 

▲ CJ제일제당의 해외 식품 생산시설<자료=CJ제일제당>

 

CJ제일제당이 이처럼 적극적으로 생산역량 증대에 나선 것은 성장성이 높은 글로벌 식품 사업에 더욱 힘을 싣기 위해서다. 


CJ제일제당의 해외 식품 사업 매출은 2019년 3조1540억 원에서 지난해 5조3861억 원으로 4년간 70% 이상 증가했다. 같은 기간 전체 식품 매출에서 해외 매출이 차지하는 비중도 39%에서 48%로 늘었다.

이 중 유럽은 올해 3분기 매출이 1년 전보다 40% 증가하는 등 CJ제일제당 ‘K-푸드 글로벌 영토 확장’의 전략 지역이며, 미국은 해외 식품 사업 매출의 80% 이상을 차지하는 핵심 시장이다.

CJ제일제당 관계자는 “미래를 위한 선제적인 생산역량 투자를 통해 K-푸드의 글로벌 확산에 앞장서고 명실상부한 '글로벌 리딩 기업'으로 거듭날 것”이라고 말했다.


토요경제 / 양지욱 기자 yjw@sateconom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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