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의 ‘롯데케미칼’, 해외는 범용·국내는 스페셜티 ‘투트랙 전략’ 성과 가시화
인도네시아를 거점으로 한 동남아 범용 사업 재편 속도…LCPL·레조나·LUSR 매각
국내 비핵심 사업 정리 및 스페셜티 육성…대구 분리막 공장 매각, 대산 NCC 통합추진
재무 안정성 개선세… 본업 회복과 CAPEX 축소 및 부채 감축의 세 가지 효과 동시 반영
양지욱 기자
yjw@sateconomy.co.kr | 2025-11-19 10:22:32
롯데그룹(롯데)이 화학 부문 포트폴리오 재편에 속도를 내고 있다. 그룹 유동성 위기를 촉발한 ‘롯데케미칼’의 수익 구조 개선이 곧 그룹 재무 건전성과 연결되기 때문이다.
구조조정의 핵심은 해외에서는 인도네시아를 거점으로 한 동남아 범용 사업재편과 국내 스페셜티·그린·배터리 소재 중심의 고부가 사업 전환이라는 ‘투트랙 전략’이다.
롯데케미칼은 해외 자회사 매각과 지분조정 등 자산 경량화 작업에 속도를 내면서 재무 성과도 점차 가시화되고 있다.
대표적으로 지난 12일(현지시간) 롯데케미칼 파키스탄(LCPL) 지분 75%를 6894만달러(약 980억원)에 처분하며 현지 PTA사업에서 손을 뗐다.
LCPL는 연 50만 톤 규모의 고순도 테레프탈산(PTA)을 생산하는 범용 화학 공장이지만 저마진 제품 구조와 파키스탄 구제 금융 및 환율 변동 리스크가 겹치며 수익성이 악화된 사업이다.
이보다 앞서 지난 3월에는 인도네시아 크래커 프로젝트(LCI) 지분 25%를 처분했다. LCI 직접 지분율은 49%에서 24%로 낮아졌지만 매각 대금 6500억원은 부채 상환 등 재무구조 개선에 사용했다.
일본 소재 기업 레조낙 지분(4.9%)도 2750억원에 매각했다. 말레이시아에서는 합성고무 생산 회사인 LUSR을 정리했으며 남아 있는 말레이시아 상장 자회사 롯데케미칼타이탄(LCT)에 대한 지분 매각도 검토 중이다.
그럼에도 롯데케미칼의 동남아 사업은 오히려 강화되고 있다. 핵심 국가는 인도네시아다.
롯데케미칼은 최근 39억 달러가 투입된 인도네시아 치레곤 나프타 크래커를 완공했다. 연 100만톤 에틸렌 생산능력을 갖춘 설비다. 이 설비는 인도네시아의 에틸렌 수입 의존도를 90% 이상 줄일 것으로 전망된다.
롯데케미칼은 이 크래커를 말레이시아 상장 자회사 롯데케미칼타이탄(LCT)의 다운스트림 공장과 연계해 에틸렌 → PE/PP → 기능성 플라스틱 → 포장·자동차·전기전자로 이어지는 동남아 통합 밸류체인을 구축했다.
롯데케미칼 관계자는 “석유화학을 핵심 사업인 인도네시아를 거점으로 범용 제품은 유지하면서 기능성·배터리·포장용 스페셜티 제품을 결합해 수익성을 높이는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반면 LCI 에셋 라이트(자산 경량화) 전략이 장기적으론 설비·공정 통제력을 약화할 수 있다는 우려에 대해서는 “롯데 지분은 줄었지만 자회사 ‘타이탄’이 지분 50%를 보유하고 있어 여전히 대주주로서 운영권을 갖고 있다”라며 “추가 지분 매각은 고려하고 있지 않다”고 덧붙였다.
국내에서는 비핵심 사업 정리에 들어가는 동시에 고부가 스페셜티 소재 및 신성장 사업 육성 강화에 집중하고 있다.
롯데케미칼은 최근 대구 국가물산업클러스터 내 위치한 연면적 5775㎡ 규모의 수처리 분리막 생산공장을 시노펙스멤브레인에 매각했다.
또 충남 대산석유화학단지에 있는 롯데케미칼과 HD현대 합작법인 ‘HD현대케미칼’의 나프타분해설비(NCC) 통합도 추진 중이다.
이 같은 롯데케미칼의 사업 구조조정은 정부의 ‘크래커 감축·석화 산업 구조조정 로드맵’과도 일치한다.
◆ 최근 3년 현금흐름표, 본업 회복과 CAPEX 축소 및 부채 감축 효과 가시화
재무지표에서도 개선세가 명확하게 나타난다.
최근 3년 현금흐름표를 보면 영업활동 현금흐름은 2022년 –1674억원에서 2023년 7895억원, 2024년 1조5423억원으로 개선돼 본업에서 현금을 창출하고 있다.
투자활동 현금흐름은 –5조원에서 –1조9000억 원으로 축소돼 CAPEX(설비투자) 감소와 자산 매각 효과가 뚜렷해졌다. 재무활동 현금흐름은 2023년 4조원에서 2024년 –1875억원으로 전환되며 차입 중심 구조에서 부채 상환 구조로 바뀌었다.
본업 회복과 CAPEX 축소 및 부채 감축의 세 가지 효과가 동시에 반영되면서 재무 안정성이 빠르게 회복되는 모습이다.
롯데케미칼은 “중장기 경쟁력 확보 및 현금흐름 개선 위해 구조적인 사업 체질개선 활동을 적극 추진 중”이라며 “정부의 석유화학산업 구조조정을 적극 대응하고 비핵심 자산 매각도 속도감 있게 적극 추진해 본원적 경쟁력 확보와 재무 안정성을 강화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편 롯데케미칼의 올해 3분기 연결기준 잠정실적은 매출액 4조7861억원, 영업손실 1326억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5.8% 감소했지만 영업손실은 4174억원에서 3분의 1수준으로 감소했다.
토요경제 / 양지욱 기자 yjw@sateconom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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