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하이닉스, 솔리다임 몸값 시장에 묻는다…6.8조 프리IPO의 의미
블랙스톤 등 글로벌 투자자 참여 검토
5조 거론 한 달여 만에 6.8조 규모로 확대
美 생산 검토까지…낸드 사업 외부자본 조달 주목
조민규 기자
jo1427955@gmail.com | 2026-09-23 10:37:34
SK하이닉스가 솔리다임에 외부자본을 끌어들이는 방안을 구체화하고 있다. 단순히 6조원대 자금을 확보하는 것보다 SK하이닉스 안에 있던 낸드 사업의 가치를 외부 투자시장에서 따로 평가받기 시작한다는 점이 핵심이다.
23일 SK하이닉스의 미국 낸드 자회사 솔리다임은 50억달러, 약 6조8000억원 규모의 프리IPO를 추진한다는 보도가 나왔다. 블랙스톤 등 글로벌 투자자들이 참여를 검토하고 있으며 SK하이닉스는 세부 협상을 거쳐 다음 달 투자자 구성을 확정할 계획인 것으로 전해졌다.
아직 확정된 거래는 아니다. SK하이닉스는 지난 4일 공시에서 솔리다임이 경쟁력 강화를 위한 다양한 방안을 검토하고 있지만 구체적으로 결정된 사항은 없다고 밝혔다. 회사가 공식적으로 확인한 범위는 현재까지 여기까지다.
눈여겨볼 부분은 프리IPO의 규모보다 방향이다. 지난달 시장에서는 약 5조원 규모의 투자유치와 솔리다임 기업가치 약 50조원이 거론됐다. 당시에도 SK하이닉스는 확정된 사안이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한 달여 뒤 50억달러 규모와 블랙스톤 등 구체적인 투자자 이름까지 등장하면서 외부자본 유치 논의가 한 단계 진전됐다는 관측이 나오는 이유다.
프리IPO가 현실화하면 의미는 두 가지다. 우선 SK하이닉스가 보유한 솔리다임의 기업가치를 외부 투자자가 직접 평가하게 된다. 향후 나스닥 상장까지 이어질 경우 SK하이닉스 연결 실적 안에서 평가되던 낸드·기업용 SSD 사업에 별도의 시장가치가 형성될 수 있다.
자금조달 방식도 달라진다. SK하이닉스는 올해 초 솔리다임을 재편해 미국에 AI 전문법인을 구축하고 최대 100억달러를 캐피털콜 방식으로 투자한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솔리다임은 이 법인 아래에서 AI 데이터센터용 기업용 SSD 사업을 담당하는 핵심 축으로 배치됐다. 프리IPO가 실행되면 모회사와 SK그룹 계열사 자금에 더해 글로벌 기관투자가의 자본까지 활용할 수 있는 구조가 만들어지는 셈이다.
시점도 주목된다. 로이터는 지난 18일 솔리다임이 미국 내 낸드 생산공장 건설을 검토하고 있으며 뉴욕주 북부가 후보지 가운데 하나라고 보도했다. 현재 솔리다임의 낸드 생산거점은 중국 다롄에 집중돼 있다. 미국 생산기지가 현실화하면 공급망 재편과 함께 상당한 규모의 추가 투자가 필요할 가능성이 있다. 다만 프리IPO 자금이 미국 공장 건설에 투입된다고 확인된 것은 없다. 두 사안을 직접 연결해서는 안 된다.
사업 환경은 과거와 달라졌다. SK하이닉스는 AI 데이터센터 확대로 기업용 SSD 수요가 증가하고 있으며 솔리다임의 고용량 QLC 기반 eSSD 경쟁력을 활용해 낸드 사업을 강화한다는 전략을 제시하고 있다. HBM 중심이었던 AI 메모리 성장축을 저장장치까지 넓히려는 것이다.
결국 이번 프리IPO의 관전 포인트는 6조8000억원을 어디에 쓸 것이냐에만 있지 않다. 인텔 낸드 사업 인수 이후 SK하이닉스 내부에서 구조조정과 투자를 거쳐온 솔리다임이 이제 외부 투자자를 받아들이고 별도의 기업가치를 인정받을 수 있느냐가 더 중요하다.
성사될 경우 솔리다임은 SK하이닉스가 자금을 공급하는 낸드 자회사에서 글로벌 자본시장에서 자체적으로 투자재원을 조달하는 사업체로 한 단계 이동하게 된다. 향후 미국 생산거점과 나스닥 상장 논의까지 구체화되는지가 다음 관전 포인트다.
토요경제 / 조민규 기자 jo1427955@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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