車관세 칼 휘두른 트럼프…'31조 투자' 현대차도 타격 불가피

트럼프 車관세 25% 현실화

현대차그룹, 현지생산 확충에 시간 걸려

정의선 “관세는 국가 간 문제”

장연정 기자

toyo@sateconomy.co.kr | 2025-03-27 10:20:18

▲ 사진출처 = 연합 제공

 

[토요경제 = 장연정 기자] 관세 폭탄을 쏟아붓고 있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외국산 자동차에 대한 25% 관세 부과를 공식화하면서 국내 자동차 업계에 악영향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당장 백악관은 관세로 1천억 달러의 연간 신규 수입을 기대하고 있다. 반면, 관세가 부과되면 미국 시장에서 한국산 자동차의 가격 경쟁력은 하락하고, 수출 규모도 줄어들 것으로 전망된다.

 

현대차그룹은 현지 투자로 위기를 정면 돌파한다는 구상이지만 생산시설을 갖추고 가동하는 데는 시간이 걸릴 수밖에 없는 까닭에, 현재로선 천문학적 관세 폭탄으부터 해방될 뚜렷한 해법 찾기가 어려운 상황이다.

 

외신과 연합뉴스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26일(현지시간) "우리가 할 일은 미국에서 생산되지 않은 모든 자동차에 25%의 관세를 부과하는 것"이라면서 관련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수입차 관세 규모로 '25%'를 예고한 바 있는데 설마 했던 우려가 현실이 됨에 따라 자동차 업계에 비상등이 켜졌다.

 

자동차는 한국의 대미 수출 1위 품목이다. 지난해 대미 자동차 수출액은 347억4천400만달러로 전체 자동차 수출액(707억8천900만달러)의 49.1%를 차지했다.

 

이는 한미자유무역협정(FTA)에 따라 그간 관세 없이 수출한 덕분이었다. 그러나 25% 관세가 부과되면 가격 경쟁력 저하로 수출에 큰 타격을 받을 수밖에 없어 업계는 물론 한국 경제 전체가 영향을 받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당장 최근 대규모 대미 투자 발표로 트럼프 대통령의 눈도장을 찍었던 현대차그룹도 단기적인 악영향은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지난 24일(현지시간) 현대차그룹은 2028년까지 자동차 생산(86억달러), 부품·물류·철강(61억달러), 미래 산업·에너지(63억달러) 등 총 210억달러(약 31조원)를 미국에 투자할 것이라는 계획을 밝혔다.

 

현지 생산을 늘려 완성차 관세가 부과되는 물량 자체를 줄이면서 제철소 건립 등 수직 계열화를 통해 원자재 관세 여파도 피하겠다는 구상이다.

 

지난해 현대차·기아의 대미 수출 규모는 101만5천5대다. 현대차가 63만7천638대, 기아가 37만7천367대를 수출했다.

 

그러나 투자 계획도 애초에 4년 기간인 데다 캐파(생산능력) 확대, 제철소 건립 모두 단기간에 할 수 있는 것은 아니라는 점에서 '전략적 투자'로 혹시나 했던 기대감을 가졌던 현대차그룹도 암울한 현실과 마주하며 기대와 우려 속에서 주판알을 다시 튕겨야 하는 상황과 마주했다.

 

현지에 출사표를 던졌던 정의선 회장은 외견상 "문제 없다"는 반응이다. 정 회장은 26일(현지시간) 미국 조지아주 서배너에 위치한 현대차그룹 메타플랜트 아메리카(HMGMA) 준공식이 끝난 뒤 기자들과 만나 "관세를 대비해서 HMGMA를 짓고 제철소를 만든다기 보다는 미국에서 앞으로 생산할 차량에 그린(친환경) 스틸을 써야하는 시기가 다가오는 만큼 투자를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특히 "관세는 국가와 국가의 문제로 기업이 (투자를 하는 등) 어떻게 한다고 해서 관세 정책이 바뀌기는 어렵다고 본다"며 말을 아꼈다. 

 

한편 HMGMA는 2024년 10월 아이오닉 5 생산을 개시했고, 2025년 3월 현대 전동화 플래그십 SUV 모델 아이오닉 9 양산에 돌입했다. 내년에는 기아 모델도 추가 생산 예정이다.


[ⓒ 토요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