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팡, 공정위 현장조사 불응…할인비 전가 의혹 법정 다툼으로
사전통지 여부 놓고 충돌…쿠팡, 직권조사 취소 소송 제기
대규모유통업법 조사 첫 중단 사례…공정위 후속 대응 검토
황세림 기자
hsr@sateconomy.co.kr | 2026-08-26 14:09:11
쿠팡의 할인 비용 전가 의혹을 둘러싼 공정거래위원회 조사가 현장조사 단계에서 중단됐다. 쿠팡이 사전통지 절차를 문제 삼아 조사에 응하지 않은 데 이어 직권조사 취소 소송까지 제기하면서 조사 적법성을 둘러싼 법적 다툼으로 번졌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공정위는 쿠팡이 가격 맞춤형 쿠폰 비용을 납품업체에 떠넘겼는지 확인하기 위해 지난 19일부터 24일까지 네 차례 현장조사를 시도했지만 쿠팡의 불응으로 조사에 착수하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쿠팡은 조사 개시 전 서면 통지가 이뤄지지 않았다는 점을 문제 삼고 있다. 행정조사기본법은 원칙적으로 현장조사 7일 전까지 조사 대상자에게 조사 내용을 통지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쿠팡은 대규모유통업법 관련 조사에도 해당 규정이 적용된다고 보는 것으로 알려졌다.
공정위는 사전통지로 증거가 훼손되거나 인멸될 가능성이 있는 경우 통지 의무의 예외가 인정될 수 있다는 입장인 것으로 전해졌다. 현장조사 특성상 조사 사실이 미리 알려질 경우 자료 확보가 어려워질 수 있다는 판단이다.
양측의 이견은 소송으로 이어졌다. 쿠팡은 공정위의 직권조사 결정을 취소해달라는 본안 소송과 함께 집행정지 신청을 제기했다. 소송 제기 사실이 공정위에 전달된 뒤 현장조사는 일단 중단됐다.
이번 조사 대상은 쿠팡이 경쟁 쇼핑몰보다 가격이 높은 상품에 자동 쿠폰을 적용해 판매가를 낮추는 과정에서 할인 비용 일부를 납품업체에 부담시켰는지 여부다. 공정위는 이 과정이 대규모유통업법에 위배되는지 들여다보려 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규모유통업법 관련 현장조사가 조사 대상 업체의 불응으로 중단된 것은 이번이 처음인 것으로 전해진다. 공정위는 과거 다른 사건에서도 현장 진입이 무산된 사례가 있었지만, 유통업체가 조사 절차 자체를 문제 삼아 현장조사가 중단된 전례는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공정위는 법원 판단을 지켜보는 동시에 후속 조사 방안을 검토할 것으로 보인다. 법원이 집행정지 신청을 받아들일 경우 본안 판결 전까지 현장조사 재개는 어려워질 수 있다. 반대로 사전통지 후 조사를 다시 진행하는 방안도 가능하지만, 증거 확보 문제와 내부 조사 절차를 함께 검토해야 한다.
토요경제 / 황세림 기자 hsr@sateconom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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