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아연, 오염 대신 순환을 제련하다 ESG의 모범(2부)

제련은 더 이상 오염산업이 아니다, 온산·썬메탈즈, 세계가 주목한 자원순환형 ESG 모델
폐수를 에너지로, 부산물을 자원으로…고려아연의 ‘그린 제련소’혁명”

최성호 기자

choi@sateconomy.co.kr | 2025-10-28 10:18:16

▲고려아연 온산제련소/사진=연합뉴스

 

[토요경제 = 최성호 기자] “오염의 상징이던 제련소가 이제는 환경의 해결사로 불린다.”울산 온산과 호주 썬메탈즈 제련소에서 검은 연기 대신 깨끗한 물과 태양광이 흐르고 있다. 제련의 정의를 바꾼 이 기업은 이제 산업 오염의 시대를 끝내고 ESG 경영의 새로운 교과서로 자리 잡고 있다.

 

‘제련소’ 하면 떠오르는 검은 연기와 오염의 이미지. 그러나 고려아연은 이 통념을 완전히 바꿔놓았다. 온산제련소의 굴뚝에서는 이제 연기가 나지 않는다. 모든 폐수는 재활용되고, 부산물은 다시 산업 원료로 돌아간다. 고려아연은 기술로 환경을 정화하며 ‘그린 제련소’ 시대를 열고 있다.

울산 온산에 위치한 고려아연 제련단지는 세계에서 가장 청정한 제련소 중 하나로 꼽힌다.

1970년대만 해도 ‘공해의 대명사’로 불리던 산업이 이제는 ‘순환경제의 상징’으로 불린다. 고려아연은 제련 과정에서 발생하는 모든 오수를 정화·재활용해 100% 순환 체계를 구축했다.


매일 3만 톤의 공업용수가 투입되지만, 외부 방류는 단 한 방울도 없다.

이 회사는 폐기물 제로를 목표로 한 ‘Zinc Zero Waste’ 프로젝트를 추진 중이다. 제련 과정에서 생성되는 황산가스는 포집되어 산업용 황산으로 전환되고, 제련 찌꺼기에서 회수한 금속은 다시 원재료로 돌아간다. 

 

인듐, 비스무트, 셀레늄 등 희소금속은 이러한 공정에서 부산물로 얻어지지만, 세계 시장에서는 고부가가치 소재로 거래된다.

고려아연은 에너지 효율화에도 앞서 있다. 제련소 가열공정의 폐열을 다시 발전에 사용하는 ‘폐열회수 발전시스템’을 도입해, 연간 12만 메가와트시(MWh)의 전력을 자체 생산한다.

이는 3만 가구가 1년 동안 사용할 수 있는 전력량에 해당한다. 이러한 친환경 설비투자는 전력비 절감뿐 아니라 탄소배출 저감에도 기여하고 있다. 실제로 고려아연의 탄소배출량은 10년 전 대비 65% 이상 감소했다.

특히 호주 퀸즐랜드주에 위치한 썬메탈즈(Sun Metals Corporation)제련소는 고려아연의 친환경 철학을 상징하는 곳이다.

이 공장은 자체 태양광 발전소(125MW)를 보유해 전력의 100%를 재생에너지로 조달한다. 제련과 신재생이 결합한 이 모델은 유엔환경계획(UNEP)과 국제금속협회(ICMM)에서 ‘탄소중립형 제련소’의 대표 사례로 소개됐다.

고려아연은 ESG 경영을 단순한 구호가 아닌 산업 전략으로 삼고 있다. 생산 효율을 높이는 동시에 환경 부담을 줄이는 ‘친환경 수익성 모델’을 확립한 것이다.

회사 관계자는 “ESG는 비용이 아니라 경쟁력”이라며 “제련은 환경문제가 아니라, 오히려 해결의 기술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국제평가기관 서스테이널리틱스(Sustainalytics)는 2025년 고려아연을 ESG 리스크가 가장 낮은 5% 이내의 글로벌 기업으로 평가했다. 이는 글로벌 광물기업 리오틴토나 글렌코어보다 낮은 수치다. 환경기술력에서 이미 선진국 수준을 넘어섰다는 의미다.

이처럼 고려아연은 ‘제련=오염’이라는 등식을 기술로 깨뜨렸다. 산업의 부산물을 미래의 자원으로 바꾸고, 환경을 비용이 아닌 가치로 재해석했다. 

 

산업 현장의 굴뚝에서 연기가 사라진 이유, 그것은 기술이 환경을 이긴 결과이자, 고려아연이 그린 산업의 교과서로 불리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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