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급진단]가계대출금리 일제히 7%시대...'이자폭탄' 걱정커진 서민들

4대시중은행 주담대, 전세대출 신용대출 상단 모두다 7%돌파...당분가 더 오를 가능성 높아 서민들 시름 가중

양지욱 기자

yjw@sateconomy.co.kr | 2022-10-31 10:15:57

▲이달초 서울 시내 은행에 붙어있는 대출관련 홍보물. 가계대출 7%시대의 현실을 상징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사진=연합뉴스제공>

KB, 신한, 우리, 하나 등 4대 시중은행의 가계 대출금리 최상단이 일제히 7%대에 진입했다.

 

주택담보대출, 전세대출, 신용대출 등 대출의 종류에 상관없이 모두 7%시대가 열렸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가 여파로 금리가 치솟으며 금융대란 이후 13년만의 일이다.


주요 대출금리가 불과 1년만에 2%포인트 이상 급등한 것이다. 대출 금리가 유례없이 빠른 속도로 급등하면서 대출자들의 부담이 가중되고 있다. 자산 대비 대출 비중이 높은 서민들은 '이자 폭탄 ' 걱정이 태산 같다.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급감한 매출을 보전하기 위해 은행 대출에 의존해온 자영업자들도 대출이자 부담에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서울 영등포에서 순댓국집을 운영하는 자영업자 A씨(57)는 "열심히 장사하면 뭐하나. 기껏 돈 벌어서 은행이자 내기도 빡빡한데, 일할 맛이 나겠냐"며 한숨만 푹푹 내쉬었다.


30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은행 등 4대 시중은행의 주택담보대출(주담대) 변동금리가 지난 28일 기준 연 4.970∼7.499%수준이다. 한 달전인 9월30일 4.510∼6.813%와 비교하면 상단이 0.460%포인트, 하단이 0.686%포인트나 높아진 것이다.

 

10년 2개월만의 최고 수준 금리 도달

 

변동금리의 지표금리인 신규 취급액 기준 코픽스(COFIX·자금조달비용지수)가 지난 17일 2.960%에서 2주새 3.400%로 0.440%포인트 껑충 뛰었기 때문이다. 이는 2012년 7월(3.400%) 이후 10년 2개월만에 최고 높은 수준이다.


같은 기간 주담대 혼합형(고정형) 금리도 연 4.730∼7.141%에서 연 5.360∼7.431%로 올랐다. 변동금리와 마찬가지로 상단이 7%를 넘었을 뿐 아니라, 하단이 0.630%포인트 급등한 점이 눈에 띈다. 주담대 고정금리가 최하단이 5% 중반대란 얘기다.


이같은 현상은 주담대 혼합형 금리의 지표로 주로 사용되는 은행채 5년물(AAA·무보증) 금리가 미국과 한국의 예상보다 빠른 긴축 전망 등의 영향으로 최근 계속 오른 탓이다.


금융채 금리가 상승하면 이를 기준금리로 활용하는 대출상품 외에 코픽스(COFIX·자금조달비용지수)를 활용하는 각종 변동금리 상품까지 영향을 받게 마련이다. 코픽스는 은행권의 자금조달 비용을 가중평균해 산출하는데, 금융채를 발행해 조달하는 자금도 계산 대상에 포함되기 때문이다.


주담대 외에도 신용대출과 전세자금대출 금리 역시 본격적인 7%대에 진입했다. 신용대출 금리(1등급·1년)는 연5.108∼6.810%에서 5.953∼7.350%로 뛰었다. 하단의 인상 폭은 0.845%포인트에 이른다. 지표인 은행채 1년물 금리가 같은 기간 0.522%포인트 치솟은 탓이다.

 

전세자금대출 7% 중반에 근접


대표적 서민 대출상품인 전세자금대출(주택금융공사보증·2년 만기) 역시 최고 금리가 지난주 7%를 넘어선 데 이어 벌써 7%대 중반(7.350%)에 다가서고 있다.


주담대, 신용대출, 전세대출 금리 상승은 1년전과 비교하면 더욱 실감이 난다. 작년 11월1일 4대 시중은행 기준 주담대 변동금리는 연 3.31~4.814%, 고정금리는 연3.97~5.377%였다. 

 

상단기준 1년만에 2%포인트 이상 치솟은 셈이다. 신용대출 금리(1등급.1년)도 연 3.35~4.68%에서 2년만에 1.5%포인트 이상 상승했다.


시중은행의 가계대출 금리는 2007년 7%대에 진입한 뒤 2009년 8.4%로 정점을 찍었다. 이후 사실상의 제로금리 수준까지 떨어졌다가 지난해부터 반등하기 시작했고, 이달들어 13년 만에 다시 7%대에 재진입한 것이다.

 

문제는 가계대출 금리는 앞으로 더욱 치솟을 가능성이 매우 높다는 사실이다. 한은 금융통화위원회(이하 금통위)가 물가·환율 상승과 미국의 자이언트 스텝(기준금리 0.75%포인트 인상) 등에 대응, 11월중 금통위에서 기준금리를 또다시 0.25~0.5% 정도 인상할 것으로 우려되기 때문이다.

 

금융위기 후 첫 대출금리 8%시대 열리나

 

금융권 일각에서 올해안에 가계대출 금리가 상단 기준으로 8%벽을 깰 것이란 비관적 전망이 나오는 이유다. 

 

일각에선 전반적으로 기준금리가 내년 상반기까지는 지속적으로 강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돼 가계 대출금리가 내년에 10%에 근접할 수도 있다는 목소리도 있다. 이 쯤되면 2008년을 전후한 금융위기 당시를 웃도는 사실상의 금융위기가 닥쳤다고봐도 무방한 상황이다.

 

전문가들은 "우리 기준금리에 영향을 줄 미국 기준금리가 앞으로 최소한 서너차례 더 인상할 가능성이 높아 금통위측도 추가 금리를 인상할 개연성이 높다"면서 "서민들이 이자를 내기도 원금을 상환하기도 어려운 사면초가의 위기로 내몰릴 개연성이 점차 높아지고 있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토요경제 / 양지욱 기자 yjw@sateconom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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