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그룹, GBC 심의 넘고 아프리카선 AfDB
10조5500억원 한전부지 49층 3개동 건축심의 통과
아프리카는 모빌리티·수소·광물·인프라 6개 분야 사업 발굴
조민규 기자
jo1427955@gmail.com | 2026-09-10 10:31:52
현대자동차그룹이 국내외 장기 사업기반을 동시에 재정비하고 있다. 서울 삼성동 글로벌비즈니스콤플렉스(GBC)는 49층 3개동 변경안이 건축심의를 통과하며 12년 전 사들인 핵심 부지의 개발 정상화에 한발 더 다가섰다. 아프리카에서는 아프리카개발은행(AfDB)과 모빌리티를 넘어 에너지·핵심광물·인프라까지 협력 범위를 넓혔다. 하나는 이미 투입한 대규모 자산의 활용도를 높이는 작업이고, 다른 하나는 장기 사업을 발굴하기 위한 진입로 확보라는 점에서 성격은 다르다.
10일 서울시에 따르면 지난 8일 열린 제16차 건축위원회에서 현대자동차부지 특별계획구역 복합시설 신축사업이 심의를 통과했다. GBC는 지하 8층, 지상 49층 규모 타워 3개동, 연면적 약 97만2000㎡로 계획됐다. 업무시설과 숙박·판매시설을 비롯해 전시장과 공연장, 전망 공간 등이 들어선다. 영동대로변에는 약 1만1000㎡ 규모의 도심숲도 조성한다.
GBC는 현대차그룹 입장에서 단순한 사옥 건설사업이 아니다. 현대차와 기아, 현대모비스는 2014년 옛 한국전력 부지를 10조5500억원에 공동 인수했다. 부담 비율은 현대차 55%, 현대모비스 25%, 기아 20%였다. 금액으로는 각각 5조8025억원, 2조6375억원, 2조1100억원이다.
그러나 부지 취득 이후 당초 105층 초고층 계획이 수정되는 등 개발계획 조정이 장기간 이어졌다. 지난해 말 서울시와 추가협상이 마무리됐고 지난 4월 지구단위계획 변경 심의를 거쳐 이번 건축심의까지 통과했다. 현재 목표 준공 시점은 2031년 말이다.
이번 결정 역시 모든 인허가가 끝났다는 의미는 아니다. 서울시는 후속 절차를 계속 진행할 계획이다. 다만 GBC의 관심사가 층수와 설계 변경을 둘러싼 협상에서 실제 사업 진행 속도로 옮겨갈 여건은 마련되고 있다.
같은 8일 현대차그룹은 해외에서도 장기 사업의 기반을 넓혔다.
현대차그룹은 서울 양재 본사에서 AfDB와 아프리카 산업화와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한 협력의향서(LOI)를 체결했다. 협력 분야는 그린수소를 포함한 청정에너지 전환, 지속가능한 모빌리티, 도로·철도·항만 등 교통·물류 인프라, 핵심광물을 활용한 전기차 밸류체인, 제조역량 강화, 인재양성 등 6개다.
자동차 판매만을 겨냥한 협력이 아니라는 점이 특징이다. 현대차그룹의 모빌리티·에너지·인프라 역량에 AfDB의 개발금융과 투자유치 기능을 연결해 구체적인 투자사업을 발굴하고 분야별 실행구조를 만들겠다는 구상이다. 그룹은 향후 정책금융과 민간자본을 연계하는 통합금융패키지 구축을 통해 협력을 확대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체결식에는 장재훈 현대차그룹 부회장뿐 아니라 주우정 현대엔지니어링 사장과 정형진 현대캐피탈 사장 등이 참석했다. 건설과 금융 계열사 경영진이 함께 자리했다는 점에서 논의 범위가 완성차에 한정되지 않는다는 것은 확인된다. 다만 이를 해당 계열사의 구체적인 프로젝트 참여가 확정된 것으로 확대해석할 단계는 아니다.
아프리카 협력 역시 아직 사업화 이전 단계다. LOI에는 개별 투자액이나 대상 국가, 프로젝트 일정이 담긴 확정 계약이 아니다. AfDB와 실제 사업을 발굴하고 투자구조를 구체화해야 매출이나 수주 가능성을 판단할 수 있다.
두 움직임을 같은 투자로 볼 수는 없다. GBC는 현대차·기아·현대모비스가 이미 10조5500억원을 투입해 확보한 국내 자산의 개발을 정상화하는 문제다. AfDB 협력은 아직 자본 투입에 앞서 장기 사업의 후보군과 금융구조를 만드는 단계다.
공통점은 현대차그룹의 사업 범위가 완성차 판매 밖으로 넓어지고 있다는 데 있다. 국내에서는 장기간 묶여 있던 핵심 부지의 활용도를 높이고, 아프리카에서는 모빌리티와 에너지·광물·인프라·금융을 함께 검토할 수 있는 사업 기반을 만들기 시작했다.
앞으로 확인할 지점도 다르다. GBC는 남은 행정절차와 공사 속도가, 아프리카는 LOI가 실제 투자사업과 수주로 연결되는지가 관건이다. 두 사업 모두 지금은 결과보다 실행 여부를 확인해야 할 단계다.
토요경제 / 조민규 기자 jo1427955@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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