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혁신 향해…종근당, 신약개발 체계 고도화 박차

이강민 기자

lgm@sateconomy.co.kr | 2025-10-27 10:09:58

▲ 충정로 종근당 본사 <사진=종근당>

 

[토요경제 = 이강민 기자] 종근당이 신약개발의 속도와 깊이를 동시에 높이기 위한 변화를 시작했다. 개발 중심의 신약개발 체계 구축과 대규모 바이오 연구단지 조성으로국내를 넘어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하는 혁신 제약기업으로의 도약을 준비하고 있다.

NRDO 신약개발 전문회사 ‘아첼라’ 출범

종근당은 지난 20일 신약개발 전문회사 ‘아첼라’를 공식 출범시키며 글로벌 혁신 신약개발 체계 강화에 나섰다. 아첼라는 ‘NRDO(No Research, Development Only)’ 모델에 기반해 연구보다는 개발에 집중하는 신약개발 전문회사다. 신규 파이프라인 발굴과 임상을 진행하고 기술수출 및 상용화 등 개발 중심 업무를 전담한다.

회사명은 ‘시작·근원·원리’를 뜻하는 고대 그리스어 ‘Arche(아르케)’와 ‘생명·조화·확장’을 의미하는 어미 ‘-la(라)’를 결합해 ‘근원에서 피어난 생명’이라는 의미를 담았다. 종근당의 제약 기술 혁신 철학과 ‘예방부터 치료까지 건강한 삶에 기여한다’는 기업 사명을 상징적으로 표현한 이름이다.

아첼라는 초기 단계부터 선택과 집중 전략을 강화해 종근당의 중장기 성장동력 확보에 나선다. 우선 CETP 저해제 ‘CKD-508’, GLP-1 작용제 ‘CKD-514’, HDAC6 저해제 ‘CKD-513’ 등 세 개의 핵심 파이프라인에 역량을 집중한다.

CKD-508은 이상지질혈증 치료제로 영국 임상 1상에서 안전성과 효능을 입증했으며 미국 FDA로부터 임상 1상 승인을 받은 상태다.

CKD-514는 경구형 GLP-1 작용제로 비만과 당뇨 치료에서 새로운 옵션을 제시할 것으로 기대되는 물질이다. CKD-513은 뇌혈관장벽(BBB)을 통과할 수 있는 HDAC6 저해제로 난치성 신경질환 치료 가능성을 가진 물질이다.


아첼라의 초대 대표이사에는 종근당 연구소 출신의 이주희 박사가 선임됐다. 그는 서울대학교에서 박사학위를 취득하고 삼성암연구소와 미국 뉴욕의 메모리얼 슬론 케터링 암센터(MSKCC)에서 박사후 과정을 거친 신약개발 전문가다.

이주희 아첼라 대표는 “아첼라의 창립은 종근당 신약개발의 새로운 전환점이자 중장기 성장동력 확보의 기회가 될 것”이라며 “핵심 파이프라인에 집중해 개발 효율성을 높이고 글로벌 시장 진출을 가속화하겠다”고 밝혔다.

시흥에 2조2000억원 규모 투자, 차세대 바이오 단지 조성

종근당은 아첼라 설립과 함께 대규모 바이오 연구 인프라 구축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지난 6월, 경기도 시흥시와 총 2조2000억원 규모의 투자 양해각서(MOU)를 체결하고, 약 7만9791㎡(2만4000평) 규모의 배곧지구 연구3-1용지에 ‘차세대 바이오의약품 복합연구개발단지’를 조성하기로 했다.

이번 투자 규모는 종근당의 2024년 연매출인 약 1조5593억원의 1.4배에 달하는 금액으로, 단일 제약사로서는 경기도 내 최대 규모의 바이오 투자다. 연구단지에는 바이오의약품 연구시설, 연구지원센터, 실증시설 등이 들어서며, 신약개발 및 유전자치료제 연구 등 차세대 의약품 개발의 핵심 거점으로 기능할 예정이다.

특히 단지 인근에는 올해 8월 착공 예정인 ‘시흥배곧서울대병원(가칭)’이 위치해 있다. 병원과 연구단지가 인접함에 따라 신약 후보물질의 발굴부터 임상시험, 허가 절차까지 유기적인 협력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된다. 종근당은 이러한 산·학·연·병 협력을 통해 임상 속도와 정확성을 높이고, 연구 효율성을 극대화할 방침이다.

해당 프로젝트는 단순한 연구시설 신설을 넘어, 글로벌 수준의 메가 바이오 클러스터 구축으로 이어질 전망이다. 시흥시는 종근당을 중심으로 바이오 벤처, 대학 연구소, 해외 제약사 등 다양한 기관이 참여하는 융복합 연구 생태계를 조성할 계획이다.

종근당 역시 지역사회와의 상생을 위해 지역민의 10% 이상 우선 고용, 대학 취업 연계 프로그램 운영 등 지역 일자리 창출 방안을 포함했다. 이를 통해 연구개발 역량 강화와 함께 지역경제 활성화에도 기여한다는 구상이다.

업계 관계자는 “종근당이 추진 중인 아첼라 설립과 시흥 바이오단지 조성은 신약개발 역량과 글로벌 경쟁력 강화를 위한 전략적 행보”라며 “NRDO 모델을 통한 개발 효율성 제고와 연구 인프라 확충으로, 종근당은 연구개발의 깊이와 속도를 함께 높이고 있다”고 평가했다.

 

토요경제 / 이강민 기자 lgm@sateconom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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