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직연금도 ‘투자 성과’ 경쟁…NH투자증권, DC·IRP 장기수익률 선두

원리금비보장형 5년 수익률 증권업 1위
ETF·자동투자 확대가 성과 견인…가입자별 실제 수익률은 달라질 수 있어

위아람 기자

moon@sateconomy.co.kr | 2026-07-22 10:08:49

▲NH투자증권이 퇴직연금 DC와 IRP 5년 수익률이 증권업 중 1위를 기록했다고 밝혔다[NH투자증권]

 

퇴직연금 시장의 경쟁 기준이 적립금 규모와 원리금보장 상품 금리에서 실제 투자 성과로 옮겨가고 있다. 상장지수펀드(ETF)와 펀드 등 실적배당형 상품을 활용하는 가입자가 늘면서 증권사들의 장기 수익률과 자산관리 역량이 핵심 경쟁력으로 부상하는 모습이다.

22일 NH투자증권이 금융감독원의 2026년 2분기 퇴직연금 비교공시를 분석한 결과, 확정기여형(DC)과 개인형퇴직연금(IRP)의 원리금비보장 상품 5년 수익률은 각각 연 12.57%와 연 11.83%로 집계됐다.

NH투자증권은 적립금 1조원 이상 퇴직연금 사업자 가운데 두 유형 모두 증권업계에서 가장 높은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IRP 원리금비보장 상품의 10년 수익률은 연 10.35%로 전체 퇴직연금 사업자 중 가장 높았다고 밝혔다.

퇴직연금은 통상 수십 년 동안 운용되는 장기 자산이다. 단기간 높은 수익률을 기록하는 것보다 여러 시장 국면에서 꾸준한 성과를 유지하는지가 중요하다. 이 때문에 5년과 10년 수익률은 퇴직연금 사업자의 상품 경쟁력과 가입자 운용 성향을 함께 보여주는 지표로 활용된다.

유형별로 보면 NH투자증권의 DC 원리금비보장 상품 수익률은 최근 1년 56.65%, 5년 연평균 12.57%, 10년 연평균 8.82%였다. IRP는 최근 1년 47.80%, 5년 연평균 11.83%, 10년 연평균 10.35%를 기록했다.

최근 1년 수익률이 40~50%대로 높게 나타난 것은 국내외 주식시장 상승과 위험자산 비중 확대의 영향을 받은 것으로 풀이된다. 원리금비보장형 퇴직연금은 예금과 달리 ETF와 펀드 등 투자상품의 가격 변동이 수익률에 직접 반영된다.

특히 미국 기술주와 반도체, 국내 대형주 등 최근 상승 폭이 컸던 자산을 많이 보유한 계좌일수록 높은 성과를 냈을 가능성이 있다. 반대로 시장이 조정 국면에 들어서면 원리금비보장 상품의 수익률도 빠르게 낮아질 수 있다.

NH투자증권의 성과 배경에는 넓어진 투자상품 선택지가 자리 잡고 있다. 회사는 퇴직연금 계좌에서 약 900개의 ETF와 여러 종류의 채권에 투자할 수 있도록 상품군을 확대했다. 퇴직연금 전용 주가연계증권(ELS)도 제공하고 있다.

퇴직연금 가입자가 직접 상품을 고르고 매매해야 하는 부담을 줄이기 위한 자동투자 서비스도 강화했다. 일정 금액을 정기적으로 ETF에 투자하는 적립식 자동매수와 인공지능 알고리즘을 활용한 로보어드바이저 일임서비스 등을 운영하고 있다.

이 같은 서비스는 시장 상황을 예측해 한 번에 투자하기보다 여러 시점에 자금을 나누고, 다양한 자산에 분산하도록 유도한다는 점에서 장기 운용에 적합하다. 다만 자동투자를 이용하더라도 투자상품의 손실 가능성 자체가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퇴직연금 사업자들의 경쟁은 상품 공급을 넘어 상담과 사후관리 영역으로도 확대되고 있다. NH투자증권은 연금자산관리센터와 VIP연금팀을 통해 가입자의 자산 규모와 투자 성향, 은퇴 시점에 맞춘 상담을 제공하고 있다. 연금 전용 카카오톡 채널을 통해 시장 정보와 운용 자료도 전달한다.

퇴직연금 수익률을 비교할 때는 사업자별 숫자만으로 운용 능력을 단정하기 어렵다는 점도 고려해야 한다. 공시 수익률에는 해당 증권사가 직접 운용한 결과뿐 아니라 가입자가 선택한 상품과 위험자산 비중, 입출금 시점 등이 함께 반영된다.

같은 사업자를 이용하더라도 원리금보장 상품에 주로 투자한 가입자와 주식형 ETF 비중을 높인 가입자의 실제 성과는 크게 달라질 수 있다. 최근 수익률이 높다는 이유만으로 위험자산 비중을 한꺼번에 확대할 경우 시장 하락 때 손실도 커질 수 있다.

결국 퇴직연금 사업자의 경쟁력은 일시적인 수익률 순위보다 장기간 제공한 상품의 다양성과 비용, 투자정보, 리밸런싱 지원 능력을 함께 살펴봐야 한다. 특히 은퇴 시점이 가까운 가입자는 높은 수익률보다 손실 위험과 현금화 계획을 우선적으로 고려할 필요가 있다.

NH투자증권은 고용노동부의 퇴직연금사업자 평가에서 2년 연속 우수사업자로 선정됐다. 회사에 따르면 종합평가 상위 10%와 증권업 우수사업자에 동시에 포함된 증권사는 NH투자증권이 유일하다.

이재경 NH투자증권 채널솔루션부문 부사장은 “퇴직연금은 고객의 노후를 위한 장기 자산인 만큼 안정적인 성과와 체계적인 관리가 중요하다”며 “상품 경쟁력과 디지털 자산관리 서비스를 지속적으로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퇴직연금의 실적배당형 전환이 빨라질수록 증권사 간 수익률 경쟁도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향후 경쟁의 관건은 상승장에서 높은 수익률을 내는 데 그치지 않고 시장 하락기에도 가입자의 위험을 관리하며 장기 성과를 유지할 수 있느냐에 달렸다.

 

토요경제 / 위아람 기자 moon@sateconom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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