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체포 저지 '백골단' 국회 등장 후폭풍…민주 "조폭집단 보는 것 같다" 맹비난
내전 언급 ‘백골단’ 국회 회견 역풍
김용민 "백골단 동원 김민전, 오늘 제명안 발의 검토중"
장연정 기자
toyo@sateconomy.co.kr | 2025-01-10 10:04:05
[토요경제 = 장연정 기자] 윤석열 대통령의 체포를 앞장서서 저지하겠다는 이른바 '백골단'이 등장해 논란이 되고 있다.
윤 대통령을 지지하는 '반공청년단'은 지난 9일 국회에서 출범 기자회견을 열고 예하 조직으로 백골단을 운영한다고 밝혔다.
지난 3일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가 윤 대통령 체포를 시도할 때도 관저 인근에선 하얀 헬멧을 쓴 청년들이 체포에 반대하는 시위를 벌인 바 있다.
백골단이 전날 던진 메시지는 수위가 높다. 그들은 당당하게 '내전'을 언급했다. 백골단은 이날 국회 소통관 기자회견에서 "중화기로 무장한 경찰특공대를 투입해 현직 대통령 체포 시도를 하는 것은 내전으로 확산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며 "무리한 체포 시도를 중단할 것을 엄중히 경고한다"고 주장했다.
백골단은 1980∼1990년대 집회·시위 현장에서 사복 차림으로 시위대 검거를 전담하던 경찰 부대를 일컫는다. 1991년에는 명지대 1학년생 강경대 씨가 시위 도중 백골단이 휘두른 쇠 파이프에 맞아 숨지기도 했다.
역사적으로 보면 자유당은 백골단·땃벌떼·민중자결단 등 정치테러 집단을 동원해 관제데모를 사주했다.
여의도 정치권 일각에선 이런 이유 때문에 이번 기자회견과 백골단의 화려한(?) 등장의 배후에 제2의 내란을 준비하는 윗선이 있다는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백골단 기자회견 주선자 누구?
그렇다면 역사 속으로 사라졌던 백골단은 어떻게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갖게 된 것일까.
10일 정치권에 따르면, 국민의힘 김민전 의원은 전날 이른바 '백골단'으로 불리는 '반공청년단'의 국회 기자회견을 주선했다.
이 단체 회원들은 9일 오후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대한민국 헌정질서를 위협하고 국론 분열을 초래한 졸속 탄핵 절차에 깊은 우려를 표한다"며 야당 의원들로 구성된 국회 탄핵소추단이 탄핵 소추 사유에서 '내란죄'를 삭제한 것을 비판했다.
이들은 "대통령 탄핵은 단순한 법적 판단이 아닌 정치·사회적 안정과 국론 통합을 고려해야 할 중대 사안"이라며 "국민과 함께 대한민국을 지키고 대한민국 헌정질서 수호를 위해 앞으로도 모든 노력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반공청년단은 최근 윤 대통령 체포를 촉구하는 시민들의 집회에 맞서 2030 청년들이 주축이 돼 자발적으로 조직된 단체라는 게 이들의 주장이다.
세간에선 하얀 헬멧을 쓴 채 활동에 나선 이들을 1980년대 시위 진압 경찰 부대를 일컫던 '백골단'으로 부르고 있다.
이들은 기자회견에서 반공청년단을 조직의 공식 이름으로 정하되, 백골단은 '예하 부대'로 두고 대통령 관저 주변에서 감시활동을 하는 일종의 '자경단'으로 활동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김 의원은 기자회견에서 "젊은 청년들이 원하는 건 헌법과 법률이 공정하게 집행되는 것"이라며 "(탄핵 사유에서) 내란죄를 빼겠다는 건 합의제인 국회 의결을 무시하는 거다. 젊은이들의 정당한 분노"라고 주장했다.
충격에 빠진 정치권
여야 정치권은 "충격적"이라는 반응이다.
김민전 의원의 기자회견이 끝난 직후 더불어민주당 전용기 의원은 곧바로 기자회견을 열고 "이승만 정권에나 있던 정치깡패인 '백골단'을 2025년도에 새롭게 볼 줄은 상상도 못 했다"며 "도대체 어디까지 추락할지 개탄의 말씀을 안 드릴 수가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같은당 조승래 수석대변인은 이어진 서면브리핑에서 "김민전 의원이 자칭 '백골단'을 자처하는 조직을 국회에 끌어들여 내란을 선전·선동했다"라며 "국민의힘은 내란 수괴 윤석열을 지키기 위해 법 집행을 막는 폭도의 길을 가려고 하나? 까마득히 잊혔던 정치 깡패의 망령을 되살릴 작정인가"라고 따져 물었다.
조 수석대변인은 "국민의힘은 이러고도 정상적인 정당이라고 말할 수 있나? 내란 수괴 윤석열에 맹목적 충성을 바치는 모습이 조폭 집단을 보는 듯하다"라며 "국민의힘은 제발 이성을 되찾고 민심의 거울 앞에서 스스로를 돌아보기 바란다"고 주문했다.
박창진 부대변인은 앞서 국회 브리핑에서 "우리 헌법은 표현의 자유, 결사의 자유를 보장한다"라며 "그같은 권리를 위해 헌정질서를 파괴하려 한 독재자를 지키겠다니 기가 막히다"고 개탄했다.
박 부대변인은 "백골단은 이승만 정권이 비상계엄을 선포하는 빌미를 만들어준 정치 깡패 집단이었고, 80~90년대 민주화를 요구하는 시민들에게 폭력을 행사하던 사복 경찰이었다"라며 "이런 백골단의 이름을 자랑스럽게 내걸고 옳고 그름도 구분하지 못하는 미치광이, 바보 같은 사람들을 누가 국회 기자회견장에 세웠나"라고 의혹을 제기했다.
그는 특히 "내란 수괴를 앞장서 옹호하더니 끝내 백골단을 자처하는 해괴한 이들을 국회 기자회견장에 세운 김민전 의원은 국회의원 자격 없음을 증명하고 있나"라고 일갈하며 "김민전 의원은 헌정질서와 민주주의를 훼손하려는 내란 부화수행을 당장 멈추기 바란다"고 경고했다.
민주당 박지원 의원은 10일 BBS라디오 '아침저널'에 출연해 김민전 의원을 겨냥, "어쩌다 사람이 그렇게 변할 수 있느냐"라며 "생선맛, 권력의 맛을 보고 도취된 것 같다"고 직격했다.
박 의원은 "(김 의원은 과거) 대학 교수로서 바른말을 참 많이 했었다"고 전제하며 "그런데 이번에 윤석열이 돼서 비례대표를 받았는데 사람이 완전히 변했더라. 김 의원이 백골단을 몰랐을 리가 없다"고 비판했다.
김웅 전 국민의힘 의원은 9일 저녁 CBS 라디오 '박재홍의 한판승부'와 인터뷰에서 "백골단은 민주화 운동 때 젊은 애들 내세워 민주화 운동 탄압하라고 만든 불법 조직인데, 우리 당이 정말 극우도 아니고 전체주의적인 망동에 사로잡혀 그 누구도 이것을 컨트롤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개혁신당 이준석 의원도 전날 SNS를 통해 "백골단이 어떤 의미인지 모르냐"며 "분변을 못 가리는 정치"라고 비꼬았다.
비난 여론이 거세지자 김 의원은 이날 오후 페이스북을 통해 부랴부랴 사과의 입장을 밝혔다.
김 의원은 "다수의 윤 대통령 지지 청년들은 반공청년단이라는 명칭에 동의하지 않는다고 밝혔다"며 "백골단이라는 명칭 역시 좌파에 명분을 주는 표현이라며 사용에 동의하지 않는다는 의견을 전달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정확한 정보와 배경을 파악하지 못한 채 기자회견을 주선한 것에 대해 송구스럽게 생각한다"며 "이번 일이 자발적·평화적 시위를 하고자 하는 청년들을 폭력적 시위단으로 왜곡하는 계기가 돼서는 안 됨을 말씀드리고 싶다"고 덧붙였다.
국민의힘은 선 긋기에 나섰다. 박수민 국민의힘 원내대변인은 기자들과 만나 "의원들 간에 약간의 스펙트럼의 차이가 분명히 있다"라며 "당 공식 차원의 입장은 아니"라고 했다.
하지만 김용민 더불어민주당 원내수석부대표는 10일 오전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인터뷰에서 "제2의 내란"이라며 "백골단을 국회로 부른 김민전 국민의힘 의원을 국회 윤리위원회에 제소하고 제명 추진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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