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시스템, 필리조선소 분리로 영업익 비교기준 바꿔…순익은 97% 급감

지난해 3분기 영업익 비교치 225억→618억 재작성
계속사업 세전이익 1.1% 감소…연결 순이익은 97.5% 줄어
필리조선소 3251억원 계열사 매각 추진…최종 처분손익은 미확정

조민규 기자

jo1427955@gmail.com | 2026-10-28 11:07:02

▲ 한화시스템의 2026년 3분기 연결 순이익 지표 [기사를 바탕으로 AI가 생성한 이미지]

 

한화시스템이 미국 필리조선소 매각을 추진하면서 영업실적의 비교 기준이 달라졌다. 방산과 정보통신기술(ICT) 사업의 수익성은 개선됐지만 조선소 관련 손실이 최종 순이익에 영향을 미쳤다. 계열사 간 지분 이전을 앞두고 손실의 회계처리와 향후 자금 부담을 구분해 살펴볼 필요가 있다.

27일 한화시스템(대표 양기원)의 3분기 잠정실적 공시에 따르면 연결 매출액은 8315억9800만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30.1% 증가했다. 영업이익은 991억5000만원으로 60.5% 늘었다.

반면 연결 당기순이익은 38억3700만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1504억9500만원보다 97.5% 감소했다.

이 같은 실적 차이를 이해하려면 필리조선소의 중단영업 분류에 따른 회계상 변화를 먼저 살펴야 한다.

한화시스템은 지난 9월 필리조선소 지분 처분을 결정하면서 관련 사업을 중단영업으로 분류했다. 이에 따라 해당 사업의 매출과 영업손익을 계속사업에서 분리하고, 과거 비교 실적도 같은 기준으로 재작성했다.

실제로 지난해 3분기 영업이익은 최초 발표 당시 225억원이었지만 이번 공시에서는 617억9000만원으로 변경됐다.

당시 필리조선소 사업에서 발생한 손실 등을 계속사업과 분리한 데 따른 것이다. 과거에 발생한 손실 자체가 사라진 것은 아니다.

올해 2분기 실적도 같은 방식으로 재작성됐다. 당시 발표한 매출액 1조1176억원은 8872억원으로, 영업이익 1037억원은 1226억원으로 각각 조정됐다.

따라서 올해 3분기 영업이익 증가율 60.5%는 필리조선소를 중단영업으로 분류한 뒤 재작성된 지난해 실적과 비교한 수치다.

계속사업의 수익성 개선은 사업별 실적에서도 확인된다.

3분기 방산 부문 매출은 6174억원, 영업이익은 760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각각 28%, 53% 증가했다. ICT 부문도 매출 2126억원, 영업이익 240억원으로 각각 37%, 100% 늘었다.

다만 직전 분기와 비교하면 성장세는 둔화했다. 재작성 기준 2분기 연결 영업이익은 1226억원이었지만 3분기에는 991억원으로 19.1% 감소했다. 영업이익률도 13.8%에서 11.9%로 낮아졌다.

영업이익 개선과 최종 순이익 감소가 동시에 나타난 배경은 계속사업 세전이익과 순이익의 차이에서 확인된다.

한화시스템의 3분기 법인세비용차감전계속사업이익은 1337억400만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1352억4200만원보다 1.1% 감소하는 데 그쳤다.

그러나 최종 연결 순이익은 1466억5800만원 줄었다.

올해 계속사업 세전이익과 최종 순이익의 차이는 1298억6700만원이다. 이 차이에는 계속사업의 법인세 효과와 중단영업손익 등이 반영된다.

필리조선소 관련 손실이 최종 실적을 끌어내린 요인인 것은 확인되지만, 잠정실적 공시만으로 전체 감소액 가운데 해당 사업의 손실이 차지하는 정확한 비중을 산출할 수는 없다.

특히 지난해 3분기에는 미국 사업 관련 세액공제 효과가 순이익 증가에 영향을 미쳤다. 지난해의 높은 순이익이 올해 감소율을 키운 비교 기준 효과도 고려해야 한다.

지배주주와 비지배주주에게 귀속되는 손익 역시 구분할 필요가 있다.

올해 3분기 연결 순이익은 38억3700만원이지만 지배기업 소유주지분 순이익은 386억200만원이다.

두 금액의 차이인 347억6500만원은 비지배지분에 귀속되는 손실이다.

올해 1~9월 누적으로 보면 연결 당기순손실은 391억7200만원이다. 반면 지배기업 소유주지분 순이익은 507억500만원으로 흑자를 유지했다.

같은 기간 비지배지분에 귀속되는 손실은 898억7700만원으로 계산된다.

다만 이 손실 전체가 필리조선소에서 발생했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 사업별 손익과 연결조정 내역을 확인해야 정확한 원인을 파악할 수 있다.

필리조선소의 재무상태는 지난해에도 부진했다.

지난 9월 18일 한화시스템 공시에 따르면 필리조선소의 2025년 매출은 5706억원이었지만 당기순손실은 1269억원을 기록했다. 자본총계도 마이너스 1800억원으로 자본잠식 상태였다.

한화시스템은 100% 종속회사인 HS USA홀딩스가 보유한 필리조선소 지분 60% 전량을 한화디펜스USA쉽빌딩에 처분하기로 했다.

매각 대상은 필리조선소 주식 1368주이며 거래가격은 2억3760만달러다. 공시 당시 환율을 적용한 원화 환산액은 3251억808만원이다.

매각 예정일은 오는 31일이다.

이번 거래에서 주목할 부분은 매각 상대방이 한화그룹 계열사라는 점이다.

거래가 완료되면 필리조선소는 한화시스템의 연결 대상에서 제외될 예정이다. 그러나 한화그룹 전체로 보면 조선소 지분이 그룹 외부로 매각되는 것이 아니라 계열사 사이에서 이전된다.

한화시스템 측의 직접적인 조선소 투자 부담은 줄어들 수 있지만, 그룹 차원의 조선소 운영과 추가 투자 부담이 없어지는 것은 아니다.

또한 공시된 3251억원은 매각 예정대금이다. 실제 자금을 받는 주체는 지분을 보유한 미국 종속회사 HS USA홀딩스이며, 한화시스템 본사에 같은 금액이 직접 유입되는 것으로 해석해서는 안 된다.

최종 처분손익 역시 별개의 문제다. 매각대금과 연결재무제표상 처분 대상 순자산의 장부금액, 관련 회계조정 등을 확인해야 실제 이익이나 손실을 산출할 수 있다.

한화시스템은 이와 별도로 한화오션 지분 유동화도 진행했다.

올해 4월 한화오션 지분 일부를 주가수익스왑(PRS) 방식으로 양도해 1조7000억원을 조달했고, 이달에는 남은 지분 7.24%를 약 1조3834억원에 양도했다.

두 거래의 양도금액은 합계 약 3조834억원이다.

그러나 양도와 동시에 PRS 계약을 체결했기 때문에 주가 변동에 따른 정산위험은 남아 있다. 계약에 따라 향후 추가 현금 지급이나 정산수익이 발생할 수 있다.

다만 이달 한화오션 지분 양도는 3분기 결산일 이후 이뤄진 거래다. 이번 3분기 순이익 감소 원인과 직접 연결해서는 안 된다.

결국 한화시스템의 이번 실적은 계속사업의 수익성 개선과 중단영업손익의 영향을 구분해서 평가해야 한다.

필리조선소 지분 매각이 완료되면 조선소의 손익이 한화시스템 연결재무제표에 미치는 영향은 줄어들 전망이다. 하지만 기존에 인식한 손실이 매각과 동시에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향후 실적의 관건은 방산·ICT 사업의 수익성을 유지하면서 필리조선소 처분손익과 한화오션 PRS 정산위험을 어떻게 관리하느냐에 달려 있다.

 

토요경제 / 조민규 기자 jo1427955@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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