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美 기술주 급락 여파에 4,000선 붕괴…반도체·이차전지 동반 추락

엔비디아·테슬라 급락 직격탄…외국인 ‘팔자’ 지속, 환율 1,440원대 급등

최성호 기자

choi@sateconomy.co.kr | 2025-11-05 09:55:11

▲5일 서울 을지로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 현황판에 코스피가 표시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토요경제 = 최성호 기자] 국내 증시가 미국발 기술주 폭락의 여파로 장 초반 급락세를 면치 못했다. 코스피 지수는 불과 7거래일 만에 4,000선을 내주며 3,900대로 밀려났다. 외국인의 대규모 순매도와 원·달러 환율 급등이 겹치며 시장 불안 심리가 확산되는 모습이다.


5일 오전 9시 23분 기준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154.20포인트(3.74%) 하락한 3,967.54를 기록했다. 장 초반부터 낙폭을 키우며, 지난달 27일 장중 사상 처음 돌파했던 4,000선을 불과 일주일 만에 반납했다.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날보다 5.6원 오른 1,443.5원을 기록, 장중 한때 1,446.3원까지 오르며 7개월 만의 최고치를 나타냈다.

외국인은 유가증권시장에서 4,543억원어치 순매도하며 전날(2조2,280억원) 대량 매도에 이어 ‘팔자’ 기조를 이어갔다. 개인과 기관은 각각 1,682억원, 3,261억원 순매수했다. 코스피200선물시장에서도 외국인은 49억원을 추가 매도 중이다.

간밤 뉴욕증시에서 나스닥지수가 2.04% 급락하는 등 기술주 전반이 큰 폭으로 조정을 받았다. 엔비디아 주가가 미 정부의 대중(對中) 수출 제한 강화 소식으로 4% 하락했고, 테슬라도 5% 급락했다. 

 

노르웨이 국부펀드가 일론 머스크 CEO의 1조달러 규모 보상안을 반대한 것이 악재로 작용했다.
 

골드만삭스의 데이비드 솔로몬 CEO가 “앞으로 12~24개월 내 주가가 10~20% 하락할 수 있다”고 언급한 점도 투자심리를 위축시켰다.

이 여파로 국내 반도체·전기차 대표주들이 일제히 약세를 보였다.
 

삼성전자는 4.77% 급락하며 10만원선 아래로 내려앉았고, SK하이닉스도 5.63% 하락해 55만원대로 밀렸다.
 

LG에너지솔루션(-2.43%), 삼성SDI(-7.41%), POSCO홀딩스(-3.84%) 등 2차전지주 역시 일제히 하락세를 보였다.
 

현대차(-3.80%), 기아(-2.19%), 두산에너빌리티(-7.49%), 한화에어로스페이스(-3.96%) 등 주요 대형주도 약세 흐름을 보였다.

같은 시각 코스닥지수는 전장 대비 34.76포인트(3.75%) 하락한 891.81을 기록했다. 지수는 장 초반 919.28에서 시작해 낙폭을 키우며 900선이 무너졌다.
 

외국인과 기관은 각각 1,773억원, 60억원 순매도했고, 개인은 1,859억원 순매수했다.
 

에코프로비엠(-3.83%), 에코프로(-4.49%), 알테오젠(-2.73%), 펩트론(-4.60%) 등이 약세를 보인 반면, HLB(2.43%), 디앤디파마텍(4.65%) 등 일부 바이오주는 상승세를 나타냈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미국 AI 관련주의 변동성과 매크로 불확실성이 겹치며, 그간 급등했던 반도체 중심의 외국인 차익실현 매물이 이어지고 있다”며 “단기적으로 변동성 확대 구간이 불가피하다”고 진단했다.

증시 전문가들은 환율 안정과 외국인 수급 회복이 단기 반등의 관건이라고 보고 있다. 이들은 “코스피 4,000선 돌파 후 단기 과열된 흐름이 정상화되는 과정으로 볼 수 있다”며 “AI·HPC 관련주의 펀더멘털이 여전히 견조한 만큼 중기적 관점에서는 매수 기회가 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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